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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가 1달러 돼도, 주유소 1000원 밑으로 안 떨어져”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두바이유가 배럴당 30달러대도 깨지는 초저유가시대에 접어들면서 우리 동네의 기름값이 얼마나 떨어질까도 초미의 관심사다. 휘발유 평균 가격이 1300원대에 들어섰다고 하지만 지역별 편차가 있어 아직 실감하기 어렵다는 이들도 많다.

특히 전문가들은 60%에 달하는 세금과 시차로 인해 소비자 판매가격이 국제유가의 하락분만큼 떨어지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급락하는 유가…두바이유 배럴당 20달러대

= 7일(현지시간)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전날보다 2.80달러 하락한 배럴당 27.96달러를 기록했다.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30달러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04년 4월 7일(29.92달러) 이후 처음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전날보다 0.70달러 하락한 배럴당 33.27달러에 거래됐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북해산 브렌트유는 0.48달러 내린 배럴당 33.75달러로 마감했다. 이날 국제유가는 최근의 급락에 따른 저가 매수세 유입에도 공급 과잉 우려, 중국경제의 부진 우려 등의 요인이 겹치면서 낙폭을 키웠다.

국제유가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국내 휘발유 가격도 리터당 평균 1300원대를 기록하는 등 하향 안정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8일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의 보통 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당 1396.95원으로 전일대비 2.20원 하락했다.

전국에서 1400원 이하로 휘발유를 판매하는 곳은 이미 8420곳으로 전국 주유소의 70% 가량을 차지하고 있고, 이 가운데 1200원대 주유소도 57곳이나 된다. 

▶유가 아무리 떨어져도 세금 800~900원은 불변

= 국제유가가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지만 높은 유류세의 비중은 기름값 하락을 가로막고 있다.

소비자들이 구입하는 휘발유 가격은 정유사 공급가격와 일부 마진을 더한 데서 판매가의 60%에 달하는 세금이 붙으면서 가격이 껑충 뛴다.

현재 세전 휘발유 가격은 ℓ당 500원 가량으로 생수보다 싸다고 하지만 여기에 유류세, 관세, 부가가치세 등 모두 875원에 달하는 각종 세금이 붙는다. 특히 부가가치세(10%), 관세(3%)를 제외한 유류세는 교통에너지환경세(529원), 교육세(79.3원), 주행세(137.5원)로 국제유가의 변동과 관계가 없이 고정돼 있기 때문에 휘발유 1리터에는 800~900원의 세금이 고정적으로 붙을 수밖에 없다.

이에 국제유가가 반토막 나더라도 국내 기름값이 반토막 나기는 어렵다. 세금과 유통비용을 더하면 국제유가가 1달러라고 해도 국내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1000원 밑으로 내려가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 경유에는 휘발유보다는 낮은 638원의 세금이 붙고 있는데, 최근 경유 가격도 하락하면서 세금 비중이 50%를 넘었다.

또한 세금을 제외한 국제유가 하락분이 반영되는 데는 시차가 있다. 원유를 수입해서 정제해 파는 산업구조 특성상 벌어지는 일로 주유소 판매가는 각 주유소별 재고 소진 주기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길게는 한달 가량 가격 반영이 지연된다. 지난해 11월 배럴당 40달러대가 깨지면서 본격적으로 하락한 국제유가의 흐름에 따라 주유소 판매가격은 연말연초에 하락 속도에 탄력이 붙은 상황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유류세에 대한 불만도 커지고 있지만 정부가 연간 20조원에 달하는 세수를 줄이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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