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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뷰] “노래의 맨살이 서로에게 닿는” 이적 소극장 콘서트 ‘무대’ 2015 피날레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400석 남짓한 규모의 소극장, 이에 걸맞은 조그마한 무대에 불이 켜졌다. 뿌연 실내 공기가 따듯하게 느껴지는 공연장이었다. 박수갈채를 받으며 가수 이적이 무대로 등장했다. 객석 뒤편에서도 가수의 얼굴이 또렷이 보였다. 피아노를 치는 손도, 기타를 조율하는 손도 보였다. 그랜드 피아노를 치며 부른 동요 ‘반달’으로 무대가 시작됐다.

27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 롯데카드아트센터 아트홀에서 이적 소극장 콘서트 ‘무대’의 올해 마지막 공연이 열렸다. 지난 3월 서울 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에서 소극장 공연을 시작한 이적은 서울과 8개 도시를 순회하며 57회 공연을 소화했다. 2016년에는 광주, 대전 투어가 이어진다. 이적의 전국 투어는 2월 말 제주 공연을 끝으로 총 66회 공연의 막을 내린다. 

[사진=뮤직팜 제공]


이날 공연에서 이적은 무대 위에 홀로 그랜드 피아노나 키보드, 통기타를 치며 노래했다. 거창한 무대 장치, 대형 공연에 등장하는 스크린 없이도 이적이라는 뮤지션이 오롯이 빛나는 구성이었다. 몇 곡에서는 베이시스트 양시온이 함께 등장해 베이스, 타악기 등 연주로 음색을 덧입히기도 했다.

“노래의 맨살이 서로에게 닿는 공연이 되길 바랐어요. 노래가 처음 만들어질 때의 느낌을 살려 관객들에게 들려주려고 작은 무대로 공연을 기획했습니다.”

이적은 어린 시절 대학로 학전소극장에서 보았던 김광석의 공연을 기억한다며 말을 이었다. 그는 “노래하는 사람이 하는 공연의 원형을 본 것 같았다”라며 “기타만 가지고 나와 노래하는 무대를 갖고 싶었다”고 말했다.

소극장 공연은 자칫 뮤지션이 들려주고 싶은 음악만을 들려주거나, 지나치게 무겁고 진지한 분위기로 이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적이기에 달랐다. 마치 라디오 진행자가 된 것처럼 음악에 대한 설명을 곁들였고,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 내는 재기발랄한 모습도 이어졌다.

이적이 래퍼 김진표와 함께 결성했던 패닉의 음악, 김동률과 결성했던 듀엣 카니발의 음악도 이어졌다. ‘기다리다’, ‘그땐 그랬지’, ‘그녀를 잡아요’ 등 대표곡들에서 관객 호응이 터져 나왔다.

동물원의 ‘시청 앞 지하철 역에서’와 ‘표정’, ‘권주가’ 등 이적의 데뷔 전 음악 세계를 엿볼 수 있는 무대도 이어졌다. 1951년에 제작된 기타의 따듯한 음색으로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과 최근 드라마 ‘응답하라 1988’(tvN)에 수록된 OST ‘걱정 말아요 그대’를 선보이기도 했다. 관객들을 자리에서 일으켜 ‘하늘을 달리다’와 ‘왼손잡이’를 연달아 부른 이적은 다시 차분한 분위기에서 이번 공연와 동명인 곡 ‘무대’를 마지막으로 순서를 마무리했다.

이어진 앵콜곡 ‘태엽장치 돌고래’에서는 패닉으로 함께 활동한 김진표가 깜짝 등장해 무대를 채웠다. 김진표는 “패닉으로 데뷔한 지 20주년인 올해 추억을 만들고자 함께 무대에 오르기로 했다”고 알렸다. 올해의 마지막 공연답게 깜짝 등장한 게스트에 반가움을 표시한 관객들에게 김진표는 “40주년 때 봅시다”라는 농담을 던지며 무대를 내려갔다. 이적은 대표곡 ‘다행이다’를 관객과 함께 열창하고 공연을 마쳤다.

“다시 불이 켜지고 막이 오르고 나면, 지구 어느 한 구석, 손바닥만한 내 세상 위에 나 홀로 있네.”

‘무대’의 가사처럼 작은 무대 위에서 혼자 노래하는 이적의 소극장 콘서트는 광주, 대전, 제주 등에서 2월28일까지 이어진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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