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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이 인도보다 100배 비싸… C형 간염약 가격 차이 이유는?
[헤럴득경제=김성훈 기자] 얼마 전 서울의 한 의원에서 부도덕한 의료행위로 집단 발병한 C형 간염은 아직 백신은 없지만, 적시에 치료제만 잘 복용하면 나을 수 있는 병이다. 특히 2013년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개발한 ‘소발디’는 식약처 실험 결과 치료율이 90% 달할 정도로 효과가 좋다.

문제는 가격이 굉장히 비싸다는 것. 아직 정식 판매되지 않아 가격은 책정되지 않았지만, 국내에서 한 알을 사려면 40만원 정도가 들고 12주 치료(환자는 보통 90일 동안 약을 먹어야 한다)에는 3000만원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 급여 적용도 안돼 부담은 고스란히 환자의 몫이다.


그러나 인도에서는 소발디 한 알을 불과 4달러 정도면 살 수 있다. 한국 판매가의 100분의 1 정도 밖에 안되는 것이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인도에서 소발디는 올해 3월까지만 해도 10달러에 팔렸지만, 현재는 4.29달러에 팔리고 있고, 앞으로도 가격은 계속 떨어질 전망이다. 엄청난 가격 차 때문에 한국의 일부 C형 간염 환자는 해외직구를 고민할 정도다.

이처럼 저렴한 가격은 무척 이례적인 것처럼 느껴진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 따르면 소발디 한 알의 가격은 미국 119만원, 영국과 프랑스 64만원, 일본 56만원 등이다. 미국에서는 비싼 가격 때문에 일부 주의 메디케이드(주 정부 의료보험)에서 소발디 사용을 제한했고, 상원의회는 길리어드를 비난하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비싼 가격 덕에 길리어드의 2014년 매출액은 244억7400만 달러(약29조원)로 2013년의 두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순이익은 매출액의 절반인 121억100만달러(약14조원)에 달했다.

그럼에도 소발디가 인도에서 이렇게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되는 이유는 길리어드가 제네릭(복제약) 생산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길리어드는 11개 인도 회사에 제네릭 생산 라이센스를 줘서 가격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라이센스 제약사들은 소발디의 가격을 낮추는 데 그치지 않고 진료병원에 검진기를 무료로 제공하고 홍보활동을 지원하는 등 고객모집에 힘쓰고 있다. 인도만이 아니라 다른 100여개 저개발국가에서도 소발디는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경쟁으로 인한 가격하락을 환영하고 있다. 전 세계에 약 1억5000만명이 C형간염을 앓고 있고 인도에서만 약 1200만여명의 보균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소발디를 비롯한 상당수 희귀의약품의 가격이 특허 보호를 명분으로 처음부터 지나치게 비싸게 책정됐다는 지적도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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