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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제2의 중동붐으로 우리 기업 저력 확인해야
이란 시장이 열렸다. 신시장을 잡아야 한다는 지적이 요란하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서방 6개국과 이란이 최종 핵 협상을 타결한 이후 시장은 열린 것과 마찬가지였다. 그때 이후 선진 각국의 이란 구애작전은 줄을 이었다. 일본,이탈리아, 독일 경제사절단이 줄줄이 테헤란을 방문했고 영국은 지난해 주이란 대사관을 4년 만에 다시 열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테헤란에 공식 매장을 열었다. 지난해 8월 테헤란서 열린 산업전시회엔 500여개의 이란 기업뿐 아니라 300개가 넘는 외국 기업이 부스를 설치해 참가했다. 우리나라는 15개 기업이 국가관을 구성해 전시회에 참가했다.

이미 경쟁은 시작됐고 누가 얼마나 준비를 잘 해왔느냐가 관건이다. 다행스런 일이 많다.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국제적인 제재에 동참했지만 이란과 나쁘지 않은 관계를 유지해왔다. 그런 나라는 중국 인도를 비롯해 몇 개국 되지 않는다. 미국의 이란 제재하에서도 한국이 원화계좌를 통해 원유수입을 지속시켰고 그 보다 앞서 이란-이라크 전쟁 중 생명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현지에 남아 공사를 끝까지 수행한 우리 기업과 근로자들이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한류의 영향도 컸다. 2006년 첫 방영된 ‘대장금’은 90% 넘는 시청률을 올렸고 “라마단 때 밥은 굶어도 대장금은 봐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그래서 이란 내에서 한국의 존재감은 여전히 놀랄 만한 수준이다. 삼성ㆍLG의 가전 시장 점유율은 70%를 넘고 가장 대중적인 차는 기아 프라이드다. 이를 현지에서 개량한 사바ㆍ나심이란 차도 있다. 얼마전 코트라의 이란 바이어 521개사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44%가 한국기업과의 거래를 최대 20%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답했다.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가 강화된 이후 한ㆍ이란 간 무역규모는 2011년 174억달러에서 2014년 87억달러, 지난해 60억 달러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경제제재 이전 수준으로만 교역 규모를 회복해도 우리 수출에 그런 단비가 없다.

하지만 거기에 그쳐서는 안된다. 지금부터가 더욱 중요하다. 금융지원을 확대하고 정부 간 협의를 통해 우리 기업의 참여 기회를 늘려야 한다. 에너지플랜트, 건설분야 뿐 아니라 각 분야의 협력과 인적교류의 단계로 확대해야 한다. 합작투자와 생산, 기술이전까지 발전시켜야 한다. 한ㆍ이란 협력관계를 새롭게 구축하기 위한 다각도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란에서 제2의 중동붐으로 한국 기업의 저력을 재확인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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