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CEO 실종 미스터리’…2015년 5대 중국 CEO 실종 사건
[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정부 관료가 보기에 우리(기업인)는 바퀴벌레에 불과하다. 그가 죽으라면 우리는 죽을 것이고, 살라면 살 것이다“ 얼마전 중국의 부동산 재벌 완퉁그룹의 펑룬 회장이 블로그에 올린 글이다. 물론 바로 삭제됐지만.

중국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스타급 CEO들의 ‘실종 미스터리’가 올 한해 중국을 강타했다. 잇따른 CEO의 실종사건은 주가 폭락으로 이어지는 등 후유증도 만만치 않았다. 내부거래 혹은 비리 등 부정부패와의 전쟁이 표면적인 이유지만 명확한 이유는 여전히 드러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민간 엘리트 세력과 중국 공산당 간 대결구도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유가 어떻든 미스터리로 남아 있는 스타급 CEO들의 실종 미스터리는 미심쩍은 중국경제의 한 단면이다. 영국 파이내셜타임스(FT)는 이에 대해 중국 공산당이 여전히 기업인을 손아귀에 쥐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궈광창(郭廣昌) 푸싱그룹 회장=‘중국의 워런 버핏’으로 불리는 궈광창 중국 푸싱그룹 회장의 실종사건은 여전히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궈 회장은 이달 초 갑자기 연락이 두절됐다. 궈 회장의 실종을 놓고 부패 혐의로 구금된 링지화(令計劃) 전 중국 통일전선공작부장 가족과 가깝게 지냈고, 부패 혐의로 낙마한 야오강(姚剛) 증권감독관리위원회 부주석, 아이바오쥔(艾寶俊) 상하이(上海) 부시장 사건 등에 연루됐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이후 홍콩시장에선 푸싱 그룹과 관련된 7개 종목의 거래가 정지되는 소동도 겪었다.

그는 실종 나흘 만에 푸싱그룹 연례행사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아무 설명도 없었다. 푸싱그룹은 이에 대해 “궈 회장이 개인적인 일과 관련돼 경찰 수사에 협조하고 있다”고 밝힌 것이 전부였다.

궈 회장은 이후에도 공식적인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다만 그의 행적은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온 사진을 통해서 유추되고 있을 뿐이다. 궈 회장이 뉴욕을 방문했다는 사실도 SNS를 통해 알려졌다. 최근에는 캐나다를 방문했다는 소문도 나오고 있지만, 궈 회장의 부재 이유에 대한 명확한 설명은 지금도 나오지 않고 있다. 


옌펑(閻峰) 궈타이쥔안국제 회장 겸 행정총재=옌펑 궈타이쥔안국제 회장 겸 행정총재는 한 달여간 연락두절 상태로 있었다. 그의 실종은 회사가 공시를 통해 옌 회장의행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공시하면서 알려졌다. 주식시장은 큰 충격에 빠졌고 홍콩 자회사인 궈타이쥔안인터내셔널홀딩스 주가는 17% 이상 급락했다. 현지 언론들은 그의 실종이 부정부패 혐의로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야오강(姚剛)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 부회장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궈타이쥔안은 한 달여가 지난 23일(현지시간) 공시를 통해 “옌 회장이 중국 당국의 불특정 조사에 응한 뒤 즉각 복귀할 예정”이라며 “옌 회장이 이 같은 사실을 하루 전에 알려왔다”고 밝혔다. 또 “옌 회장도, 회사도 조사의 주요 대상이 아니었다”며 “회사 영업은 일상적이면서 안정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회사나 중국 당국 모두 이에 대해 명확한 설명을 하지 않고 있어, 그의 한 달여간의 행적은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마오샤오펑(毛曉峰) 민성은행 전 행장=중국 유명 CEO의 실종사건의 출발점은 ‘42세 최연소 은행장’으로 유명한 마오샤오펑 민성은행 전 행장이다. 올 새해벽두 그의 연락두절 소식이 전해졌다. 그는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기율위)에 연행돼 부패혐의로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성은행은 지난 2월 마오 전 행장이 편지를 보내 ‘개인적인 이유’로 사임한다는 사실을 알려왔다고 밝혔다. 민성은행 주가는 올해에만 24% 폭락했다.

마오 전 행장은 링지화(令計劃) 통일전선공작부장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마오 전 행장은 민성은행에 ‘부인 구락부’라는 유령 조직을 만들어 링지화의 부인 구리핑(谷麗萍), 쑤융(蘇永) 전 정협 부주석의 부인 위리팡(于麗芳) 등 당정 고위급 실세들의 부인과 자녀 10명에게 그럴듯한 감투를 씌워 주고, 고액의 월급을 줬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장윈(張雲) 전 중국농업은행 행장=장윈 전 중국농업은행장은 중국 당국에 구금된 CEO 중 가장 관심이 높은 인물이다. 현지 언론은 장윈 전 은행장이 당국에 구금돼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는 이달초 개인적인 이유를 들어 농업은행 부이사장ㆍCEOㆍ행장ㆍ이사회 금융발전위원회 주석 및 위원ㆍ전략계획위원회위원 등 모든 직위에서 사임했다. 하지만 그의 사임 이유에 대해선 아직도 명확하게 밝혀진 것이 없다.

SNL 파이낸셜에 따르면 농업은행의 자산규모는 2조7000억원에 달하며, 세계에서 세번째로 큰 은행이다. 농업은행의 주식은 올해에만 16% 가까이 떨어졌다.

장 전 행장은 불법대출 관련 사건에 연루돼 당국의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현지언론에 따르면 장 행장은 불법대출 건 이외에 사생활 문제도 있었으며, 양쿤 전 농업은행 부행장이 당국의 조사에 협조하며 장 행장을 고발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앞서 양 전 부행장은 지난 2월 뇌물 수수 혐의 등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마이크 푼(潘浩文) 중국항공기리스그룹 전 CEO=마이크 푼 중국항공기리스그룹 창립자 겸 전 CEO는 지난 6월 전격 사임했다. 그의 사임 이유에 대해선 알려진 것이 없다.

다만, 당시 현지 언론에 따르면 그는 6개월간 실종됐으며, 남방항공과 관련돼 중국 당국에 구금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항공기리스그룹은 2007년부터 2013년까지 남방항공에 비행기 7대를 임대했다. 남방항공은 작년 11~12월 기율위의 제3차 중앙순시에서 각종 비리와 문제점이 적발된 이후 천강(陳港)ㆍ저우웨하이(周岳海) 등 2명의 부총경리(부사장)와 톈샤오둥(田曉東) 운행총감, 쉬제보(徐杰波) 재무총감 등 고위 간부들이 잇따라 낙마했다.

당시 회사측이 “이사회는 (푼 CEO의) 부정부패 협의와 관련된 어떤 정보도 없으며, 푼 CEO가 조사를 받고 있다는 어떤 정보도 받지 못했다”고 밝힌 것이 전부다. 회사 주가는 푼 CEO의 사임 당시 하루에만 19% 폭락했으며, 회사 가치는 이후 현재까지 33% 떨어졌다.

/hanimomo@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