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불법 음란물 본격 수사①] 유포자는 직장인… 꼬리잡힌 소라넷 몸통은 어디에?
경찰 포위망에 걸려든 ‘음란 포털’ 소라넷

직장인ㆍBJ 등 운영진ㆍ유포자 잇단 검거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2004년 운영진 검거 이후에도 회원 수를 100만명까지 늘리며 비밀 결사 조직 처럼 운영돼 온 소라넷에 대한 경찰의 포위망이 좁혀지고 있다. 경찰은 소라넷을 엄연한 ‘범죄의 장’으로 규정하고 음란물 유포에 앞장선 운영진들에 대한 수사를 통해 실제로 동영상을 제작, 유포하는 ’몸통‘을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

현재 경찰은 불법행위를 저지른 ‘소라넷 카페’ 운영자 등을 검거, 수사 중이다. 카페에 동영상을 유포한 사람들은 직장인 같은 필부필부(匹夫匹婦)였다.

▶“소라넷, 끝장 본다” =경찰은 운영진 검거와 사이트 폐쇄를 자신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소라넷과 관련 음란 사이트의 불법 행위를 수사할 태스크포스(TF)팀을 만들었다. 음란 사이트 수사를 위해 TF가 꾸려진 것은 사상 처음이다. 소라넷 운영진과 사이트 내 음란 카페와 유사 사이트 운영진 1100여 명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운영진 검거와 사이트 폐쇄에 대해 “불가능하면 시작도 안 했다”고 자신했다. 소라넷 측은 그동안 “경찰 내부에서도 외국인인 소라넷 운영자를 무슨 근거로 처벌하냐는 자조적인 이야기가 나온다”며 경찰의 수사를 비웃어 왔다. 소라넷은 서버를 미국 캘리포니아 주와 호주 등지에 두고 있고 운영진 역시 해당 국가 시민권자로 알려져 있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도 “서버가 해외에 있고 운영진이 외국 국적자라도, 불법행위가 해당 국가의 법을 어긴 부분이 있고 피해자가 명백히 존재하기 때문에 인터폴 등과 공조 수사로 처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대구시에 사는 직장인 이모(42) 씨는 소라넷 내에 ‘○○따먹기’라는 이름의 카페를 개설해 놓고 회원 5800여명에게 음란 동영상 50여 건을 유포한 혐의로 지난 16일 검거됐다. 소라넷 내 ’음란카페‘는 지난 11월 말 현재 6만1059개로 이중 회원 수가 많은 1122개가 수사가 시작되자 자진 폐쇄된 것으로 확인됐다.

2004년 운영 총책과 회원 64명이 검거된 이후에도 소라넷 측이 지속적으로 사이트 주소를 바꾸고 트위터를 통해 이를 알리는 방식으로 운영을 계속해 온 만큼, 소위 ‘풍선효과’를 막기 위해 경찰은 유사 사이트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도 벌어지고 있다. 그 일환으로 회원제 유료 사이트를 개설하고 전문 모델의 동영상과 누드 사진을 촬영 유포한 혐의로 문모(33) 씨와 신모(51) 씨를 각각 지난달과 이달 검거했다.

또 개인 인터넷 방송 서비스를 통해 유료 아이템을 선물한 회원 380여 명에게 실시간 2대 1 성관계 영상을 전송한 혐의로 남성 BJ 2명과 미성년자 여성 BJ 1명도 지난 4일 검거했다. 이들은 정보통신망법 상 음란물 유포 혐의로 1년 이하의 징역에 해당하는 처벌을 받게 된다. 몰래 카메라가 포함될 경우 성폭력특별법에 따라 형량이 3년 이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 벌금으로 늘어난다.


▶“사이트 폐쇄는 검열 행위”=운영진은 최근 공지문을 통해 “논란이 된 몰래카메라, 가학ㆍ피학적 성관계 영상 등은 대부분 합의 하에 찍은 것”이라며 범죄와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경찰이 사이트 폐쇄를 공언한데 대해서는 ‘정부에 의한 검열’로 규정했다. 공지문에서 운영진은 “인간의 성적 취향은 음식에 대한 취향만큼 다양하고 더욱 세분화되고 있다”며 “헌법 제 10조에 보장된 성적 자기결정권이 한국에서 지켜지고 있는지 깊이 생각해 볼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수사가 시작된 직후인 지난 30일부터 소라넷은 사이트 운영의 핵심인 섹션과 카페 기능을 순차적으로 폐지하고 있다. 경찰은 두 가지 기능이 중단될 경우 사실상 사이트는 음란 사이트로서의 기능을 잃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불법게시물이 올라온 게시판을 없앴다고 해서 범죄 사실이 없어지지 않는다”며 강간 모의와 불법 음란물 게시를 방조한 혐의로 운영진이 처벌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why37@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