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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패와의 전쟁] 부패범죄수사단 궁금한 점 3가지
[헤럴드경제=박일한기자] 법무부와 대검찰청이 전국 단위의 대형 사건을 전담할 ‘부패범죄특별수사단’(특수단)을 설치하기로 했다. 검찰은 특수단이 정치 편향성 논란으로 폐지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중수부)가 간판만 바꿨다는 비판을 의식해 정치적 중립성, 공정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와 관련 특수단에 대해 궁금한 세 가지를 소개한다.

서울 서초동 검찰청 건물. 좌측 하얀색 건물이 대검찰청, 갈색 건물이 서울중앙지검, 뒷편 하얀색 건물이 서울고등검찰청.


▶왜 대검찰청이 아니고 고등검찰청일까?= 특수단은 고등검찰청에 위치할 계획이다. 하지만 고등검찰청장이나,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 등과는 어떤 지휘 계통도 형성되지 않는다. 검찰총장으로부터 직접 지휘를 받는 조직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검찰총장이 머무는 대검찰청에 자리를 잡지 않고 왜 고등검찰청에 둥지를 트는 것일까.

정치 편향성 논란으로 폐지된 중수부처럼 보이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란 게 안팎의 설명이다. 외부에서 봤을 때 대검찰청과 거리가 좀 떨어진 고등검찰청에 자리를 틀도록 한 것이 좀더 객관적으로 보인다는 판단이다. 대검 관계자는 “특수단은 검찰총장 수사 지휘를 받지만, 그렇다고 대검찰청 직제는 아니다”면서 “고등검찰청에 위치하도록 하는 게 가장 좋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김기동 부패범죄특별수사단장이 7일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폐지 시한을 정하지 않은 ‘한시적’ 조직?= 검찰이 특수단의 성격을 설명하는 핵심 키워드 가운데 하나는 정식 직제기구가 아니라 ‘한시적 조직’이라는 것이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중수부 부활 논란에 대해 설명하면서 “중수부와 ‘형태’는 같을 수 있다”면서도 “다만 중수부와 같은 법에서 정한 정식 직제기구나 창설조직이 아니라 한시적 조직이라는 점에서 다르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한시적 조직은 특정한 과제가 생겼을 때 만들어지고 업무가 끝나면 해체된다. 하지만 특수단은 당장 특정한 과업이 생겨 만들어진 조직이 아니다. 물론 전국단위 대형 부패수사, 중수부 해체 후 약해진 수사력 보완 등 과업이 있지만, 이는 ‘한시적’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결국 중수부 부활 등 비판을 고려해 ‘한시적’이라는 꼬리표를 달았지만 일상적인 업무가 주어지는 사실상 상설조직처럼 활동할 가능성이 크다.

대검 관계자는 “평상시엔 과거 중수부처럼 수사 대상을 정하기 위해 내사를 하는 등 활동을 벌이다 수사 대상이 정해지면 여러 수사관을 모아 본격적으로 수사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당장 공식적인 상설화 계획을 추진하는데 대해선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대검 관계자는 “특수단을 정식 직제화 하려면 여러 절차가 필요하고, 국민들의 공감대와 동의가 있어야 한다”며 “지금 단계에서 상설화 여부를 말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운용을 잘하면 중립성, 공정성 원칙 지킬 수 있을까?= 검찰은 특수단에 대해 “기존 중수부와 겉으로 드러나는 행태는 같지만 운용상의 문제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설명한다. 그러면서 “신속한 의사결정과 강한 수사력이라는 장점은 살리고, 정치적 중립, 공정성은 보완하는 방향으로 운영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중립성과 공정성을 담보할 수단이 마땅히 없어 보이는 게 사실이다. 특수단은 한시적인 기구여서 법률적인 규정이 따로 없다. 대검은 내부 운영지침을 마련해 운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지만 어디까지나 내부지침일 뿐이다.

지속적으로 중립성 논란이 제기될 가능성이 큰 이유다.

특수단은 중수부처럼 검찰총장의 직접 지휘를 받는다. 검찰 고위관계자는 “검찰총장이 지시하는 사건을 주로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검찰총장이 좌지우지하는 조직이 될 것이란 이야기다. 검찰총장은 대통령이 임명한다. 검찰총장의 지시는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될 수밖에 없다. 결국 중수부를 폐지할 때 주요 이유가 된 ‘하명수사’ 논란이 재현될 수 있다. 올해 치러질 총선이나 내년 대선을 앞두고 특정 정치 세력에 치명타를 줄 만한 대대적인 수사를 진행한다면 논란은 커질 수밖에 없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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