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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유가 35달러 붕괴]이란산 원유 봉쇄 작전 나선 사우디…가격전쟁 나섰다
[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사우디라아비아가 이란산 원유 봉쇄 작전에 나서면서 ‘가격전쟁’을 무기로 장착했다.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사우디 아람코는 유럽에 수출하는 2월 인도분 석유가격을 배럴당 60센트 내렸다.

유럽 수출가격 인하는 사우디와 이란간 갈등이 격화되는 와중에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


전문가들은 사우디가 이란의 금수조치 해제 이후 이란산 원유의 유럽 수출을 겨냥해 가격인하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선제적으로 자국산 원유 가격을 낮춰 이란산 원유가 유럽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란 석유 전문가 모하메드 사다흐는 이와 관련 “사우디가 이란의 시장 복귀를 대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의 금수조치 이전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이란산 원유 의존도는 각각 13%, 16%에 달했다. 금수조치 이후 원유수출에 다시 나서는 이란이 유럽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서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우디의 원유 수출가격은 수요와 공급 등을 기반으로 할인율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결정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유럽 수출원유 가격의 인하는 사우디가 이란의 석유수출 재개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한다. 러시아가 최근 수출가격을 올리는 등 최근 유럽 원유시장에서 가격인상 쪽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과는 상반된 행동을 보이는 것이 이란을 봉쇄하기 위한 조치라는 얘기다.

사우디는 특히 원유 생산량을 놓고도 이란과 갈등 관계를 빚고 있다. 사우디는 원유 생산량을 늘려 인시적으로 원유 가격을 낮추는데에 주력하고 있다. 원유생산 비용이 낮은 잇점을 충분히 활용해 미국 셰일가스 업체들에게서 백기를 받아 내겠다는 작전이다. 사우디의 이같은 ‘생산량 증가→가격인하→경쟁업체 도태’ 작전은 이란을 상대로도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사우디가 2월 유럽 수출원유 가격을 내린 것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사실상 이란의 돈줄을 끊어 놓겠다는 것이다.

반면, 이란은 원유 생산량의 공격적 증대 방침에서 한 발 빼며 이번 갈등이 석유전쟁으로까지 이어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원유를 놓고 양국이 치킨게임을 벌일 경우 이란으로선 득 될게 없기 때문이다. 원유 증강 및 가격경쟁으로 원유시장 상황이 악화될 경우 이란은 극심한 재정난에 휩싸일 수 뿐이 없다.

이란 국영석유기업 NIOC의 모센 캄사리가 5일(현지시간)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입장을 바꿨다”며 종전의 정책에서 방향을 선회한 것도 이 때문이다.

캄사리는 “유가가 더 이상 낮아져서는 안된다”며 올해 유가가 현 수준을 유지하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특히 “가격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3일 이란의 석유장관 비잔 잔가네는 석유부 웹사이트인 샤나를 통해 “현 원유 시장 상황을 더 악화시키지 않을 것”이나 “점유율은 확대해 나가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란은 그동안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지속적으로 경제제재 해제 이후 산유량 한도를 날려 달라고 요청해 왔다. 이란은 특히 금수조치가 풀리면 6개월 이내에 하루 생산량을 200만 배럴 늘리겠다고 공언해왔다. 하지만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와 갈등이 격화되면서 사실상 전략을 바꾼 것이다.

다만, 이란산 원유 주요 수출지역인 유럽의 경우에는 오히려 가격전쟁이 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사우디가 이란산 원유의 공급을 막기 위해 가격경쟁에 나서면 이란으로서도 수출선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가격전쟁을 벌일 수 뿐이 없다는 것이다. 하미드 후세이니 이란석유수출협회 회장도 “이란은 더 좋은 가격과 좋은 품질로 유럽 시장에 복귀할 것”이라고 말해 이같은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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