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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청년 희망’에 수천억 투자한 佛 ‘음란사업’ 통신갑부
-유럽 IT 청년인재 몰리는 프랑스 ‘에콜42’, 100% 무상교육
-에콜42 만든 갑부 ‘니엘’, 세계 최대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건설중
-통신갑부로 거듭난 니엘의 첫 창업은 ‘음란 채팅 서비스’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민상식 기자] 학력 상관 없이 테스트만 통과하면, 컴퓨터 코딩(프로그래밍)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학교가 있다. 창업 지원도 받을 수 있는데, 학비는 ‘100% 무상’이다.
‘예술 도시’ 프랑스 파리의 정보기술(IT) 전문 민간 교육기관 ‘에콜42’(Ecole 42) 얘기다.

에콜42는 ‘프랑스 통신재벌’ 자비에 니엘(Xavier Nielㆍ48)이 2013년 세운 학교다.
이 교육기관의 목표는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페이스북 창립자나 래리 페이지(Larry Page) 구글 공동 창업자 같은 실력이 뛰어난 엔지니어를 배출해 제2의 구글ㆍ페이스북을 키우는 것이다. 

자비에 니엘(48) 프리 창업자

이 학교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졸업장은 필요없다.
오직 코딩에 대한 관심과 실력으로만 선발한다. 매해 18∼30세 사이 응시자 수만명 중 4주간 코딩테스트 등 여러 시험을 거쳐 최종적으로 1000명이 뽑힌다.

선발된 학생은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출신의 수학 천재에서부터 요리사, 화가 등 다양하다. 합격자 중에는 고등학교도 나오지 못한 극빈층도 많다.
교육은 2~3년간 150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학생들은 프로그래밍 과제를 부여받고, 소그룹에서 협업하면서 문제를 해결한다. 이 과정에서 교수의 지도는 없다.  

에콜42 졸업생들이 만든 스타트업 ‘블라블라카’

교육과정을 마친 졸업생들은 창업에 뛰어들거나 구글 등 글로벌 IT기업으로 직행한다.
실제 이 학교에서 탄생한 사진공유 서비스 스타트업 ‘포토리아’(Fotolia)는 2014년 미국 어도비시스템에 8억8000만 달러(한화 약 1조원)에 팔렸다. 세계 최대 온라인 카풀(Car pool) 업체인 ‘블라블라카’(BlaBlaCar)도 이 학교 출신들이 만든 스타트업이다. 총 3억12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한 블라블라카의 기업가치는 15억 달러에 이른다.

이 같은 혁신적인 교육방식과 창업성공 사례가 알려지면서, 에콜42에는 프랑스뿐만 아니라 다른 유럽 국가에서 IT 창업을 꿈꾸는 젊은이들이 몰려들고 있다.
에콜42를 세운 억만장자 니엘 회장은 이외에도 ‘청년 희망’을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에 돈을 쏟아붓고 있다.

니엘 회장이 건설 중인 세계 최대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니엘 회장은 현재 파리에 세계 최대 규모의 ‘초기 벤처기업(스타트업) 인큐베이터’ 시설을 건설 중이다.
그가 진행 중인 ‘청년희망’ 프로젝트는 파리 남동부 지역에 짓고 있는 3만5000㎡(약 1만500평) 규모의 창업보육기관 ‘1000스타트업’이다. 이 시설의 건설이 완료되면 프랑스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선발된 스타트업 1000곳이 입주하게 된다.

건설비용 2억 유로(약 2600억원)는 모두 니엘 회장이 지원한다.
니엘 회장은 “운이 좋았던 덕분에 이 나라에서 억만장자가 될 수 있었다”며 “창의성과 창업 의지를 가진 청년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며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창립 이유를 밝혔다.

사실 니엘 회장의 첫 창업은 ‘음란 채팅 사이트’였다. 음란사업으로 종잣돈을 모은 뒤 인터넷ㆍ이동통신 사업에 뛰어들어 억만장자에 등극했다. 그러나 사업이 승승장구하던 시절 부업으로 했던 성인용품 사업이 들통나 ‘포르노의 대부’라는 불명예스러운 별칭도 갖고 있다.

니엘은 인터넷이 없던 시절인 1986년 당시 19세의 나이에 통신망을 이용한 음란물 유통에 뛰어들었다. 이후 전화모뎀을 이용한 통신망 서비스 ‘미니텔’(Le Minitel)을 통해 남녀 채팅ㆍ데이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으로 확장했다. 그는 ‘훔쳐보기’, ‘음란채팅’ 등의 자극적인 서비스로 고객을 끌어모아 일 년만에 수천달러의 수익을 냈다.

채팅 사이트를 매각한 후에는 1995년 프랑스 최초 인터넷서비스 제공업체(ISP) ‘월드넷’(World-NET)에 투자한 후 나중에 이 업체를 아예 인수했다. 그는 이듬해 회사 이름을 ‘일리아드’(Iliad)로 변경한 후 미니텔에서 전화안내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가 벌인 사업은 ‘대박’이었지만, 음란채팅을 부추기고 자사의 서비스를 성인용품 사업과 연계한다는 의혹으로 비난받기도 했다.
실제로 니엘 회장은 2006년 성인용품점 여러 곳을 운영해 올린 소득 100만 달러 가량을 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혐의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처분을 받기도 했다.

니엘 회장이 세운 IT 전문 민간 교육기관 ‘에콜42’

인터넷이 급속히 발달한 후에는 1999년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 ‘프리’(Free)를 창업했다.
이어 2012년 프랑스의 제4 이통사인 ‘프리모바일’을 설립해, 진입장벽이 높았던 이동통신시장에 뛰어들었다. 니엘 회장은 프랑스 최대 통신사 ‘오랑쥐’(프랑스텔레콤의 브랜드명) 등 기존 사업자보다 50% 저렴한 통신요금을 앞세워, 고객을 유치했다.
 
 소비자들은 월 19.99유로(약 2만6000원)에 음성·문자 무제한, 데이터 월 3GB를 제공하는 프리모바일의 서비스에 열광했고, 출범 첫해 8%, 두번째 해 12%까지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렸다.
최근에는 모나코 텔레콤을 영국 케이블 앤드 와이어리스로부터 사들이고, 지난해 스위스 3위 이통사 ‘오랑쥐 스위스’를 29억 달러에 인수하는 등 글로벌 통신시장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프랑스 유력 일간지 ‘르몽드’(Le Monde)의 공동 소유주이기도 한 그는 이같은 통신업계에서의 성공으로 보유 자산이 92억 달러로 껑충 뛰었다.
 
니엘 회장은 인터넷 사업에 뛰어든 이후부터 신생 벤처기업 투자에도 관심을 가졌다. 이같은 스타트업 투자에 대한 열정이 청년 창업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는 이미 글로벌 벤처기업 업계에서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개인을 일컫는 ‘엔젤투자자’로 유명하다. 그는 2010년 ‘키마 벤처스’(Kima Ventures)를 공동 설립해, 2014년까지 전 세계 스타트업 330곳에 투자했다.

현재 니엘 회장은 트위터 공동창립자 잭 도시(Jack Dorsey)가 2009년에 설립한 벤처기업 ‘스퀘어’(Squareㆍ모바일결제)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인 ‘디저(Deezer) 등의 주요 주주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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