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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해라 2015] 면세점 大戰, 승자도 패자도 없었다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유통가 최대 이슈였던 시내 면세점 전쟁은 승자도, 패자도 생존에 대한 고민을 떠안는 이상한 결론이 났다 전해라~

표면적으로는 신세계와 두산의 승리였다. 신세계는 명동에, 두산은 동대문에 시내 면세점을 내게 됐다.

롯데는 월드타워점을 빼앗겼다. 테마파크, 월드타워 등 관광 인프라를 총 집중시킨 잠실에 정작 ‘관광의 노른자’라 할 면세점을 놓친 것이다. 이홍균 롯데면세점 대표는 이 사안에 책임을 지고 사임하기까지 했다.

워커힐 면세점을 잃은 SK네트웍스 역시 이번 결과가 악몽같긴 마찬가지다.

호텔신라와 한화갤러리아는 신규 면허를 얻어 각각 용산 아이파크몰에 HDC신라면세점을, 여의도 63빌딩에 갤러리아면세점63을 열게 됐다.

면세점은 최근 몇 년 새 중국인 관광객의 유입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특히 시내 면세점은 임대료 부담이 적고 단체관광객들이 몰려, 면세 사업장 중 가장 ‘알짜’라 할 만한 곳이었다. 기업들이 시내 면세점 유치에 사활을 건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그러나 시장 과열은 곧 부작용을 낳았다. 승자들은 ‘반쪽 면세점’이 됐다. HDC신라면세점과 갤러리아면세점63은 이달 말부터 문을 열었지만, 굵직한 명품 브랜드 유치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면세점 유치전이 치열해지면서 명품 브랜드들의 몸값이 올라가 유치가 쉽지 않은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롯데와 SK네트웍스 등 점포를 잃은 업체들은 ‘헛투자’ 후유증을 안게 됐다. 롯데는 지난해에만 48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린 월드타워점을 국내 1위 면세점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수천억원의 투자를 했으나 점포를 잃게 됐다. 1000억원을 들여 시설을 재정비하던 워커힐 면세점도 마찬가지다.

향후 문을 열 면세점들도 ‘황금알을 낳는 거위’ 역할을 할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신세계의 서울 시내 면세점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롯데 소공점과 관광객을 나눠야하는 상황이다.

두산은 주력 계열사인 인프라코어에서 희망퇴직을 대대적으로 진행할 정도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이 와중에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드는 면세 사업에 도전장을 내민 것을 두고 업계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모든 우려의 바탕에는 5년마다 면허를 갱신해야 하는 국내 면세 사업의 구조적 특성이 자리잡고 있다. ‘5년짜리 면세점’이 되다 보니 장기 투자가 어렵고, 글로벌 시장에서 외국 면세점들과의 경쟁에 역량을 쏟는 것도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번 면세점 선정과 관련해 아이디 chae****를 사용하는 한 누리꾼은 “면세점을 몇 군데만 크게 내주는 현행 제도가 괜찮은가 모르겠다”며 “일본은 크고 작은 수많은 면세점들이 많은데 우리도 작은 마트에서 면세점을 하면 안되나요”라고 지적했다.

yash****도 “일본은 9월까지 중국인 면세판매 10조원 목표를 세워 정부가 앞장서고 있는데 중국인 관광객 다 뺏기기전에 우리나라도 밥그릇 싸움 그만하고 같이 잘 사는 방법찾아라”고 밝혔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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