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위안화 약세 폭탄, 연쇄적인 근린 궁핍화 불러
[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 멈추지않는 중국 위안화 약세가 아시아를 중심으로 ‘근린궁핍화’를 일으키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중국 당국이 급격한 자본유출에도 불구하고 완만한 위안화 절하를 유지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1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위안화 약세 현상으로 중국에서 자본도피가 일어나고는 있지만, 시장이 예측한 정도로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금융 관계자들은 2015년 12월 중국의 무역통계에 이상징후를 발견했다. 12월 홍콩에서의 수입이 전년 동월 대비 64.5%나 급증한 것이다. 그 뒷면에는 무역거래라는 이름을 빌린 중국에서의 자금도피가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게티이미지]

중국본토 기업이 홍콩 모회사에서 잡화를 단가 2달러에서 100만개 구입하면 수입대금은 200만달러다. 그런데 당일에 중국 기업이 동일한 잡화를 홍콩에 단가 1달러에 100만개 수출하면 수출대금은 100만 달러다. ‘200만달러-100만달러=100만달러’ 이같은 장부만의 수출입거래를 통해 중국 기업은 100만달러의 자금을 홍콩에 도피시키는 구조다. 작년 12월 이러한 거래가 대거 이뤄졌다는 것이다.

물론 중국 당국은 교묘한 수법을 사용해 자본유출을 막으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가나 자산가들은 이를 피해가고 있다.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흘러내리는 것처럼 위안화 절하에는 제동이 걸리지 않고 있다.

시장은 중국 당국의 진심을 의심하고 있다. 중국의 본심은 위안화 약세를 통한 수출 증가를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

시장의 예측은 원래 ‘1달러=6.8위안’이다. 리먼사태 후 약 2년동안 중국 당국은 이 수준에 고정했다. 지금도 6.8위안 정도에 위안화 약세를 유도하면 중국의 수출 기업은 한숨 돌릴 수 있다. 수출시장에서 경합하는 인근 아시아 국가를 희생시키는 전형적인 ‘근린 궁핍화’다.

중국 인민은행의 자산 내용을 고려하면 ‘1달러=7.3위안’도 상정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추세적인 위안화 강세로 인민은행은 막대한 외환자산 외환평가손(국외자산-외환준비액의 위안화 환산액)을 안고 있다. 평가손 규모는 대략 5조위안이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현재는 3조3000억달러까지 감소했다. 외환평가손이 신경이 쓰일 때이다. 문제를 표면화시키지 않기 위해 위안화 약세를 방치하며, 외환평가손을 줄여가면 나쁠 것은 없다. 평가손이 사라질 수준이 리먼사태 전인 2007년 ‘1달러=7.3 위안’이다. 인민은행이 이 정도를 생각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위안화 약세가 더 심해지면 일본 기업의 피해는 더욱 커진다. 게다가 한국 당국이 원화 약세를 방치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점도 신경이 쓰인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적했다.

한일 통화 스와프가 거론되는 상황도 신경썼다. 한국이 금융위기 방지를 위한 것이라는 점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2008년 리먼사태 이후 한국이 일본과의 통화 스와프를 통해 금융 위기를 막은 뒤 몇 년 동안 원 약세 유도를 계속했다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두 이웃나라가 움직이는 것에 비해, 일본은 무슨 통화외교를 전개하고 있나”라며 “올해 G20 의장국이 중국이라면, G7 의장국은 일본이다. 시장은 추세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ssj@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