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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동치는 중동…反사우디ㆍ시아파 강경세력 득세 우려
[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 사우디아리비아의 이슬람교 시아파 지도자 처형으로 중동 정세가 연초부터 요동치고 있다.

유럽 각국은 이슬람교 수니파와 시아파를 각각 대표하는 사우디와 이란의 대립이 격화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중동에서 반(反)사우디 정서가 강해지는 한편 이란, 시리아 등에서 시아파 강경세력이 득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4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프랑스 르 피가로 등 유럽 주요 언론은 사우디의 강경 조치가 대(對) 테러 국제공조에 균열을 야기하고 사우디와 이란 양국 내부에 대변혁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사우디는 지난해 1월 살만 국왕 취임 이후 왕가 내분과 왕정에 대한 불만으로 지하드에 동조하는 세력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전임 압둘라 국왕의 경우 국내 소수인 시아파에 대해 유화적 입장이었지만, 살만 국왕과 국정을 주도하는 아들 모하마드 빈 살만 왕자는 강경책으로 시아파를 고립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시아파 지도자 처형에 대해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사진출처=게티이미지]


이런 상황에서 단행된 처형은 국내외 반(反)사우디 세력에 대한 단호한 대응 의지로 분석된다. 르 피가로는 사우디가 지원하는 시리아 내 반군지도자 자란 알루시가 처형된 데 따른 보복 조치로 해석했다.

반면 중동 지역에 반사우디 정서는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우디 내 시아파의 반발은 물론 시아파가 다수인 바레인 등에서 반사우디 봉기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반사우디 정서는 국제유가 폭락과 맞물려 재정 상황이 악화된 사우디 왕가를 더욱 곤경에 빠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르 피가로는 시아파 지도자 처형으로 사우디와 같은 수니파인 이슬람국가(IS) 등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 그들을 고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우디는 IS, 알누스라전선 등 지하드 조직들의 주요 공급원으로 알려져있다.

이번 강경 조치는 시아파의 맏형 격인 이란을 자극하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사우디와 강경 대치로 이란 내 강경파가 득세할 우려가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 내 시아파 강경세력이 현 정권인 온건자유화 노선을 후퇴시키고 공격적인 정책으로 선회할 수 있다는 얘기다.

사우디의 조치에 대해 동맹인 서방국의 시선도 곱지 않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국은 그동안 공론화를 주저해왔던 사우디의 인권탄압 문제를 본격 제기할 움직임이다.

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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