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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전시장 대표선수 교체 …냉장고, TV보다 잘 나간다
[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 “냉장고 뜨고 TV 지고…”

가전시장에서 냉장고가 TV를 제치고 대표선수로 떠올랐다. 가전분야 매출 1위 제품이 TV에서 냉장고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는최근 생활문화가 달라진 것과 직결된다. 최근 몇년새 TV를 대체할수 있는 모바일기기가 다양하게 보급돼 TV시장은 위축된 반면 건강과 음식에 대한 관심은 늘어나면서 냉장고시장은 새로운 모멘텀을 맞고 있다. 소비자들의 달라진 생활방식이 가전시장을 재편하는 셈이다.



▶가전왕은 냉장고 = 24일 롯데하이마트가 올 1월부터 11월까지 누적매출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냉장고가 1위를 차지했다. 2위와 3위는 TV와 모바일기기다. TV는 최근 10년 넘게 가전품목 매출 1위자리를 고수해왔다. 냉장고가 품목별 매출 1위에 오른 것은 롯데하이마트가 매출 집계를 시작한 2002년 이후 처음이다. 롯데하이마트의 전자제품 유통시장 점유율은 47%(2014년 기준)가량이다.

전체 매출에서도 희비가 엇갈렸다.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TV 전체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0% 가량 뒷걸음질쳤다. 반면 냉장고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냉장고 매출이 늘어난 가장 큰 이유는 비싼 가격의 프리미엄 대용량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 냉장고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는 양문형 냉장고는 2000년대 중반까지는 600리터급이 대세였다. 그러나 2010년에는 800리터급, 2012년엔 900L급이 나온데이어 작년에는 1000L급까지 출시됐다. 여기에 정수기, 탄산수 등 기능성 냉장고가 다양하게 나온 것도 수요 증가에 큰몫을 했다. 기능성 냉장고는 같은 용량 냉장고보다 20~30% 가량 비싸다.



국내 가전업체들도 브랜드 이미지의 고급화를 견인할 수 있는 프리미엄 냉장고 라인업을 보강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프리미엄 냉장고 매출 비중은 각각 48%, 30% 가량으로 높은 편이다.

냉장고 영역이 세분화된 것도 성장 배경이다. 최근 냉장고 용도가 다양해지고 가구형태가 다변화되면서 기본적인 수요가 늘었다는 설명이다. 김치냉장고, 와인냉장고 등 냉장고를 여러대를 쓰는 멀티냉장고 시대가 열렸고 1인가구가 늘면서 미니 냉장고 시장도 새로 창출됐다. 또 TV 요리프로그램과 ‘먹방’ 등이 인기를 끌고 있는 점도 냉장고에 대한 관심을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냉장고는 대체재가 없는 만큼 고장나거나 교체할 시기가 되면 반드시 사야하는 가전”이라면서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웰빙문화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소비자들이 냉장고를 재구매할시 프리미엄형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 역성장하는 TV 대형화로 살길 모색= TV 매출이 점차 줄어드는 가장 큰 이유는 대체재가 많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TV는 거실 가전의 대명사다. 그러나 최근 몇년새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기기가 보편화되면서 보급률이 감소하고 있다. 굳이 TV가 없더라도 다양한 경로를 통해 지상파방송이나 유료방송을 시청할 수 있어서다. 20∼30대 젊은층에서는 스마트폰의 TV 대체 효과가 더욱 뚜렷한 실정이다. 해외에서는 아예 TV를 구매하지 않거나 TV가 있더라도 시청하지 않는 ‘제로TV’란 용어도 나왔다.

전세계TV 시장도 역성장 추세다. 시장조사기관 IHS는 올해 글로벌 TV 시장 매출 규모는 971억달러로, 전년(995억달러)에 이어 1000억달러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2013년 이후 3년째 1000억달러를 밑도는 것이다.

TV 제조사들은 프리미엄 TV로 수익성 향상에 힘을 쏟는 것이 돌파구를 찾고 있다. 다른 기기들과 차별화될 수 있는 50인치대 이상 거실용 대형 TV 등 프리미엄 제품에 주력해 양적 성장보다 질적 성장에 주안점을 두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내년에는 50인치 이상 대형TV 판매량이 늘면서 TV 평균 사이즈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권도경기자/ 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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