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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만버스 STOP①] 회사는 100억 적자, 사장님은 16억 받아가
-3년연속 100억대 적자에도 업체 사장 연봉 5억원 훌쩍

-운전기사 취업경쟁도 심화…채용시 ‘검은 거래’ 사례도



[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 #. A운수는 2012년 94억원, 2013년 98억원, 2014년 115억원 등 3년 연속 100억원 안팎의 대규모 적자를 냈지만 이 회사 대표의 연봉은 하늘 높은 줄 모른다. 2012년 5억4700만원, 2013년 5억4900만원, 2014년 5억5000만원 등 3년 연속 5억원 이상의 연봉을 유지하고 있다.

#. B여객과 C교통의 경우 두 회사의 대표이사(사내이사)와 회장을 한사람이 겸직하면서 2014년 각각 1억원 이상의 고액 연봉을 받아갔다. 일부 버스회사는 부인, 아들, 사돈 등 가족과 친인척을 임원으로 내세워 ‘가족경영’을 통해 억대연봉을 챙기기도 했다.

#. 서울시가 시내버스 서비스 향상과 관련 근로자의 고용 안정 등을 위해 준공영제를 도입한 이후 시내버스 업체에 구직을 원하는 운전기사들이 몰리면서 바늘구멍 취업전쟁이 시작됐다. 버스업체들은 자율적인 방식으로 운전기사들을 채용해왔기 때문에 일부 업체에서는 노조나 현직 종사자들의 추천을 받아 기사를 채용하면서 취업알선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하는 비리를 저지르는 사례가 속출하기도 했다.

서울 시내버스 업체의 방만 경영 행태가 도마에 오르자 시민혈세로 업체 배만 불린 것 아니냐는 비난이 나온다. 매년 버스업체의 적자 폭을 늘면서 서울시의 재정 지원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특히 서울시는 지난해 운영적자를 이유로 시내버스요금(간ㆍ지선버스 기준 150원)을 올린 바 있어 ‘서민 주머니를 털어 남 좋은 일만 시켰다’는 원성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서울시의회 김용석(더불어민주당) 기획경제위원장은 버스운수사업자의 회계감사 투명성을 확보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시내버스 재정지원 및 안전 운행기준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발의하면서 시내버스 업체 방만 경영 행태를 꼬집었다.

김 의원 따르면 서울시가 시내버스 운영체제는 2004년 7월부터 서울시가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도입하면서 그동안 시내버스 사업자에 준 재정지원금이 2조3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서울시 66개 시내버스 운송업체 중 65개 회사가 운송수지 적자임에도 임원 전원이 억대 연봉을 받고 있는 회사가 8개 회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운수의 경우 3년 연속 100억원 안팎의 대규모 적자를 냈지만 이 회사 대표 연봉은 깎이기는커녕 매년 오르면서 5억5000만원 고액을 받는 등 방만한 운영이 도를 넘었다고 김 의원은 지적했다.

한 시민은 “결국 지난해 서울 버스요금도 인상도 업체의 방만 운영 탓이 아니겠느냐”면서 “100억원대 적자에 대해 보조금을 지원하는 서울시가 임원 인건비 제한 등도 못한다는 게 말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했다.

김 의원이 발의한 이번 조례 개정안에 따르면 서울시는 사업자별 경영 상태에 따라 임원 인건비의 연간 한도액을 권고할 수 있다. 개정안 핵심은 그동안 시내버스 사업자가 직접 선택해온 회계감사 업체를 서울시와 공동으로 선정하게 한다는 것이다.

또 특별한 기한이 없었던 감사결과 보고 시한도 다음 해 3월말까지로 명시했다. 서울시는 이를 업체별 경영정보 등과 함께 시민에게 공개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김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이 시행까지 순항할지는 미지수다. 법적으로 사기업인 버스회사에 대해 경영 개입은 ‘월권’이라는 지적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개정안에 대해 서울시도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필요하면 법률 검토도 할 것”이라며 “버스업계에 일단 의견을 전달하긴 했는데 반대 분위기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법적으로 문제가 될 만한 조항은 제외하고 발의했다”며 “중앙정부든 서울시든 보조금을 주는 단체나 기업에 대해 정산을 엄격하게 해야 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민들의 반발에도 지난해 6월부터 서울시는 간ㆍ지선버스 기준 150원(1050원→1200원)을 올렸다. 서울시는 버스요금 인상 이유를 운영적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버스의 2014년 운영적자 3092억원으로 2012년 대비 25.4%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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