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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靑에 포문?…심상치 않은 잠룡 ‘박원순의 행보’
-“누리과정 예산 정부 책임” 단호히 밝혀
- 시정은 부시장에 맡기고 “시민속으로”
- 고가공원화 사업 탄력 맞물려 관심 고조


[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의 최근 행보가 심상치 않다. 박 시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누리과정 갈등에 대해 “대통령 공약이다. 정부에서 책임 지는 것이 맡다”는 발언으로 청와대를 향해 포문을 열었다. 또 이 자리에서 시정을 1ㆍ2부시장에게 맡기고 자신은 현장을 찾겠다고 천명하면서 ‘큰 그림’을 위한 첫 걸음을 뗀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달 초 서울시 고위 온라인, 미디어 담당자들과 박 시장과 서울시정 홍보 전략에 대한 비공개 ‘온라인홍보대책회의’를 갖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묘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박원순 시장은 지난 7일 서울시청에서 신년 기자 오찬간담회를 열어 최근 누리과정 갈등에 대해 “대통령이 공약을 했으니까 중앙정부가 챙기는게 맞다”고 작심한 듯 의견을 피력했다.

박 시장은 “필요하다면 모든 교육감과 중앙정부, 광역단체장들까지 함께 모여 이 문제를 깊이 있게 고민하고 해결해야 국민들에게 걱정을 끼치지 않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과거 미국 대공황시절 정책을 두고 논쟁이 붙자 대통령이 여야 정치인을 유람선에 태워 허드슨강을 오가면서 합의할 때까지 안 내려줬듯이 아라호에 관계자들을 모시고 한강에서 해결할 때까지 내려주면 안된다”고 말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그는 이 자리에서 “중앙 정부가 지난 20년간 방향을 정말 잘못 잡았다”며 “혜안을 갖고 산업을 뺏길 날을 준비했어야 하는데 지금 울산과 거제는 찬바람이 쌩쌩하고 테슬라를 보니 현대차가 큰일 났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정권을 향한 비판도 서슴치 않았다.

세세하게 서울 시정을 챙기던 박 시장이 앞으로는 부시장들에게 맡기겠다는 말도 의미심장하다. 박 시장은 “서울시의 행정 시스템을 시장 중심에서 부시장님이나 간부 중심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간다는 게 결국 현장이고 어딜 가더라도 아이디어를 제공하겠다”며 “그런 고민이 개인적으로나 서울시 전체로서도 좋다”고 덧붙였다.

기자들과 만나 자리에서 꺼낸 당대표에 대한 이야기도 단순한 농담처럼 들리지만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이 분열된 것에 대해서는 “통합이 돼서 함께 가도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저렇게 분열하면 마이너스 시너지 효과가 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내가 시장을 그만두고 당대표를 맡겠다고 하면 큰 뉴스를 제공하고 나라에도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그럴 수는 없지 않느냐”고 이야기해 기자들의 귀를 솔깃하게 했다. 당 대표가 갖는 상징성이 ‘강력한 대권 후보’을 의미한다는 측면에서 심상치 않는 발언임에 틀림없다.

또 지난 6일에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서울시의 청년수당 등 지방정부의 청년복지 정책에 대해 ‘악마의 속삭임’이라고 발언한 것과 관련 “악마의 눈에는 악마만 보인다는 말이 있다”며 잠재적 경쟁자 김무성 대표를 악마로 표현하기도 했다.

지난해부터 추진한 서울역 고가 공원화 사업이 탄력을 붙고 있는 가운데 나온 일련의 행보들이어서 의미심장하다. 청계천 복원사업이 ‘대통령 이명박’을 만드는 데 기여했듯이 서울역 고가공원화 사업을 앞세운 잠재적 대권 주자인 박원순 시장의 앞날에 대해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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