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계속 수사…사건 전말 밝힐 것”
성인이라도 경직 전이라면 작은 가방에 들어갈 수 있어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서울 마포구 ‘매봉산 터널’ 부근에서 가방에 든 채 시신으로 발견된 20대 여성을 살해한 혐의를 받던 유력 용의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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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방송 캡쳐] |
18일 경찰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10분께 경기 평택의 한 원룸에서 이번 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꼽히던 정모(31)씨가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정씨가 머물던 원룸에서는 B5 크기 노트에 적힌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에는 ‘주변 사람들과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으며, 시신으로 발견된 김모(23ㆍ여)씨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정씨 집을 압수수색하기 위해 찾았다가 문이 잠겨있자 소방당국의 협조를 받아 문을 열었고, 그의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은 타살 정황이 없다며 정씨의 시신은 부검하지 않기로 했다.
김씨는 전날 오후 5시10분께 서울 마포구 성산동 월드컵터널 위쪽 유턴 차로변에 놓인 가로 1m, 세로 0.5m 크기의 검은색 여행용 가방 안에서 알몸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됐다. 성인이 들어갈 수 없는 크기다. 경찰 관계자는 그러나 “가로 1m, 세로 0.5m 규격의 가방에 충분히 사람이 들어갈 수 있다”며 “여성의 몸이 별로 크지 않은 데다, 사후 경직으로 뻣뻣해지기 전이라면 그렇게 할 수 있다. 과거에도 이런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김씨를 누군가 살해한 뒤 시신이 굳어지기 전 빠른 시간 안에 가방에 넣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범행을 계획했다는 의미다. 김씨는 가방 안에서 웅크린 채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앞서 경찰은 평소 김씨를 알고 지내던 사람의 소행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김씨와 주변인의 휴대전화 통화내역 등을 토대로 용의자를 추적했다. 경찰은 국과수 부검 결과 김씨가 누군가에게 목이 졸려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는 1차 소견에 따라 수사를 진행 중이었다.
경찰 조사 결과 정씨는 김씨의 동거남이었다 현재 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씨의 휴대전화 통화내역을 살펴보던 중 마포구에 인접한 은평구 쪽 지인과의 통화가 많았고, 과거 그가 은평구에 살았단 점에서 이 지역을 잘 아는 인물로 보고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한 바 있다. 김씨의 얼굴과 목 부위에 감긴 수건에 은평구에 소재한 사무실 주소가 찍혀있었단 점도 경찰이 정씨를 유력 용의자로 꼽은 이유였다.
충북 청주 출신인 김씨는 지난달 26일부터 연락이 끊어져 어머니가 지난 1일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다. 김씨는 경기도 안성에서 홀로 원룸에서 살며 직장을 다니다 최근 정씨와 5개월간 동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마포경찰서 관계자는 “유력 용의자가 사망했지만 이번 사건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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