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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칼럼-전창협]2016년, 위기의 서막
"정치권의 학점은 ‘C’,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가장 시급하게 개혁해야 할 곳도 정치권을 지목했다. 경제는 위기라는 데, 노동개혁 및 경제활성화 법안이 국회에 처리되지 않은 ‘입법마비’ 상태가 해를 넘겨서도 계속되고 있다."


2015년은 단군이래 마지막으로 잘 살았던 해가 될 것이란 예언(?)은 맞는 것일까. ‘2016년 위기론’은 작년 하반기이후 많은 이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위기론의 상시화가 오히려 위기를 둔감하게 느낄 정도로 위기론은 일상이었다. 예감은 틀리지 않는 법, 2016년 벽두부터 한국경제는 악재투성이다. 2016년 위기론의 근원은 중국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회의, 저유가, 미국 금리인상이다. 연초 국제유가는 폭락을 거듭하며 배럴달 20달러대가 예상이 아닌 현실이 됐다.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같은 느낌이 드는 유가 100달러 시대는 불과 2년전 일이다. 서울에서도 1200원대 주유소가 등장하면서, 당장은 호주머니가 두둑해진 느낌이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로 시야를 넓혀보면, 결국 호주머니가 털릴 일이다. 중국 주가를 보면 중국공산당도 어쩔 수 없을 정도로 중국경제가 어려운 국면이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미국 금리인상은 시기와 횟수만 남았다.

답답한 생각은 잠시 거두고 시계를 돌려 1988년으로 돌아가 보자. 인기드라마 ‘응답하라 1988’엔 드라마엔 당연히 등장해야할 악인이 없다. 서울 강북 이웃들이 서로 기대어 살고 있고, 작가의 시선도 연기자들의 눈빛도 따듯하다. 지지고 볶는 일상이야, 지금과 다를 게 없지만 ‘응팔’의 온기는 요즘과 사뭇 다르다. 그시절엔 희망이 넘쳤다. 1988년 성장률 12%에 가까웠다. 1988년 1월 1일 한 매체의 실시한 그해 경기관련, 설문조사는 1988년 호황을 이미 예상하고 있다. 올해(1988년) 경제전망에 대해 88%로는 안정적인 성장을 전망했다. 전해인 1987년 성장률이 12%에 달했으니, 안정적인 성장은 적어도 두자릿수를 의미하는 것이다. 한술 더 떠, 9%는 고도성장이란 답을 내놓았다. 성장률이 후퇴할 것이란 답은 2%였다. 2%의 비관론자들이 돌연변이 취급을 받았을 것이다.

다시 2016년 한국으로 돌아오면 ‘응팔’의 풍경은 온데 간데 없다.작년과 올해 성장률이 2%니, 3%니 하고 있는 것을 보면 두자릿수 성장을 했던 ‘응팔’의 풍경은 남의 나라 얘기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실시한 대기업대상 설문결과를 보면, 경제가 본격적으로 회복될 시기는 2018년 이후라는 답이 43%로 가장 많았다. 위기가 몇 년 갈 것이란 얘기다. 더욱 걱정되는 것은 한국경제가 일본식 장기불황에 접어들었을 가능성에 대해 94%가 동의했다는 대목이다. 일본의 장기불황은 ‘잃어버린 20년’으로 상징된다. 위기가 몇년으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의 학점은 ‘C’,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가장 시급하게 개혁해야 할 곳도 정치권을 지목했다. 경제는 위기라는 데, 노동개혁 및 경제활성화 법안이 국회에 처리되지 않은 ‘입법마비’ 상태가 해를 넘겨서도 계속되고 있다.

무항산(無恒産)이면 무항심(無恒心)이다. 말 그대로 ‘맹자님 말씀’이다. 배가 불려야 바른 마음을 갖을 수 있는 법. 이유가 있겠지만 위기론 앞에 국회가 태업을 하는건 비난받아 마땅하다.

‘헬조선의 흙수저’가 일상화되는 요즘, 따뜻한 ‘응팔’이 그리운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jlj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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