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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0일간의 미국 골프횡단]60대 청춘들 골퍼의 로망을 현실로 바꾸다
지난 2012년 9월 10일부터 11월 10일까지 62일간에 걸친 대단한 여행이 있었다. 64세의 고교동창 4명이 미국 대륙을 횡단하면서 13개주 36곳의 골프장에서 라운드를 한 포섬(Foursome) 골프 여행이었다. 골퍼라면 누구나 꿈꾸는 '로망'이다.

비서가 일정을 봐주고 호텔과 리조트를 오가는 사치스러운 여행이 아니었다. 환갑이 넘은 나이의 포섬은 이역만리 땅에서 영어로 의사소통을 해야 했고, 돌아가며 캠핑카를 운전해야 했으며, 야영장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등 나름대로 ‘생고생’을 했다. 그 속에 다양한 에피소드와 우여곡절이 넘쳐났다. 두 달간의 스토리는 푸른영토 출판사에서 <60일간의 미국 골프횡단>이란 단행본으로도 나왔다.

사서 고생하는 경험은 나중에 돌아보면 신나는 모험이다. 헤럴드스포츠가 매주 그들의 여행기를 소개하며 골프의 즐거움, 60대 청춘들의 우정이 넘치는 여행 스토리를 연재할 예정이다. 아마도 골프판 ‘꽃보다 할배’일 것 같다. 그게 12년의 일이니 할배 여행의 원조격이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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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전에 앞서 '돌격 앞으로'를 외치는 다스팀. 왼쪽부터 최금호, 설병상, 장기풍, 양기종.


다스팀, 힘찬 도전을 위한 준비
지난 2012년 9월 10일, 가족들과 친구들의 따듯한 응원을 받으며 생애 처음으로 62일간의 미국 대륙횡단 골프여행을 떠났던 그날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당시 나이 64세, 보성 중고등학교 58회이자, 68년 졸업 동기동창인 우리는 캠핑카로 미국대륙 13개 주, 1만1,346km를 달리고, 11개 캠핑장과 35개 호텔에서 숙식하고, 36곳의 골프장에서 라운드를 하는, 포섬 골프여행을 감행했다. 미국과 한국 골퍼 중에서 한두 사람이 미국 대륙횡단 골프여행을 한 기록은 있으나, 4명의 기록은 아직까지 없었다. 우리의 도전 가치를 어떻게 평가하든, 처음 시도하였고 성공한 우리의 골프여행은 우리 모두에게 무한한 자긍심을 갖게 하였다.

우리는 골프 원정단의 이름을 다스팀(DAS: Dreaming Age Shooter)이라 정했다. ‘에이지 슈터를 꿈꾸고 이루려고 노력하는 팀’이라는 뜻이다. 에이지 슈터는 18홀을 도는 동안 자신의 나이와 같거나 그 이하의 타수를 기록하는 것을 말한다. 골프 마니아라면 누구나 한번쯤 ‘에이지 슈터’를 꿈꾼다. 나이가 어리면 에이지 슈터는 상상조차 할 수 없고 반대로 나이가 들면 비거리가 현격하게 짧아지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내기가 쉽지 않다. 이븐파로 에이지 슈터에 성공하려면 72세가 넘어야 하니 어떻게 보면 에이지 슈터라는 것은 프로도 도달하기 힘든 무모한 목표일지 모른다.

꿈꾸는 60대 청년들의 용기 있는 도전은 미국 대륙횡단의 꿈을 버리지 않았던 한 친구로부터 시작되었다. 바로 다스팀의 최금호. 우리는 그를 미국 골프원정단의 단장으로 선출하였다. 그는 1980년대 초반 법학을 전공하기 위하여 미국 유학을 떠났다. 24시간이 모자라는 빡빡한 학업 일정 속에서도 틈틈이 미국의 젊은이들의 대륙횡단 소식에 귀 기울이고, 도보로 자전거로 자동차로 그들만의 꿈을 성취해가는 과정에 신선한 충격을 받곤 했다. 최 단장은 유학을 마치고 급히 귀국하느라 자신이 꿈꾸던 대륙횡단 여행을 실천에 옮기지는 못했지만 항상 가슴속에 태평양만한 고래를 숨겨두고 살았다. 무엇보다도 그 광활한 대지의 복 받은 땅을 제대로 느껴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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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에 개설했던 다스팀 카페 타이틀.


꿈같은 미국 여행이 수면 위로
2009년부터 최 단장을 위시한 골프 멤버(설병상, 양기종, 장기풍)들은 강원도 원주의 오크밸리 골프장에 골프를 치면서 자연스럽게 ‘미국골프여행’이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된다. 최 단장의 미국골프여행의 꿈을 현실적으로 뒷받침한 사람은 양기종이다. 멤버들은 골프 성적이 제일 좋았던 그를 다스팀 원정단 골프 대표선수로 선출하였다.

양 대표는 2010년에 미국 주재원으로 LA에 나가 있던 사위와 딸을 방문했다. 그곳에 사는 친구들과 골프를 즐기면서 미국의 인터넷 예약 문화를 알게 되었다. 사이트에 들어가 예약을 하면 자연스럽게 부킹이 되었고, 내비게이션을 쓰면 못 갈 곳이 없는 게 미국골프여행이었다. 방문한 골프장은 주로 퍼블릭 골프장이었다. 한국처럼 부킹하는 것도 어렵지 않았고, 주변사람 눈치 볼 일도 없었다. 미국인들에게 골프는 길거리 농구 같은 생활 스포츠였다. 미국에 두 달간 있으면서 무려 서른 번 골프를 즐겼다.

미국에서의 소중한 경험을 한 양 대표는 한국에 돌아와 자연스럽게 ‘미국골프여행’을 제안하기에 이른다. 2011년 3월, 양 대표의 제안에 화색을 하며 반긴 건 당연히 최 단장이었다. 벌써 여러 번 골프여행을 제안했던 당사자로서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었다. 함께 오크밸리에서 골프를 치던 설병상과 장기풍이 흔쾌히 힘을 보탰다.

동창회의 골프회 모임에서 이 아이디어를 꺼내자 의외로 쉽게 팀이 만들어졌다. 처음엔 2팀 8명이 참가 신청을 하여 2011년 5월 ‘미국대륙횡단 골프여행’ 발기인 대회를 하였다. 이때부터 무모할 것 같았던 여행 준비일정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2011년 7월 3차 정기모임에서 출발일자를 2012년 3월 23일로 결정했다. 최 단장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출발해 미국 남부를 지나 뉴욕에서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50일간의 골프 30라운드의 1차 계획안을 짰다. 또한 2011년 9월 네이버에 카페(http://cafe.naver.com/bfandchoi: 다스팀)를 만들었다. <다음 편에 계속>

* 이 글은 푸른영토에서 발간한 <60일간의 미국 골프횡단>에서 발췌했습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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