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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길용의 머니스토리(貨殖列傳)] 中 증시 폭락의 이해…위안화 곤두박질과 엔화의 인기급등
[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 중국 증시가 공황상태다. 금융시장과 증시는 경제의 거울이다. 중국 경제 자체가 문제다.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본질의 이해가 중요하다.

4일에 이어 사흘만인 7일 중국 증시는 다시 폭락했다. 5일과 6일 잠잠했지만, 그 새 문제가 해결된 게 아니라 중국 정부가 시장을 윽박지른 때문이다. 지나 4일의 폭락을 장중 매매제한 조치인 서킷브레이커를 처음 시행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 전문가들도 있었지만, 문제는 그 이상이다.


주목할 부분은 환율이다. 지난 8월 중국 증시가 패닉에 빠졌을 때도 위안화 가치가 떨어진 탓이 컸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4일에도 7일에도 중국 인민은행이 고시한 환율은 큰 폭의 원화평가절하였다. 그럼 왜 평가절하가 증시 폭락와 금융시장 혼란을 야기할까.

2000년대 초반부터 중국에는 해외자본이 물밀 듯이 몰려들었다. 이 자본이 만든 공장들이 물건을 팔아 다시 돈을 벌어들였고, 부동산으로 공장설비로 다시 투자됐다. 중국 경제가 고성장을 했다는 뜻은 그만큼 많은 돈이 몰려들어 많은 부가가치를 생산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문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부터 드러났다. 중국 공장에서 만든 제품을 소비하던 선진국에 경제위기가 닥치면서 설비가동률이 떨어졌다. 설비가동률이 떨어지면서 원자재 소비가 줄었고, 중국에 원자재를 수출하던 자원부국과 신흥국들의 먹거리가 줄었다. 이들은 동시에 중국의 수출시장이기도 하다. 소비가 시원치 않아지면서 과잉이 생겨났고, 소득증가가 자산가치를 쫓아가지 못하면서 부실이 발생했다. 부실발생은 곧 위안화 자산가치의 하락이다.

여기서 또다른 악순환이 시작된다. 떨어지는 위안화에서 벗어나 밖으로, 즉 달러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생겼다.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 떨어질수록 다른 통화로 바꾸는 데 불리해진다. 위안화 가치가 떨어질수록, 더 떨어지는 걸 피하기 위한 수요가 몰리기 마련이다.

게다가 중국 정부는 고정비와 빚 부담으로 돈가뭄이 심한 경제에 돈을 풀어 해갈해왔다. 그런데 구조개혁이 없다보니 돈을 풀수록 위안화 가치는 떨어지고 빚만 다시 불어났다. 이는 다시 자산도피를 가중시켰다. 올 들어 중국의 외환보유고가 급격히 줄어든 것은 이에 따른 자연스런 결과다.

증시가 특히 아비규환인 까닭은 정부 규제 탓이다. 이미 지난 6월부터 중국 투자자들은 증시를 떠나고 싶어했다. 공급과잉과 늘어나는 부실에 시달리는 기업들에서 돈을 빼고자하는 수요다. 그런데 중국 정부는 이를 힘으로 눌렀다. 주식을 팔고 싶은 데 못 팔게 했다. 몇 달새 기업들 펀더멘털이 바뀌기는 쉽지 않다. 투자자들은 언제든 팔 수 있을 때만 학수고대했을 게 뻔하다. 이번이 바로 그 때다.

중국의 자산에 투자할 매력이 다시 생기지 않는 한 위안화 탈출행렬도, 증시 폭락도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공급과잉과 눈덩이 빚 문제를 해결해야만 중국 경제와 증시의 건전성도 회복될 수 있다. 게다가 정부가 사고 파는 걸 힘으로 통제하는 시장에 누가 돈을 넣으려 할까?

여하튼 위안화가 약세가 되면 원화도 약세일 수 밖에 없다. 중국 경제와 가장 가까운에 한국 경제다. 게다가 이미 대한민국은 달러인출기로 세계적인 정평이 나 있는 곳이다. 불황형 흑자라도 날 때 원화 팔고 달러 사고 싶은 게 외국인들의 마음이다. 불황형 흑자가 나서 자칫 적자로 돌아설 때는 탈출하려해도 이미 늦을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이든, 내국인이든 위안화나 원화보다는 달러나 엔화가 나아보인다.

물론 굳이 한 쪽을 택하라면 미국 달러다. 위안화 약세가 상대적 안전자산인 엔화를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들고 있지만, 계속되면 일본 경제에 부담이다. 돈 풀어 경기부양하려는 일본인데. 글로벌 자금이 풀린 엔화를 빨아들여 버리면 낭패를 볼 수 있다. 수출경쟁력에도 불리하고, 디플레이션도 심화시킬 수 있다.

미국은 상대적으로 내수비중이 큰 나라다. 달러 강세로 인한 수출경쟁력 훼손의 정도가 상대적으로 적다. 되레 달러강세로 수입물가가 낮아지면 소비가 촉진될 가능성이 더 크다. 달러다.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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