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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등생 아들시신 훼손사건 파장]30대 아버지“난 사형받아도 마땅”…살인혐의는 부인
변호인 “면담과정서 뉘우쳐”
부부 사이코패스 성향 없어



초등학생 아들을 숨지게 하고 시신마저 심하게 훼손한 아버지가 변호인에게 반성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숨진 A군(2012년 당시 7세)의 아버지 최모(34) 씨의 국선 변호인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 17일 오후 폭행치사, 사체손괴·유기 등의 혐의로 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앞서 변호인을 면담하고 뉘우치는 의미가 담긴 말들을 했다. 이 변호인은 “최씨가 면담 과정에서 ‘나는 사형을 받더라도 충분하다. 어쩔 수 없다’고 얘기했다”며 “수사 과정에서는 ‘그렇지 않았다’고 하는데 면담할 때 언행에는 뉘우치는 뉘앙스가 있었다”고 말했다.

최씨는 경찰 조사에서와 마찬가지로 변호인에게도 자신의 살인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변호인은 “최씨는 아들이 숨진 것에 대해 ‘당시 넘어져서 뇌진탕을 입었다’고 얘기했다”며 “현재까지 최씨에게 적용된 폭행치사나 사체 훼손 등 주요 범죄사실은 (아내와 공동으로 저지른 것이 아닌)최씨 단독 범행으로 돼 있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법원 영장실질심사에서 아내에 대한 선처를 요청하기도 했다.

앞서 최씨는 경찰 진술을 통해 “2012년 10월 씻기 싫어하는 아들을 욕실로 끌어당기다가 아들이 넘어져 다쳤다”며 “아들이 한 달 뒤 숨지자 부엌에 있던 흉기로 시신을 훼손하고 집 냉동실에 보관했다”고 주장했다.

A군의 어머니 한모(34) 씨는 “남편이 아들을 지속적으로 체벌했고 당시 직장에서 남편의 연락을 받고 집에 가보니 아들이 이미 숨져 있었다”며 “남편의 권유로 친정에 간 사이 남편이 아들의 시신을 훼손, 냉동실에 보관한 것을 나중에 알게 됐다”고 진술했다. 최씨는 아들의 시신 일부를 쓰레기봉투에 담아 버리거나 화장실 변기에 버리기까지 했다.

경찰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관)들을 투입한 면담 조사에서 A군의 부모는 낮은 죄책감 등 공감 능력 결여, 교활함과 범죄행위에 대한 합리화 등 반사회적인 ‘사이코패스’ 성향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 부부가 사이코패스적 성향 보다는 극단적인 이기적 성향, 미숙한 자녀 양육 형태, 경제적 상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것이 아닌가 보고 있다.

부천=배두헌 기자/bad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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