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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예측 2016 유통 지각변동 예고] 먹거리 재편 ‘싱글라이제이션’ 시대 온다
작년 1인가구 비중 27.1%…가속화 예상
가정간편식·도시락 등 아이템 더 세분화



‘혼자’ 먹고 ‘혼자’ 생활하는 것이 익숙한 시대다. 가족, 친구, 직장동료 등 집단을 중심으로 움직여 온 대한민국이 점차 개인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더 이상 홀로 경제생활을 하는 것은 ‘외롭다’라는 형용사와 나란히 하지 않는다. 


중요한 일상 행위 중 하나인 ‘끼니’도 마찬가지다. 혼밥(혼자 먹는 밥)이라는 용어가 유행처럼 번지지만 전문가들은 이 것이 유행에만 그치지 않을 것이라 예견한다. 이처럼 개인화된 소비패턴은 지난 2015년에 이어 유통업계가 주목해야하는 키워드로 꼽힌다. 2016년 한해는 소위 ‘싱글라이제이션’이라 불리는 거대한 흐름에 대응하기 위한 유통업계의 다양한 시도들이 기대되는 한해다. HMR(Home Meal Replacement, 가정간편식), 도시락 등 1인 가구 시대를 대표하는 아이템들은 더 세분화되고, 식품, 유통업체들은 다양화된 개인의 니즈(needs)를 충족시키기 위한 결과물들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에서 싱글슈머(개인 소비자)들의 영토확장은 거침이 없다. 1인가구는 향후 5년 내에 대한민국 소비시장을 움직이는 가장 거대한 집단이 될 것이란 게 전문기관들의 전망이다. 이미 1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4분의 1을 넘어섰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5년 1인가구는 전체 가구의 27.1%, 총 488만 4000가구에 이르렀다.

취업난, 결혼난, 딩크족의 증가 등 다양한 사회적 현상과 맞물리면서 1인 가구의 증가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의 ‘장래가구추계’를 살펴보면 2020년에 1인 가구의 비중은 29.6%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가구 유형이 될 것으로 예측되고, 2035년에는 총 가구의 34.3%를 점유할 것으로 추계된다. 산업연구원에 의하면 지출규모면에서도 1인 가구가 전체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15.9%에서 2030년 19.6%으로 높아질 전망이다. 


집단 중심의 생활이 개인 중심으로 바뀌면서 2016년 먹거리 시장도 자연스럽게 ‘싱글라이제이션’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측된다. 대형마트와 편의점, 식품업계 전반에 불붙은 HMR 시장 내 경쟁은 더욱 심화되고, 타깃을 세분화한 프리미엄 식품 시장의 성장세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2조 원 규모의 HMR 시장을 점령하기 위한 경쟁은 연말, 연초부터 달아오른 상태다. 지난 연말 롯데마트는 롯데푸드와 손잡고 HMR 시장 내 입지를 넓히고 있는 이마트의 PB브랜드 ‘피코크(PEACOCK)’에 대한 대항마로 ‘밀 솔루션’ 브랜드 ‘요리하다’를 출시했다. 롯데마트는 론칭 후 출시된 21종의 제품에 이어 2015년에는 해당 브랜드 상품을 200개, 2017년에는 500개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가열된 가정간편식 시장의 개념을 ‘밀 솔루션’이라는 용어를 통해 식생활 전반으로 확대, 시장 재편에 나서겠다는 목표다.

1인 가구 주도의 근거리 소비 증가의 최대 수혜자로 꼽히는 편의점업계는 지난해 말 CU의 ‘백종원 도시락’의 출시로 2016년 ‘브랜드 도시락’ 격전을 예고하고 있다. 통념을 벗어난 대용량 상품으로 매출효과를 톡톡히 봤던 지난해에 이어 1인 가구의 소비패턴을 고려한 다양한 형태의 PB상품의 출시도 기대할만하다.

소득수준 증가에 따른 HMR의 프리미엄화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월 홈플러스가 싱글들을 위한 프리미엄 간편식을 지향하며 내놓은 ‘싱글즈 프라이드’가 대표적인 사례다. 집밥과의 맛, 영양적 격차를 줄이기 위한 웰빙형 HMR 상품의 개발, 지역맛집, 유명 셰프와의 콜라보, 본인 만족을 위한 소비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작은 사치’를 고려한 프리미엄 식품의 등장도 주목할 부분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 주도의 간편식 PB들이 출시되면서 간편식의 브랜딩화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됐다”며 “식품, 유통회사들이 어떤 세부 타깃을 겨냥해 어떤 브랜드로 시장 내 입지를 다지느냐는 부분도 내년 간편식 시장의 판세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손미정 기자/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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