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에겐 남다른 취미가 있습니다. 바로 사진찍기인데요. 최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재미있는 기획을 선보인 바 있습니다. 바로 ‘엘리자베스 2세에 관한 33가지 사실’을 이미지만으로 보여준 것입니다. 이 가운데 사진 9장을 한데붙여 만든 게 특히 눈에 띄는데요.
사진을 찍고 있는 엘리자베스 [출처=핀터레스트] |
텔레그래프는 이 이미지 밑에 “여왕은 열성적인 사진가다. 가족들 사진이나 동영상 찍기도 즐긴다”고 간략히 적었습니다.
텔레그래프 화면캡처 |
여왕이 찍은 사진 가운데엔 남편인 필립 공을 피사체로 한 작품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필립 공 또한 아내를 따라 역시 역대 최장수 ‘왕의 남편’ 노릇을 하고 있습니다.
필립 공(왼쪽)과 엘리자베스여왕(오른쪽)의 젊은시절 모습. [출처 =브라이덜 가이드] |
1981년 5월 영국 왕립윈저 승마연습장에서 사진촬영 중인 엘리자베스 여왕 [출처 = 미러] |
여왕의 사진실력이 얼마나 되는지 정확히 아는 이는 드뭅니다. 확실한 건 피사체를 가리지 않고 찍는다는 것이죠. 남편을 비롯한 가족 뿐 아니라 동물 등을 촬영하는 것도 즐기는 것 같습니다.
2000년 남편인 필립 공(95)을 찍고 있는 엘리자베스 여왕 |
형식적이긴 하지만 한 국가의 최고 통치자로 군림하는 여왕인 만큼, 엘리자베스와 셀피(selfie)를 찍는 등의 행위는 공식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엘리자베스는 자신이 내킬 땐 직접 ‘일반인’의 렌즈 속 주인공을 자청하기도 합니다.
호주 여자 하키선수 제이드테일러(31) 셀피에 게스트(?)로 출연한 엘리자베스 여왕. [출처 = 제이드테일러 트위터] |
2014년 7월, 영국 글래스고 하키경기장을 방문한 엘리자베스 여왕은 호주 하키선수들이 찍은 셀피에 얼굴을 비췄습니다. 셀피 촬영을 주도한 제이드 테일러(31)는 “여왕 이 나올 곳을 대충 짐작하고 기다렸다. 그가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우리는 셀피를 찍었다”고 고백했습니다.
하지만 엘리자베스 입장에서도 싫진 않았던 모양입니다. 테일러 선수는 “여왕은 매우 매우 사랑스러웠다”며 당시의 소감을 밝혔습니다.
2014년 6월 엘리자베스 여왕이 벨파스트 지역을 방문했다. 한 현지인이 여왕 앞에서 셀피를 찍고 있다. [출처=아이비타임스] |
위 사진도 마찬가지입니다. 여왕은 그리 당황스러워 하거나 화를 내는 것 같지 않군요.
그래도 어쨌든 ‘궁궐에서 사는 분’입니다. 아직까지 사진기를 든 모습이나 셀피에 담긴 장면만 가끔씩 보일 뿐, 그가 직접 찍었다는 사진작품이 공개된 적은 없습니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여왕 또한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사진 애호가라는 사실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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