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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금융권까지 덮친 저유가 후폭풍…“은행도 위험하다”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저유가의 후폭풍이 금융권까지 휩쓸고 있다. 석유 투자ㆍ거래 사업과 관련이 있거나 석유기업들에 대출을 내준 은행들이 유가와 한 배를 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유가와 긴밀한 관계에 있는 은행일수록 내년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에 긴장의 고삐를 바짝 쥐게 됐다. 향후 수 십년간 유가가 예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할 것으로 보이면서 은행들의 위기도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저유가에 따라 미국 은행권이 2016년 한층 더 어려운 스트레스 테스트를 거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24일 이 같이 보도했다.

[자료=www.pendragonoil.com]


▶유가와 금융권, 어떤 관계 있나=우선 은행이 석유 관련 기업들에 내준 대출이 문제다. 업황 악화로 기업들이 대출금을 제때 상환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미국 감시기관에 따르면 채무불이행 위험에 처한 석유ㆍ가스 관련 대출이 한 해 전에 비해 5배로 뛰었다.

파산보호 신청을 내는 석유 관련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최근 큐빅에너지는 델라웨어주 윌밍턴 파산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S&P캐피탈IQ에 따르면 석유기업들을 포함해 올 들어 미국 법원에 파산보호나 기업 청산 절차를 신청한 에너지 기업은 58개에 이른다. 가까스로 버티고 있는 기업들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부채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이다.

은행들의 석유ㆍ원자재 거래 사업 부문에의 투자도 저유가에 직접적 타격을 입고 있다. PwC에서 금융 서비스 위험 자문팀을 이끌고 있는 마이클 알릭스 전문가는 “저유가는 직접적으로는 석유ㆍ원자재 거래 사업때문에, 더 중요하게는 에너지 관련 기업들의 수익 악화로 인한 대출금 문제 때문에 은행들의 스트레스 테스트에 압박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트레스 테스트 까다로워져=유가와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스트레스 테스트에 대한 은행들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자산 500억달러(약 59조원) 이상을 보유한 은행들이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스트레스 테스트 대상이 된다. 테스트는 은행들이 심각한 침체기와 금융계에 갑작스런 위기가 발생했을 때 거래를 지속해 나갈 수 있는가를 시험한다.

오늘날 유가는 지난해 연준의 스트레스 테스트 시나리오보다 약 55% 낮다. 스트레스 테스트는 2017년 말이 되기 전 유가가 단번에 68% 떨어지는 상황에서 은행들의 거래장부가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대해서도 살핀다.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가 긍정적이지 못할 경우 은행들은 보유 자본을 늘리라는 지시를 받게될 수 있다. 위기 상황이 와도 대응할 수 있도록 여유 자금을 만들어 두라는 것이다. 은행들에게는 부담이다. 자유롭게 운용해서 수익을 불릴 수 있는 자금의 액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저유가 지속에 따라 은행들도 위기 장기화=희망을 갖기도 어렵다. 저유가 상황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은행들의 위기 또한 장기화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석유수출기구(OPEC)이 23일 유가가 2020년에야 배럴당 70달러선을 회복하고, 25년 뒤인 2040년이 돼야 배럴당 95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고 보도했다. 시간이 흘러도 지난해 유가 파동이 도래하기 전 배럴당 100달러를 훌쩍 넘었던 유가 수준은 회복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반등한다는 예측이 꼭 맞을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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