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대형마트 PB전쟁이 ‘밥그릇 싸움’으로 번졌다. ‘피코크’로 한창 인기 몰이 하고 있는 이마트, ‘싱글즈 프라이드’를 내세운 홈플러스에 이어 롯데마트도 ‘요리하다’라는 브랜드를 출시, ‘밥그릇 싸움’에 끼어 들었다.

롯데마트는 30일 식생활 해결책을 제시한다는 콘셉트로 ‘요리하다’ 브랜드를 출시했다.



롯데마트의 ‘요리하다’는 간편가정식을 넘어 ‘밀 솔루션’을 지향하고 있다. 단순히 한 끼 떼울 수 있는 간편가정식이 아니라, 요리하는 재미를 느끼고 싶은 이들을 위해 간단한 조리 과정이나 상차림 과정 등을 돕는다는 개념의 상품이다.

롯데마트는 전체 상품군 중 20% 상당은 채소를 다듬고 볶는 등 별도의 조리 과정이 필요한 반조리 상품으로 구성했다. 최근 ‘쿡방(요리 방송)’ 열풍 등으로 요리를 직접 해보고 싶은 이들은 많지만, 바쁜 생활 속에 매 끼니 요리를 하려면 번거롭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제품은 국가대표로 세계 대회 출전 경험이 있는 셰프를 영입, 분기마다 테마를 정해놓고 이에 맞춰 개발했다. 첫 작품은 ‘아시아를 요리하다’라는 테마에 맞춰 출시한 ‘규동’ ‘상하이 깐쇼새우’ 등 21종이다.

롯데마트는 국내 유명 맛집 요리를 담은 ‘대한민국을 요리하다’ 시리즈나 집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외식 개념의 ‘유럽을 요리하다’ 등으로 제품군을 늘려, 오는 2017년까지 500개로 상품 수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요리하다’ 제품은 1인 가구 확산에 맞춰, 롯데슈퍼나 세븐일레븐 등에서도 소포장 제품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롯데마트는 장기적으로는 ‘요리하다’ 메뉴와 어울리는 그릇이나 수저 등 테이블웨어 상품도 추가해, 오는 2017년까지 15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요리하다’는 이마트와 홈플러스가 선점하고 있는 대형마트 PB 간편가정식 시장이 삼파전으로 번진다는 신호탄이다.

이마트는 지난 2013년 ‘피코크’ 브랜드를 간편가정식으로 재편하고 다양한 상품을 출시했다. ‘피코크’는 기존 PB 간편가정식이 저렴한 가격을 강조했던 것과 달리, 맛을 강조한 제품으로 차별화했다. 메뉴는 유명 호텔 주방장 등 전문요리사가 개발한 레시피를 기본으로 했고, 광장시장 ‘순희네 빈대떡’, 홍대 ‘초마 짬뽕’ 등 유명 맛집 메뉴도 ‘피코크’ 제품으로 나왔다.




상품은 2013년 280개이던게 지난해 600여개로 확대됐다. 매출도 올해 1500억원 상당을 기록했다.

이마트는 상품군을 다음해 1000개 수준으로 확대하고, 2023년에는 1500개 상품에 4000억원 가량의 연매출을 올린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 1월 ‘싱글즈 프라이드’라는 브랜드로 간편가정식을 출시했다. ‘싱글즈 프라이드’는 이름 그대로 1인 가구를 겨냥한 것으로 처음 46종으로 나왔던 상품군이 이달 기준 100여종으로까지 확대됐다. 브랜드를 재편한 이후 전체 간편가정식 매출은 지난해보다 21% 가량 높아졌다. 홈플러스는 다음해에도 지속적인 상품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1인 가구, 맞벌이 부부 증가로 인해 간편가정식 시장이 올해 2조원 상당에 이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2조원 시장의 향방을 두고 대형마트의 ‘밥그릇 싸움’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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