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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서울시민이다] 온라인 속에도 마을이 있을까?
마을은 온라인 작은 찻잔 속 태풍 … 2기사업 '마을의회' 구축 등 과제 남겨

우리는 실생활에서 만나는 사람들 보다 온라인을 통해 접하게 되는 사람들의 수가 훨씬 많은 시대에 살고 있다. 한 통계에 의하면 전 세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용자 수는 2015년에 약 19억 6,000만 명에 달하고 2016년엔 20억 명을 넘어설 것이라고 한다. 전 세계 인구가 약 70억 명쯤 되니까 10명 중 3명은 SNS 계정을 갖고 있는 셈이다.

2012년 사회혁신 운동의 일환으로 제시된 마을공동체가 대중에 알려진지도 4년이 지나고 있다. 그렇다면 ‘마을'은 SNS에서 어떤 모습으로 비치고 있을까? 그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2015년 11월 23일 서울시 마을공동체 종합지원센터 정책지원팀에서 <새로운 서울 마을공동체 정책수립을 위한 아젠다 연구> 종합토론회를 개최했다.

마을공동체 사업에 관심이 있는 활동가나 주민이면 모두 참가할 수 있는 이번 포럼은 2가지 연구 결과 발표가 있었다.

첫 번째 평가는 사회혁신공간 THERE의 김병권 대표가 <온라인 빅 데이터에 숨겨진 마을 혁신의 가능성 연구 결과 발표>였고, 두 번째 평가는 성공회대학교 손우정 교수가 <새로운 서울 마을공동체 정책수립을 위한 아젠다 연구 결과 발표>를 맡아서 진행했다.

'왜 이런 연구를 한 것일까?’만약 포럼의 주제를 처음 접한 사람이라면 이런 궁금증을 품을 수 있을 것이다. ‘데이터는 그 자체로 아무런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는다'는 말처럼 데이터는 인간의 통찰이 개입되어야 비로소 그 힘을 발휘하게 된다.

서울시에서 마을공동체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했지만 시민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마을과 관련된 어떤 열망을 품고 있는지 주민들의 반응을 충분히 확인하고 여론을 수렴하는 과정이 미흡했다는 평가가 있었다. 따라서 데이터의 힘을 빌려 주민들이 생각하는 ‘마을’이란 어떤 것인지 알아보기로 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여기서 ‘온라인 속에도 마을이 있을까?’라는 두 번째 궁금증을 품게 될 것이다.


▲지난 11월 23일 개최 된 <새로운 서울 마을공동체 정책수립을 위한 아젠다 연구> 종합토론회

빅데이터는 이제 더 이상 낯선 단어가 아니다. 빅데이터는 이제 정보통신(IT) 영역을 넘어 공공사업과 의료, 복지 등 사회 모든 분야로 뻗어나가고 있다. 빅데이터는 기존의 개인컴퓨터로 도저히 처리할 수 없는 방대한 양의 자료를 의미하는 말이다. 빅데이터 분석은 이 빅데이터를 이용해 새로운 의미가 있는 정보를 창출해 내는 것을 뜻한다. 즉 사회혁신 정책에 대한 다차원적인 분석을 통해 시민의 생각과 밀착된 사회혁신 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는 뜻이다. 빅데이터로 분석한 마을을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범용 키워드인 ‘마을’의 연관어는 통산 4만대의 빈도수를 나타낸다.
그러나 ‘마을 공동체’는 약2~3천대의 빈도수에 불과하다.
이는 아직 마을과 관련된 활동이 “작은 목소리”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회혁신이란 단어는 사회적 경제와 매우 많은 연관어를 공유하고 있다.
마을공동체는 교육과 학교, 즉 혁신학교와 관련이 많다.
마을 만들기라는 개념은 2012년 이후 온라인에서 급격하게 확장되고 있다.

주민참여 예산은 명확히 2012년 이후 전면적으로 등장하여 주기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젠트리피케이션이 온라인 공간에서 등장하기 시작했다.
1인 가구에 대한 거명이 놀라운 속도로 팽창 중에 있다.

결론을 말하자면 아직 온라인 속에는 현실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마을공동체'란 개념이 미흡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를 단순히 ‘마을공동체 사업이 잘 진행되고 있지 않다’라고 말할 수는 없는 일이다. 왜냐하면 현재 마을공동체는 온라인 속에서 확장되고 있는 중이고, 키워드만으로는 사람과 사람이 맺고 있는 관계를 세세히 분석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는 향후 2차 과제 도출을 위한 초석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그밖에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나 혁신학교, 1인가구의 증가, 주민참여 예산의 확산과 같은 키워드들은 세부적인 연구가 진행되면 유의미한 연구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두 번째 평가는 성공회대학교 손우정 교수가 발표한 <새로운 서울 마을공동체 정책수립을 위한 아젠다 연구>였다. 연구의 목적은 마을공동체 1기 사업에 대한 평가를 통해 마을공동체 2기 사업 정책수립을 위한 아젠다를 도출하고 이를 주민참여를 바탕으로 한 상향식 아젠다로 구성하기 위함이다.

연구는 2012년 이후 서울시 마을지원사업과 관련된 문헌 내용을 분석하고 전문가를 통한 자문회의, 6번의 주체별·주제별 집담회, 설문조사를 통해 결과를 도출하는 형식으로 진행 되었다. 그 결과 3대 핵심 아젠다와 10개의 세부 아젠다, 27개의 사업과제가 도출되었다. 모든 내용을 다 살펴볼 수 없기 때문에 핵심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마을사업은 궁극적으로 주민 스스로 지방행정을 이끌어 나가는 주민자치를 지향하는 과정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2기 마을공동체 지원 사업은 신규 사업을 개발하거나 예산을 늘리는 방식보다 사업규모를 줄이고 속도를 늦추어서 기존 사업이 자리를 잘 잡도록 하는데 우선 순위를 두어야 한다. 마을 주민의 의견으로 마을계획이 수립되고 평가될 수 있도록 마을총회, 마을의회 등 주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심의/결정 기구가 반드시 만들어져야 한다.

키워드로 얘기를 하자면 ‘주민자치를 지향’하고 ‘기존 사업의 내실화’를 가하며, ‘마을 공론장’을 구축하는 것이 마을공동체 2기의 필수 요소인 것이다.

손우정 교수는 이를 위해 마을사업의 목표와 지향을 단기, 중기, 장기 3가지로 나누어 정립해 나가야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마을 사업간 연계를 강화하여 ‘면’으로서의 마을공동체 구조를 확립하고, 지역 공론장 구축을 위한 ‘마을 의회’모델을 제시하였다.

그간의 연구 내용이 많았기에 발제 시간이 30분이나 늘어났지만 참가자들 어느 하나 자리를 뜨지 않고 강의에 열중했다.

발제가 끝나고 토론시간이 되자 참가자들은 다가오는 2016년, 자신이 속한 마을공동체가 어떤 흐름 속에 있는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답을 구하고자 날카로운 질문들을 쏟아냈다.

발제에 이어 토론자로 참가한 김병권 대표와 손우정 교수는 참가자들의 열의에 함께 고조된 듯 발제만큼이나 내실 있는 답변을 들려주었다.

김병권 대표는 키워드 분석이 아직 미흡했다고 고백하듯 이야기했지만 참가자들은 의미가 있었다며 다음에도 이러한 연구 결과 발표 자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나 손우정 교수는 연구가 너무 고됐는지 다음 연구는 다른 사람에게 맡겼으면 좋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2016년에도 내실 있는 연구 성과가 이어져 주민들의 목소리가 정책에 좀 더 많이 담기길 바란다.

[나는서울시민이다=안중훈 마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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