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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고음 커지는 ‘창업대출 부실’
250여만명 대출 520조 넘어
대부분 영세·중소 자영업자
은행 전용대출상품 잇단 출시
“경기침체 장기화땐 부실위험”



‘취업자 5명 중 1명은 자영업자’

은퇴 후 재취업이 어려운 직장인이나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한 이들이 창업 전선에 나서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경기 침체로 취업 대신 창업을 선택하는 이들의 대출 수요가 꾸준히 늘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은행도 자영업자를 겨냥한 대출 상품을 확대하며 ‘사장님’ 모시기에 나섰다.

하지만 대출을 받은 250여만명이 대부분 영세ㆍ중소 자영업자여서 520조원이 넘는 자영업자 대출 부실화를 경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3일 시중은행과 통계청 등에 따르면 작년 12월 현재 자영업자 수는 537만4000명으로 전체 취업자(2587만9000명) 가운데 20.8%를 차지했다.

고용원이 없는 영세 자영업자는 384만명으로, 고용원이 있는 경우(153만4000명)보다 많았다. 올해도 산업 전반에 고강도 구조조정이 예상되고 있어 창업에 뛰어드는 예비 사업자들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수년째 계속되고 있는 창업 러시로 은행들이 마련한 자영업자 대상 대출상품에는 고객들의 발길이 몰리고 있다.

KB국민은행이 지난 2014년 7월 출시한 ‘KB가맹점대표 신용대출’에서는 작년 연말까지 2016좌에서 570억원의 대출이 시행됐다. 지난 한 해에만 1882좌, 563억원이 집중됐다. KB국민카드 매출액 일부를 추정소득으로 인정해 대출한도를 부여하는 상품으로 연 3.49~5.62%의 금리를 제공한다.

우리은행 대표상품인 ‘우량 개인사업자 파워론’을 통해서는 작년 2월 출시 이래 2943억원의 대출이 실시됐다.

지난 9월 첫선을 보인 ‘위비 SOHO 모바일 신용대출’은 모바일 대출임에도 불구하고 700여건에 70억원이라는 누적 대출실적을 올렸다.

KEB하나은행이 우수 프랜차이즈 가맹점에 대해서 창업ㆍ운영자금을 지원하는 ‘프랜차이즈 가맹점 대출’은 지난 8일까지 2243건에 1392억원으로 규모가 확대됐다.

NH농협은행의 중소기업(개인사업자 포함) 대상 주력상품인 ‘어깨동무론’ 대출 잔액은 2006년 출시 이래 9만2668좌에서 9조9266억원을 기록 중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에 대해 “최근 경기 나빠지면서 대출 받으려는 자영업자들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은행들은 자영업자 전용 대출상품 라인업을 확충하며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12일 창업한 지 9개월 이상인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무담보ㆍ무보증 신용대출 상품인 ‘사업자우대 신용대출’을 출시했다.

농협 관계자는 “올해 자영업자 대상 대출상품을 3개 출시할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다만 금융권 일각에서는 자영업자 대상 대출 증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자영업자 대출이 작년 6월 말 기준 520조원에 달하는 상황이다. 이 대출을 받은 자영업자 수는 252만7000여명에 이른다. 영세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부채가 부실화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서정호 한국금융연구원 은행ㆍ보험연구실장은 “비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일반 주택담보대출에 비해 경기 민감도가 높다”면서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리스크 관리 측면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승연 기자/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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