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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의 광산업계…포식자들만 살아남나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중국 경기 침체로 인한 원자재 가격 폭락으로 올해 광산업계가 대대적인 지형 재편을 앞두고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자본력이 풍부한 일부 기업이 M&A를 통해 한계 기업들을 사들여 시장을 장악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 세계 철광석 기업들은 최근 6년 내 가장 낮은 원자재 가격으로 인해 시름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광산기업들의 주가는 2011년 이후 1조4000억 달러(1689조원)이 폭락한 상태이며, 블룸버그 세계 광업 지수도 2004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앵글로 아메리칸 Plc 기업가치는 2008년까지만 해도 500억 파운드(87조6700억원)에 달했지만, 현재는 30억 파운드(5조2600억원)에 불과하다. 8년만에 17분의 1로 줄어든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

전문가들은 올해에는 한계에 내몰린 기업들이 하나 둘 자산을 내다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광업 및 철강업의 M&A 거래는 그동안 그다지 활발하지 않았다. 지난해 M&A 거래액은 540억 달러(65조원)로 2006년 2240억 달러에 비하면 4분의 1도 되지 않는다. 그러나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자금 압박을 받는 기업들이 속출하게 되면 대대적인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세계 4위의 광산업체 포르테스크 메탈 그룹이나, 세계 5위의 광산업체로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앵글로 아메리칸, 캐나다 광산업체 테크 리소시스 등이 매물을 내놓을 회사로 거론된다.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나티시스의 글로벌 원자재 시장 부문장, 사이먼 그렌플은 “향후 3~6개월 간 시장에는 투매 수준의 싼 가격에 판타스틱한 자산들이 매물로 나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자산매각을 하는 업체들이 속출하지만 이를 사들일 수 있는 회사는 많지 않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세계 양대 철광석 회사인 리오틴토와 BHP빌리턴이 큰 손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따르면 이 두 회사는 시장에 나오는 매물을 사기 위해 210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조성했다.

이 두 회사가 특히 관심을 갖는 것은 구리다. 현재 구리 가격은 6년여만에 최저치인 톤(t) 당 4400달러 수준이지만, 업체들이 생산량을 줄이면서 2019년에는 6500달러로 40% 정도 오를 것이라는 게 모건스탠리의 전망이다. 실제 샘 왈시 리오틴토 CEO와 앤드류 매킨지 BHP빌리턴 CEO 모두 양질의 구리 광산을 적절한 가격에 사들이는 데 관심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문제가 되는 것은 원자재 가격 하락과 변동성으로 인해 가격 흥정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폴 게이트 샌포드 C 번스타인 광산업계 담당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시장 가격이 심하게 요동치는 것이 공정한 가격을 결정하는 데 어려움을 줘 M&A 거래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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