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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 억만장자 클린턴이 꽂힌 아이슬란드 ‘핫도그 월드’의 맛은…
[슈퍼리치팀=윤현종 기자] 케이블 채널 tvN의 ‘꽃보다 청춘’<왼쪽 아래>. 이 프로그램에서 나영석 PD와 함께 정상훈ㆍ조정석ㆍ정우ㆍ강하늘이 찾은 아이슬란드는 북유럽 섬나라다. 



넓이 10만3000㎢. 남한(9만9720㎢)과 엇비슷하다. 북극과 가까운 북위 65도에 있어 상대적으로 외진 이 곳엔 33만여명이 거주한다.

그러나 아이슬란드를 거쳐간 여행객 수는 작년 기준 485만여명. 전체 인구의 15배가 넘는다. 전 세계 관광객이 이 나라를 찾는 첫째 이유는 빼어난 자연경관 때문이다. 오로라 등 지구상에서 흔히 접할 수 없는 볼거리도 가득하다.

또 한 가지. 바로 ‘핫도그’다. 일반 패스트푸드와 다를 바 없어보이는 이 음식은 사실 아이슬란드 명물이다. 수도 레이캬비크엔 특히 유명한 핫도그 체인이 있다. 미국 전 대통령이자 개인 자산만 1280억원(1억600만달러)에 달하는 억만장자 빌 클린턴(70)도 방문해 널리 알려졌다. 



‘페야린스페추필쇠르(Bæjarins beztu pylsurㆍ이하 페야린스페추·오른쪽)’란 긴 이름의 이 체인점은 의자 하나 없다. 북유럽 외딴 나라 테이크아웃 핫도그집은 어떻게 거물급 손님을 끌어들였까. 때는 2004년 8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클린턴은 한 국제행사 참석을 위해 레이캬비크를 찾는다.

페야린스페추 사장 마리아 아이나르도티르는 당시를 이렇게 회상한다. “그(클린턴)가 우리 가게 앞을 걸어가고 있었어요. 난 단번에 그 사람이 클린턴이란 걸 알아챘죠. 곧바로 소리쳤습니다. ‘세계 최고 핫도그가 여기 있습니다!’라고요.”

아이나르도티르 사장이 쓴 ‘세계 최고’란 수식어는 사실 과장된 면이 있다. 점포 이름을 우리 말로 해석하면 ‘도시(레이캬비크) 최고 핫도그집’ 정도 된다. 눈치빠른 아이나르도티르 사장은 ‘도시’를 ‘세계’로 살짝 바꿔친 것이다.

적극적인 호객이 통한 것일까. 아이나르도티르는 긴박했던(?) 그 때를 이렇게 묘사했다.

“클린턴이 가던 길을 멈추더니 만면에 미소를 띠며 다가왔어요. 그러면서 내가 뭐라고 말했는지 되물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얘기했더니 클린턴이 ‘핫도그 한 번 먹어보자’고 하더군요.”

결국 클린턴은 가게 주인의 재치있는 호객행위에 넘어갔다. 그런데 그가 핫도그를 정말 맛있게 먹었는지는 알 수 없다. 클린턴은 “뚱뚱해지기 싫다”며 머스타드 소스 하나만 뿌린 메뉴를 골랐기 때문. 이 가게를 찾는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건 케첩소스ㆍ머스타드소스ㆍ마요네즈 드레싱ㆍ구운양파ㆍ생양파가 모두 들어간 핫도그라고 한다.

이렇게 미국 전직 대통령은 아이슬란드에서 자의반 타의반 길거리 음식을 즐겼다. 그리고 이 가게는 ‘클린턴 핫도그 집’이 됐다.

물론 페야린스페추는 클린턴 방문 훨씬 전부터 아이슬란드에서 이름난 체인이었다.

현재 사장인 아이나르도티르의 할아버지가 1937년 가게 문을 열었다. 벌써 80년 전통을 갖게됐다. 이 나라 인구 40%가 모여사는 레이캬비크엔 페야린스페추 6곳이 성업 중이다. 사실상 아이슬란드의 핫도그 업계를 평정하고 있다.

하지만 일종의 ‘클린턴 효과’를 무시하긴 어려울 듯하다.

2004년 이후 이 가게는 승승장구를 거듭하고 있다. 2006년엔 영국 일간 가디언이 이 곳을 유럽 최고의 길거리 핫도그집으로 꼽았다. 그 뒤에도 가게는 뉴욕타임스(NYT) 등 해외언론에 꾸준히 거론됐다. 클린턴의 유명세가 일개 패스트푸드를 국가적 먹거리로 만든 일등공신이 된 셈이다.

1개에 우리 돈 3500∼4000원 정도 하는 이 핫도그는 지금도 잘 나가고 있다.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모든 점포에서 바쁠 땐 하루에 1000여개까지도 팔린다고 한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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