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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이프 칼럼]생각의 비계 덩어리 -김다은 소설가/추계예술대 교수
올해는 기필코 살을 빼겠다!

연초에 많은 사람들이 이 계획을 세웠을 것이다. 비만 때문에 건강의 위협을 받거나 미용 목적 등 다양한 이유로 말이다. 새해 첫날부터 며칠간은 열심히 운동하고 먹을 것도 줄여보았을 것이다. 심지어 약품이나 의술을 동원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결과는?

작심의 유효기간이 짧아서 벌써 좌절하고 있는 이들을 위해, 작가로써의 비법(?)을 소개해볼까 한다. 물론 전문적인 지식과는 무관하니 양해하길 바란다. 살을 빼기 위해서는 먼저 생각의 비만을 없애는 것이다. 지나치게 많이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육체의 비만이 쓸모없는 잉여의 칼로리 때문이지만, 생각도 차고 넘쳐서 과잉일 때가 많다. 가장 나쁜 것이 걱정과 염려의 비계 덩어리들이다! 후회하고, 걱정하고, 현재의 불안 속에서 미래를 끊임없이 염려하는 것이다.

머릿속이 걱정으로 가득 찼을 때, 운동하러 가기가 싶지 않다. 불안감이 정신을 잠식하여 몸을 무기력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활력을 잃게 만들기 때문이다. 의지를 앞세워 운동을 하러 나가도, 근심이 틀고 앉은 몸 안으로 신선한 공기가 제대로 들어갈 리가 없다. 운동이 즐겁지 않으니 지속하기도 쉽지 않다. 점점 몸을 움직이지 않게 되고 줄곧 TV 앞에 앉아 있거나 무기력하게 잠을 자니, 허전함을 채우려고 몸은 음식을 더 요구하는 모양이다. 밤에는 불면에 시달리니 몸의 균형이 깨어질 수밖에 없다.

방법을 바꾸어, 생각의 비계부터 제거한다면? 우선 ‘생각의 탁자’를 준비하자. 정해진 탁자에서 계획이나 생각을 적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다. 막연하게 부유하던 생각을 적으면, 계획의 명확한 방향과 목적을 설정할 수 있게 된다. 이 과정을 통해, 묘하게도 머릿속은 깨끗해지고 가벼워진다. 이제 몸이 그것을 실행하려 하기 때문이다. 새해 계획처럼 희망적인 내용뿐만 아니라, 초조하고 걱정스런 생각일수록 적어보면 불안감의 실체를 명확하게 포착할 수 있다. 이로써 머릿속의 쓰레기가 치워진 뇌는 빠르게 해결책을 찾는다. 찾아올 나쁜 결과도 미리 수긍하여 대비하니, 정신적으로 평온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로써 몸의 생기가 돌아오면서 삶속에서 움직임이 점점 많아진다. 억지로 무리하지 않아도, 자연스런 삶의 동선이 몸을 활발하게 움직이게 해주는 것이다. 걸음, 걸음마다 몸이 저절로 변화되는 것이다.

흔히 말하는 ‘메모’는 아이디어를 수집하기 위한 것이다. 모으는 데만 집중하면 뇌의 과부하상태와 주렁주렁 비계가 될 수도 있다. 뇌가 중요한 기획이나 꿈을 제대로 키워나가게 하기 위해서는, 필요치 않은 비계 덩어리를 주기적으로 제거하는 것이 다이어트의 지름길이다. 그래야 몸이 생각과 따로 죽치지 않는다. 즐거운 정신의 기획에 따라 육체가 부지런히 움직이게 만들어야하는 것이다. 몸이 생각과 함께 움직여 경쾌한 삶을 사는 것이다. 이 다이어트 비법은 요요를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고, 운이 좋으면 삶의 질도 높일 수 있다.

올해는 기필코…! 속는 셈 치고 생각의 탁자를 준비해보자. 아름다운 창가나 조용한 자신만의 공간에서 계획을 적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을 적는 아름다운 몸짓, 그 자체가 변화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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