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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남 족보’, 학원가 성공보증 수표..분원, 경력만으로도 수강생 몰려
- ‘강남 족보’ 발판으로 다른 지역 노크
- 강사도 대치동 경험은 큰 무기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대치동 시스템 상륙’

#. 지난달 경기도 용인의 한 신도시 지역에 문을 연 입시학원 광고의 핵심 문구다. 광고 전단지와 대형 플래카드에 큼지막히 새겨진 ‘대치동’이란 단어는 ‘강남 족보’에 열광하는 엄마들을 자극했다.

“서울 강남에서 학원 운영했는데…” 이런 말은 강남 외 지역에서도 통한다. ‘강남이력서’를 발판으로 다른 지역 진출이 쉬워진다는 얘기다. 대표적인 게 학원이다. 사진은 6일 오전 학원이 몰려있는 대치동 전경.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유명 대형 프랜차이즈 학원도 아니었지만 오픈 한달만에 50명이 넘는 학생들이 몰려들었다. 학원장 A(42)씨는 “강남, 대치동 딱지가 붙어 있으면 학부모들의 반응이 다른 게 사실”이라며 “대치동 학원의 분원이라고 하면 일단 신뢰감과 기대감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A씨는 광고비 투입 대비 큰 효과를 봤다고 고백했다.

대한민국 최대 부촌이자 사교육 1번지 강남. 그 가운데서도 지하철 3호선 대치역과 도곡역 사이, 은마아파트 사거리와 대치사거리 사이에 이르는 대치동 일대 학원가는 여전한 명성을 자랑한다.

지난 2013년 강남구가 발표한 사회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강남구에서 초중고 자녀를 둔 가구는 사교육비로 월 평균 121만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 1명당은 월 평균 79만원이다.

강남, 대치동 일대는 경쟁이 치열한만큼 문을 닫는 학원도 많다. 하지만 강남에서 학원을 운영하려는 원장들 사이에서는 성공하면 좋고, 실패하더라도 이른바 ‘강남 족보’와 경험을 발판으로 다른 지역 진출이 쉬워진다’는 인식이 깔려있는 경우가 많다는 분석이다.

실제 대치동 및 강남구와 서초구 일대 학원가에는 경쟁 심화 및 높은 임대료 부담으로 폐업하는 학원이 속출한다.

“서울 강남에서 학원 운영했는데…” 이런 말은 강남 외 지역에서도 통한다. ‘강남이력서’를 발판으로 다른 지역 진출이 쉬워진다는 얘기다. 대표적인 게 학원이다. 사진은 6일 오전 학원이 몰려있는 대치동 전경.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6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2015년 한해 동안 강남교육지원청(강남구ㆍ서초구) 산하 지역에서 문을 닫은 학원 및 교습소는 1191개로 서울 전 지역을 통틀어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많은 강서 지역 폐원 학원 수(331개)보다 3배 이상이다.

지난해 서울에서 폐업한 학원ㆍ교습소(3238개)의 3분의 1 이상이 서울 전체 인구의 10분의 1에 불과한 강남ㆍ서초구에서 나온 것이다.

목동에서 수학학원을 운영하는 B(33)씨는 “요즘 학원 매물 광고가 하루에 100개 이상씩 쏟아질 정도로 사교육계가 휘청이고 있지만 앞으로를 위해 강남에 들어가려는 생각을 언제나 갖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 프리미엄’을 얻으려는 건 강사들도 비슷하다. 대치동, 강남에서 커리어를 쌓고 다른 지역으로 나가면 하나의 이력서가 되기 때문이다.

대치동에서 특목고 대비반을 맡고 있는 과학 강사 김모씨는 “특목 대비나 영재반의 경우 학원비부터가 월 300만~400만원 선으로 목동 지역보다도 2배 가량 높다. 능력 있는 강사들이 대치동으로 몰릴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강남도 잘 되는 학원, 잘 나가는 강사만 살아남지만 실패하더라도 대치동 경험은 나중에도 큰 무기가 된다. 축구로 치면 레알 마드리드 같은 명문팀을 경험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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