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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유가 2년간 1600조원 사라졌지만, ‘그들’은 웃는다
- 데이터 스타트업 ‘타키우스’ 창업한 다킨 슬로스, 석유화학기업 생산비 절감 솔루션 개발해 240여억원 유치
- 수십년 간 가격정보 제공해온 ‘플래츠’의 맥그로家 자산도 꾸준히 증가



[헤럴드경제 = 슈퍼리치팀 윤현종 기자] 지난 2년 간 기름값이 계속 떨어졌다. 천문학적 규모 자산도 같이 사라졌다.
세계에너지기구(IEA)ㆍ국제통화기금(IMF)등에 따르면 2014년 세계 원유 공급량은 284억5540만 배럴(추산치ㆍ1배럴은 159ℓ 정도)이었다. 3대 유종(두바이유ㆍ북해산브렌트유ㆍ서부텍사스유)평균가로 계산한 가치는 2조8370억달러였다.

지난해엔 297억4750만배럴이 시장에 풀렸다. 연 평균 유가는 배럴 당 50.7달러로 전년 대비 반토막 났다. 가격 합계는 1조5111억달러.
1년 새 공급이 12억9000만배럴 늘었지만, 원유 가치는 1조3260억달러 줄었다. 한화 1603조원 규모다.

국제유가는 지금도 하락 중이다. 관련 산업을 움켜쥔 부자들은 자산 수조 원을 날렸다. 그러나 웃고 있는 부호도 있다. 죽 쑤고(?)있는 글로벌 석유화학 메이저가 원하는 데이터를 쥐고 있어서다. 바로 ‘생산 최적화 정보’와 ‘가격’이다.

다킨 슬로스 타키우스 창업자 [출처 = 타키우스 홈페이지]

‘비용 줄여드립니다’…석유화학 산업 뛰어든 데이터 스타트업 = 작년 9월 미국 경제지 포춘은 “유가 폭락 장세에서 관련기업들은 생산비 절감에 도움 될 새 데이터를 찾고 있다”며 거대 석유화학기업들이 러브콜 중인 스타트업 한 곳을 소개했다. 바로 타키우스(Tachyus)다.

창업자 다킨 슬로스(25)는 손에 기름을 묻힌 적이 한 번도 없지만 자신의 회사를 관련 시장에서 꼭 필요한 기업으로 만들었다.
우선 그는 많은 원유 생산기업이 간과하던 점을 포착했다. 유정(油井)개발에 필요한 정보수집 대부분이 수작업으로 이뤄지고 있었던 것. 슬로스는 “작업자들은 유정 온도ㆍ원유의 유량(流量ㆍflow rate) 등을 일일이 펜으로 기록하며 기름 뽑을 곳을 찾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뿐 아니다. 그는 매 초마다 변하는 유정 개발 데이터가 한데 모이지 못해 적절히 쓰이지 못하는 작업환경도 간파했다. 슬로스가 이를 빅데이터로 만들어 석유화학 회사에 제공하는 프로그램 개발을 결심한 이유다.

타키우스 로고

슬로스의 예상은 적중했다. 그가 2013년에 세운 타키우스는 가장 효율적인 원유 생산지점을 자동으로 제공하는 솔루션을 내놨다. 이 회사의 소프트웨어는 2년여 사이 미국 내 유전(油田) 13곳의 유정 6350곳에 활용됐다. 현지언론들은 “타키우스의 프로그램을 쓴 고객사들 원유 생산량은 20∼30%가량 늘었다”고 전했다. 한마디로 석유를 ‘돈 낭비 없는 방식’으로 많이 뽑는 데 일조한 셈이다.

타키우스에 투자한 파운더스펀드 대표 피터 틸.

슬로스와 타키우스의 몸값도 덩달아 뛰었다. 1월 현재 2000만달러(242억원)를 유치했다. 온라인 결제대행업체 페이팔을 창업한 피터 틸(48ㆍ자산 28억달러) 등이 이끄는 벤처캐피탈 ‘파운더스펀드’는 최소 600만달러를 베팅했다.
모바일서비스기업 옐로모바일과 가상현실(VR)기기업체 오큘러스에 거액을 넣은 포메이션8도 타키우스 투자자 중 하나다.

▶ 에너지시장정보 한데 모으는 ‘플래츠’의 맥그로 가문 = 석유화학 산업에 수십 년 간 발 담고 있지만, 유가 등락과 관계없이 꾸준히 돈을 버는 부호도 있다. 바로 맥그로 가(家)다. 이 집안은 글로벌 에너지 가격정보를 제공하는 업체 플래츠(Platt’s)를 쥐고 있다. 대한석유협회는 홈페이지에서 플래츠를 “현재 석유시장에서 가장 공신력 있는 가격기준으로, 전 세계 원유가격 산정지표로 활용되고 있다”고 소개한다.

맥그로힐 사옥(위부터)과 플래츠, S&P의 로고

플래츠는 맥그로가가 소유한 맥그로힐파이낸셜(McGRAW HILL FINANCIAL)의 자회사다. 이 기업은 글로벌 신용평가업체인 스탠더드 앤 푸어스(S&P)와 마케팅정보업체 JD파워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이 집안의 중심인물은 해롤드 맥그로 3세(68)다. 통칭 ‘테리 맥그로’로 불린다. 

현재의 맥그로 가를 있게 한 제임스 H 맥그로는 1917년 ‘맥그로힐퍼블리싱’이란 출판사를 세워 사업전선에 뛰어들었다. 맥그로힐파이낸셜의 모기업이다.
사세를 키워 1950∼1960년대 플래츠와 S&P를 각각 편입하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테리 맥그로가 행사하는 ‘보이지 않는’ 영향력도 상당하다. 

맥그로힐파이낸셜의 해롤드 맥그로 3세

현재 맥그로는 국제상공회의소(ICC)의 회장을 맡고 있다. ICC는 전 세계 민간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곳 중 하나다. 그뿐 아니다. 그는 조지W부시 대통령 시절 인수자문위원회의 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부시 가문이 텍사스지역의 유력한 석유부호가문이란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글로벌 에너지시장의 정보를 움켜쥔 ‘인포리치’ 다운 행보다.

맥그로 집안은 포브스가 집계한 미국 부자가문 109위에 올라있다. 보유 순자산은 25억달러다. 지난해보다 4억달러 늘었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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