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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약통장으로 재테크? 옛날 이야기죠
금리 年 2% 불과 매력상실


#.직장인 이모씨는 얼마 전 5년 정도 유지해 온 주택청약종합저축을 과감히 해지했다.

유주택자였던 이씨는 고금리에 대한 매력으로 부인과 함께 청약통장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지난달 정부가 청약통장의 해지 시 금리를 연 2%로 0.2%p 추가 인하하자 고금리 매력을 상실했다 보고 해지를 결정했다. 유주택자라 연말 소득공제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데다, 추가로 아파트 청약에 나서더라도 부인의 통장을 활용하면 됐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가 청약통장의 금리를 연2%로, 0.2%p 인하하면서 청약통장이 사실상 재형(財形)기능을 상실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본래 청약통장은 주택마련을 위한 목적이지만, 그동안 시중 예금금리에 비해 높은 이자로 목돈 마련을 위한 재테크 수단으로 가입하는 이들도 많았다.

하지만, 금리가 연 2%까지 내려가면서 재테크 목적의 청약통장 가입은 사실상 무의미해진 상태다.

부수 조건 충족을 요구하는 측면이 있지만, 이미 일반 시중은행 및 지방은행들은 예금 금리가 2%를 넘는 특판 상품을 심심찮게 내놓고 있다. 2금융권인 저축은행에는 2% 중후반대의 예적금 상품이 즐비하다.

하지만, 청약통장 가입자들의 본질적 불만은 낮아진 예금 금리가 아닌, 가파른 금리 하락 속도에 있다는 분석이다.

청약통장 금리 하락 속도가 한국은행 기준 금리 인하 속도의 배에 달할 정도로 빠르고 가파르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청약통장의 금리 인하는 모두 4차례에 달했다. 지난해 3월과 6월, 10월 각각 0.2%p, 0.3%p, 0.3%p씩 일괄 인하한 이후 지난달 4번째로 0.2%p를 추가 인하했다. 1년 사이 네 번에 걸쳐 1%p의 금리가 내려간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한국은행은 3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금리를 0.25p%씩 총 0.5%p 인하했다. 청약통장 금리 하락이 기준금리 하락폭의 두 배에 달한 것이다.

특히 한국은행이 6월 금리 인하 후 동결 기조를 이어가는 상황에서도, 청약통장 금리는 10월과 12월 두 차례나 추가로 인하된 점이 쉽게 수긍이 가지 않는 대목이다.

더구나 12월 시중 금리는 미국 금리 인상 여파로 상승 쪽에 무게를 두기 시작한 시점이다.

재작년 상반기만 해도 연 4%였던 청약통장의 금리는 2%로 반토막 나는 데 걸린 시간은 2년 5개월에 불과했다. 많게는 1.5% 까지도 차이나던 청약통장 금리와 한국은행 기준금리의 차이도 0.5%p로 줄었다. 


정순식 기자/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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