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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르신, 낙상 절대 안돼요”…사망위험 15배로 ‘치명적’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추운 날이면 건강한 사람들도 나들이하기가 쉽지 않다. 몸이 경직되거나 두꺼운 옷 등으로 거동이 원활하지 않은 때문이다. 근력이 약하거나 떨어지는 어르신들의 경우 더 불편할 수밖에 없다.

특히 어르신들이 조심해야 할 것은 넘어지는 사고인 낙상. 균형 감각이 떨어지고 뼈가 약해 낙상사고 그 자체로 사망위험이 15배까지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6일 염지혜 중원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노인복지연구 최근호에 발표한 논문(한국노인의 낙상경험이 사망에 미친 영향)을 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의 낙상 경험은 본인의 건강상태와 관련 없이 사망위험을 15배나 높이는 요인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2006년부터 2012년 사이 4차례에 걸쳐 시행된 고령화연구패널조사(KLoSA)에 참여한 65세 이상 3천917명을 대상으로 낙상 사고 경험이 사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조사기간 사망한 노인은 611명(14.7%)이었다.

이 결과 전체 조사대상 노인 중 5.8%가 1차례 이상의 낙상을 경험했으며, 건강상태와 관련된 여러 요인을 배제했을 때 낙상을 경험한 노인이 사망할 위험도는 낙상을 겪지 않은 노인의 15.1배에 달했다.

염지혜 교수는 “노인의 낙상경험은 횟수가 거듭할수록 사망 위험도를 15배 이상으로 높이는 것으로 분석됐다”면서 “노인들이 낙상하지 않게끔 하는 생활환경을 조성하고, 교육을 통해 낙상의 위험성을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염 교수는 또 “일회성 낙상이라 하더라도 치료 및 재활을 소홀히 하지 않도록 함으로써 반복되는 낙상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낙상이 사망위험도를 높이는 것은 노인 대부분이 균형 감각과 민첩성이 떨어지고 체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보통 기온이 내려가면 척추와 근육이 경직되면서 몸이 뻣뻣해지는데, 빙판길에서 몸을 움츠린 채 종종걸음으로 걷다 보면 누구라도 순식간에 넘어지는 사고를 당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취약한 게 노인들이다.

빙판길에서 넘어졌을 때 다치기 쉬운 부위는 손목이다. 넘어지면서 반사적으로 땅에 손을 짚으면서 손목 인대나 뼈를 다치는 식이다. 손목골절 다음으로는 척추압박골절, 고관절(엉덩이뼈) 부위 골절 순으로 발생이 잦다.

백경일 강북힘찬병원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골절이라고 하면 뼈가 부러지거나 금이 가는 상태를 떠올리지만, 골다공증으로 약해진 척추뼈가 주저앉고 짜부라지는 것도 골절”이라며 “척추압박골절이 발생하면 짜부라진 척추뼈로 인해 등이 굽게 되고 골절된 척추뼈는 더 쉽게, 반복적으로 부러지기 때문에 척추가 변형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노인의 경우 뒤로 넘어지며 엉덩방아를 찧었을 때 고관절 골절을 당할 위험이 큰데, 고관절 골절은 골절 자체로서의 문제보다 동반되는 합병증이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

고관절 골절을 입게 되면 우선 엄청난 통증과 함께 전혀 움직일 수 없고, 허벅지 안쪽으로 출혈이 있기 때문에 사타구니와 넓적다리가 붓는다.

골절로 움직이지 못하고 누워만 지내다 욕창이 생길 수 있고, 폐렴 등의 감염질환과 운동부족으로 인한 장폐색이나 혈전에 의한 색전증 등 합병증과 기존 지병 악화로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때문에 환자의 건강 상태가 수술과 마취를 이겨낼 수만 있다면 반드시 수술적 치료를 통해 이른 시일 내에 움직임이 가능한 상태로 만들어 줘야 한다. 치료는 외상 후 골절 여부가 확인되면 나사못으로 골절 부위를 고정하거나 인공고관절 수술을하는 게 바람직하다.

낙상을 조심해야 하는 노인은 등산용 스틱이나 지팡이를 챙겨 길을 나서는 게 좋다. 차에서 내릴 때나 계단을 내려갈 때는 길이 얼어 있지 않은지 살피고 중심을 잡고 천천히 걸어야 한다. 내리막길은 무릎을 살짝 구부린 채로 비스듬히 내려오는 게 안전하다.

빙판길에서 넘어졌을 때 대처도 중요하다.

부끄럽다는 생각에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벌떡 일어나 몸을 움직이면 더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넘어졌을 때는 당황하지 말고 천천히 몸을 일으킨 다음 잠시 쉬면서 다친 곳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통증이 있든 없든 넘어졌다면 병원에 꼭 가서 진찰을 받아야 한다. 보호자들이 더 세심하게 상황을 살피고 후속조치에 적극 나서는 게 현명하다. oskymoon@heraldcorp.com

[사진자료 출처=삼성화재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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