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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호 유족들 “참사 흔적 지우려는 졸업식 참석 못해”…단원고, 명예졸업식 취소
[헤럴드경제=원호연기자]세월호 참사 피해자 모임인 4·16 가족협의회가 12일 열리는 안산 단원고 졸업식에 불참하기로 결정하면서 희생자에 대한 명예 졸업식도 취소됐다.

4ㆍ16 가족협의회는 지난 5일 ‘단원고 졸업식을 앞두고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자료에서 “희생자 가족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단원고 졸업식에 참석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자료는 “축하받으며 졸업해야 할 생존학생들이 졸업식을 둘러싼 논란에 휘말려 마음을 다치면 안되기에 의사표현을 공개적으로 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9명의 세월호 실종자가 돌아오지 않은 상황에서 안산 단원고 2학년(명예 3학년) 졸업식이 다가왔다. 유족들은 9명의 실종자가 돌아와야 이들의 졸업식에 대해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사고 이후 기억교실로 보존되고 있는 단원고 2학년 교실.

협의회는 “아직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과 선생님이 있는데 우리 아이들(희생자)만 먼저 졸업을 시킬 수는 없다”며 “이들이 모두 돌아온 후 졸업식을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다만 “어른들의 잘못이 빚어낸 끔찍한 참사에서 어렵게 스스로 살아나온 75명 생존학생들의 졸업을 정말 축하한다”며 “먼저 간 친구들을 잊지 않고 성실히 꿈을 이뤄 나갈 수 있도록 모두 따뜻하게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4·16 가족협의회는 희생된 2학년 학생(명예 3학년) 250명에 대한 명예졸업식에도 참석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협의회는“세월호 참사의 흔적을 지워버리기 위해 강행하는 명예졸업식에는 참석할 수 없다”면서 “졸업식을 1월 초에 하는 이유는 졸업식 후 교실을 정리하고 리모델링할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것인데 가족들은 교실과 관련, 어떠한 타협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졸업식은 예정대로 거행하되 희생 학생들을 위한 명예졸업식 계획은 취소하기로 6일 결정했다.

협의회가 기억교실의 향방을 우려해 명예졸업식에 불참키로 하면서 신입생 입학을 앞두고 단원고는 교실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단원고는 오는 3월 입학하는 신입생(12학급 300명)을 수용하려면 현 3학년 교실 4칸에다 8칸이 더 필요하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현재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이 사용하던 교실 10칸은 비어 있다. 책상 위에는 사진과 편지, 노란 리본, 꽃 등이 놓여 있고 일과 이후에는 사전 신청한 외부인들에게도 방문하고 있다. 지난해 9월 416가족협의회에서 부족한 교실을 증축하는 대신 ‘기억교실’을 영구히 존치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지난해 11월 도교육청은 학교 앞 시유지에 ‘416민주시민교육원’(가칭)을 지어 기억교실을 이전, 복원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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