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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 빅3 CEO 內傷 깊은 조직 추스르기 올인
[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 “위기극복의 힘은 현장경영서 나온다.”
올해 유례없는 구조조정 한파에 시달린 조선업체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조직 추스르기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조선 빅3는 해양플랜트에서 발생한 수조원대 적자로 인해 감원 칼바람에 휘말리며 유독 혹독한 한해를 보냈다. 이에 조선 빅3 CEO는 새해를 앞두고 구조조정의 후유증을 봉합하기 위해 직원들을 다독이는데 몰두하고 있다. 내부 결집이 위기돌파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2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최근 거제 옥포조선소에 머무는 날이 잦다. 정 사장의 일과는 새벽 6시30분에 시작된다. 정사장은 출근 직후 조선소 현장 구석구석을 둘러보는 ‘현장패트롤’을 다닌다. 이때 이용하는 차량은 국산 경차인 모닝이다. 비용 절감과 고통분담 차원에서 국산 고급 세단 에쿠스를 경차로 바꾼 것이다. 거제에 근무하는 임원 40여명 승용차도 모두 경차로 교체했다.

정사장은 점심약속이 없는 날에는 구내식당을 찾는다. 정사장은 직원들 10여명과 식판을 함께 놓고 식사한다. 정사장은 6월 취임후 구내식당을 22여차례 찾아 직원들과 담소를 나눴다. 정사장은 이자리에서 직원들에게 “CEO를 맡았던 10여년 중에서 올해가 가장 고통스러웠다”면서 “구조조정으로 내부 분위기기가 많이 처져있는 와중에도 직원들의 애사심을 느껴져CEO로서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라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4조원대 적자를 기록한 이후 강도높은 자구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임원과 부장 등을 30%가량 감원했고 팔 수 있는 자산은 모두 시장에 매물로 내놓았다. 지난달에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협력사까지 참석한 가운데 전사 대토론회를 개최해 7대 과제와 36개 세부 실천사항을 선정했다.

정 사장은 직원들을 틈틈히 만나는 자리에서 “직원들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 고용이란 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 “조직에서 소신있
게 일하는 사람들만 오래 갈 수 있으니 신념을 가지고 열심히 일해달라”고 강조했다.

올초 선제적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한 현대중공업의 권오갑 사장도 스킨십 경영에 한창이다. 권 사장은 평소 점심시간에는 울산 조선소 구내식당을 돌면서 직원들 사이에서 식사한다. 권사장은 일년동안 울산 현대중공업내 56개 구내식당을 모두 들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에는 울산에 근무하는 생산부서팀장 300여명과 간담회를 가졌다. 권사장은 이 자리에서 “어려운 시기지만 힘을 합치면 흑자전환을 이뤄낼 수 있다”면서 부서장을 독려했다. 권사장은 지난달초에는 수험생 자려를 둔 임직원 1000명에게 합격을 기원하는 카드와 초콜릿, 무릎담요, 손난로 등이 담긴 선물상자을 전달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수조원대 적자가 발생한 직후 임원 30%를 줄인데 이어 올초 과장급 이상 1300명을 감원한 바 있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도 거제 조선소에서 두문불출하고 있다. 박 사장은 이달초 삼성그룹 사장단 정기인사에서 유임된다는 통보도 거제 현장에서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임 이후에도 박사장은 거제 조선소 현장에 머물면서 부서장과 직원들을 직접 독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사장은 올해 대규모 손실의 주범으로 지적된 해양플랜트 사업장을 손수 챙기면서 부실규모를 줄이는 방안에 대해 마라톤회의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다른 업종보다 선제적으로 감원하면서 조직이 축소되는 아픔을 겪었다”면서 “내년도 조선업황 전망이 어두워긴축 경영이 예상되는 만큼 경영진으로서는 힘겨운 싸움을 함께 펼칠 직원들 사기 챙기기가 우선과제”라고 말했다.

권도경기자/ 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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