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정유사, 내년에도 웃을까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유가하락으로 인한 재고손실에도 불구하고 올해 5조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되는 정유업계가 내년에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전망이다. 업황 호조에 상장 이슈도 주목받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초저유가 시대로 진입하는 내년에도 국내 정유사는 높은 정제마진이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정유사들의 고민은 비싼 가격에 사 온 원유의 가격이 자꾸 떨어진다는 것이다. 정유사들은 일일 정제량의 25배인 6250만배럴 정도의 재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 유가가 1달러 떨어지면 6250만 달러(한화 650억원)의 재고손실이 발생하는 구조다. 이달 들어서 두바이유가 7달러 가량 하락하는 등 유가 하락으로 인해 재고손실이 급증했다. 



그러나 정유사 실적의 키포인트인 정제마진은 최근의 재고손실을 상쇄할 정도로 높다. 정제마진은 4∼5달러가 이익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데 최근 비수기임에도 복합정제마진이 배럴당 10달러를 기록할 정도로 고공행진 중이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의 휘발유ㆍ납사 마진 강세는 수요 영향으로 성수기가 도래하는 2016년 상반기 마진도 견조한 수준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의 원유수출 허가, 이란의 원유수출 본격화 등 원유 구매처가 다변화 되는 것도 긍정적인 변화다. 중동산 원유 의존에서 벗어나 원유 수입선이 다변화되면 그간 중동 산유국들이 한국이나 일본정유업체에 더 비싸게 원유를 공급한 ‘아시아 프리미엄’도 다소 해소될 전망이다.

국내 정유사들은 올해 실적을 바탕으로 그간 움츠렸던 대규모 투자 등에 활발하게 나선다.

업계 ‘맏형’ SK이노베이션은 내년 사업전략으로 제시한 키워드는 ‘글로벌, 고부가화학제품, 파트너링 및 인수ㆍ합병(M&A)’이다.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파트너링 프로젝트를 강화하면서 신흥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는 한편 지난해 2개 광구를 인수한 미국에서 추가 M&A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화학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에쓰오일은 지난해 프로젝트 설계작업을 마친 잔사유 고도화 콤플렉스(RUC), 올레핀 다운스트림 콤플렉스(ODC) 프로젝트에 대한 본격적인 투자를 집행한다. 에쓰오일은 2016년을 종합에너지 회사 도약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유는 기간산업으로 투자에서 수익을 내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최근 산유국들은 재정악화로 설비 증설도 못하고 있다”며 “반면 우리는 저유가 수혜를 입으면서 차기 성장을 모색할 시간을 벌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유업계의 실적 개선에 따라 현대오일뱅크 등의 상장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현대오일뱅크의 상장은 모회사인 현대중공업의 경영난이 심화되면서 가능성이 커진 상황으로 현대오일뱅크 상장을 통해 4조~5조원의 자금을 마련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GS칼텍스는 GS에너지와 미국 셰브론사가 지분을 절반씩 가진 구조로, GS칼텍스가 올해 1조5000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GS에너지가 향후 기업공개(IPO)에 나설 경우 흥행 가능성도 커졌다. 한편 이에 대해 GS에너지 측은 “아직 내부적으로 IPO를 검토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oh@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