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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학원 대신 스타트업 中 12세‘초딩’…부모간섭? ‘없어요’
앨런 H3Y 창업자

[헤럴드경제 = 슈퍼리치팀 윤현종 기자] 중국의 12세 소년이 스타트업을 창업했습니다. 직원 12명의 대표를 맡았습니다.설립 뿐 아니라 사업 전체 과정에 참여했습니다. 못 믿으시겠다구요. 사실입니다.
아직 학생 신분인 그는 자신처럼 학교에 다니는 ‘링링허우(00後ㆍ2000년 이후 출생자)’세대가 전용으로 쓸 수 있는 사회관계망(SNS)서비스를 개발했습니다.
H3Y 로고


지난해 12월 21일 공개 설명회를 열고 출범한 이 서비스 이름은 ‘헤이(H3Y!)’입니다. 친한 사람을 편하게 부를 때 쓰는 ‘헤이’의 영어표현 HEY에서 땄습니다. 로고 글자의 가운데 3은 E를 바꿔 형상화 했다고 합니다.

웹ㆍ모바일로 볼 수 있는 대표사이트 구성은 복잡하지 않습니다. 로고 옆엔 “당신을 표현하세요!(Express Yourself)”라고 쓰인 슬로건이 선명하군요. “2000년 이후 태어난 세대가 직접 만든 SNS 앱이 나왔습니다”란 알림 문구엔 재기발랄함이 묻어납니다.

H3Y 사이트 화면

이 서비스는 철저히 어린이들이 즐길 수 있거나 그들에게 도움이 될 콘텐츠로만 구성됐습니다. 동물 세계ㆍ주목할 과학기술ㆍ게임 등이 눈에 띕니다.
가장 큰 특징은 손가락을 써서 단어를 입력할 필요가 없단 것인데요. 글자를 사진으로 찍어 입력(검색)해도 사이트 내에서 다른 페이지로 갈 수 있습니다. 청소년 세대가 선호하는 편의성과 효율에 중점을 둔 것이죠. 여타 SNS 전용 어플리케이션과 차별화한 점이기도 합니다.
H3Y 모바일페이지

스마트폰에 ‘집착(?)’하는 아이들을 염려하는 부모를 배려한 것일까요. 현지언론에 따르면 이 사이트 회원가입 시 부모의 휴대전화번호를 입력하는 란도 있다고 합니다.
이 서비스 홍보 방식도 나름대로 참신해 보입니다. 바로 입소문을 이용하는 것인데요. 회원들은 자신이 속한 학교에 H3Y를 알릴 수 있는 홍보대사가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이 SNS를 대표하는 소년 이름은 앨런(Alan)입니다. 미국 시애틀에서 태어난 그는 언론 접촉 등 공개석상에서 이 영문명만 쓰고 있습니다.

앨런 H3Y 창업자 [출처 = 퉈냐오디엔타이]

그의 창업 동기는 그렇게 독특하지 않습니다. 일부 중국 언론들이 “천재”라고 호들갑 떠는 것과도 거리가 있습니다. 오히려 천재가 ‘되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앨런은 이렇게 말합니다.

“영화 ‘빅히어로6’에 나오는 천재소년이 부러웠다. 내 모습을 본 어머니가 ‘뭘 하고싶냐’고 물어보길래 ‘완전히 우리세대만을 위한 SNS를 만들고 싶다’고 대답했다.”

앨런은 지난해 3월부터 이 ‘결심’을 실행에 옮겼습니다. 창업멤버 12명 평균 나이는19세입니다. 그 중엔 앨런의 10살 짜리 동생도 있습니다. 모든 일은 어린 동업자들 몫입니다. 앨런은 사용자 인터페이스(UI)ㆍ기능개발 등 전 분야에 참여하며 팀원들과 소통했다고 합니다.

앨런의 어머니 리위 [출처 = 텅쉰과기]

그렇다면 앨런의 부모는 누구일까요. 관련 정보를 모아보니 어머니는 리위(李瑜)란 인물인데요. 2010년 ‘상하이위롱네크워크’란 인터넷기업을 창업했습니다. 자본금 50만위안(9200만원)의 중소기업입니다. 그렇다고 리위가 억만장자는 아닙니다. 후룬(胡潤)연구소의 현지 부호명단에도 들어간 적 없습니다.

앨런은 창업자 어머니 밑에서 자라며 스스로 한 기업의 대표가 됐지만, 부모 조언을 전적으로 따른 것 같진 않습니다. 한 현지 매체는 “앨런의 어머니가 인기가수 등 스타를 이용한 H3Y마케팅을 제안했지만 그는 거절했다”고 전합니다.

대신 앨런은 “오히려 어린이들이 필수적으로 쓰는 제품과 우리 서비스를 결합하는 방법을 구상 중”이라며 자신이 계획 중인 마케팅 모델을 소개합니다.

H3Y의 사용자 현황. 10∼12월 간 사용자 수는 20만4968명으로 집계됐다. [출처 = H3Y]

물론, 앨런이 미래의 ‘슈퍼리치’가 되려면 넘을 산이 많습니다. H3Y 청소년 사용자 수는 3개월 만에 20만 명을 넘겼지만 그들 모두가 수익으로 연결된 건 아닙니다. 작년 연말 초기 투자금을 받은 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 또한 명확히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중소기업이라 해도 한 회사 최고경영자(CEO) 집안 출신인 만큼, 이 소년 창업자가 보통 초등학생과 ‘다른 위치’에서 인생을 출발한 것도 부인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앨런이 꼭 부잣집 아들이라서 다른 위치를 점한 건 아닌것 같습니다.
작년 연말, 앨런의 어머니는 “아들의 창업이 학업에 미칠 영향은 걱정되지 않느냐”는 기자들 물음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성적보다 중요한 건 인성입니다. 지식은 학교나 학원이 아니라도 배울 수 있는 데가 많습니다. 사고력과 실천력 등도 마찬가지죠. H3Y는 아이들이 창조성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앨런의 창업을 지지한 이유입니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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