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사설]돋보이는 더민주 인사영입, 운동권당 탈피 계기되길
4월 총선을 겨냥한 여야 정치권의 외부인사 영입 경쟁이 한창인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의 행보가 눈길을 끈다. 당을 운영하는 큰 흐름에 어느정도 변화의 가능성이 엿보이기 때문이다. 우선 영입 인사의 면면이 이전과는 판이하게 다르다는 게 그렇다. 과거에는 운동권과 시민단체, 또는 노동계 출신의 투사형 인사들이 주류를 이루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중도 성향의 국방 외교 법조 산업 의료 IT 경제관료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속속 들어오고 있다. 특히 젊은 기업인의 상징이라할 김병관 웹젠 이사회의장, 고졸 출신으로 첫 여성 임원이 된 양형자 전 삼성전자 상무의 영입은 신선한 충격이다. 이념보다는 실용을 중시하겠다는 메시지가 읽힌다.

외부 영입의 하이라이트는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게 된 김종인 전 의원이다. 그는 지난 대선 때 새누리당에서 핵심 역할을 하며 박근혜 대통령 당선에 크게 기여한 바 있다. ‘경제민주화’ 이슈를 만들고 과감하게 끌고 나간 것도 그였다. 특히 김 전 의원은 개혁성향의 인사이기는 하나 특정 이념에 얽매이지 않는 합리주의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로 여권에서 활동했지만 여야를 넘나들었던 것은 합리를 따랐기 때문이다.

이런 김 전 의원을 영입한 것은 운동권 중심의 과격한 이념투쟁 일변도의 강경 이미지를 벗고 합리와 균형을 중시하는 수권정당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는 문재인 대표가 표방하는 ‘경제정당 지향’과도 그 맥이 닿아있다. 물론 호남계 의원들의 연쇄 탈당 등으로 혼란에 빠진 당의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인 측면은 있다. 그러나 진작 이렇게 방향을 선회했어야 했다.

하지만 참신한 인사 몇 명을 영입했다고 곧바로 합리적인 정당이 되는 건 아니다. 당의 중심 세력의 생각과 행동이 함께 변해야 비로소 다시 태어날 수 있다. 어렵사리 모신 인사들이 자기 목소리와 색깔을 충분히 낼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당초 의도대로 총선에서 새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열심히 공을 들인 외부인사 영입은 선거를 앞둔 일회성 이벤트에 불과할 뿐이다. 그렇게 되면 더민주의 체질 개선은 더욱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내홍을 겪고 있지만 더민주는 여권의 독주를 견제하며 국정의 한 축을 담당하는 제1야당이다. 그러니 야당이 건강해야 나라 전체가 건강해진다. 이번 인사 영입을 계기로 대안없는 정당, 반대만하는 정당이란 오명을 벗기 바란다. 그게 더민주가 사는 길이기도 하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