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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육부도] 아이 ‘맘’껏 낳고 직장 다니라면서… ‘맘’ 끓는 유치원 ‘맘’
[헤럴드경제=신동윤ㆍ박혜림 기자]”매년 이 시기만 되면 정치인들은 아이들 복지 가지고 힘겨루기를 하는데, 이때마다 애타는 건 부모들이다. 이 나라에서는 아이 낳는 게 죄같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보육비 전액을 다 부담하게 되면 일 그만두고 집에서 애 보는 게 더 나을 지경이다. 쓸데없는데 들어가는 예산이나 좀 줄이고 (꼭 필요한 누리과정 예산만큼은) 꼭 지원해줬으면 좋겠다.”

누리과정 예산을 둘러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의 샅바싸움이 예산 전액 삭감으로 현실화되면서 직접적인 피해를 입게된 학부모들의 아우성이 커져가고 있다.

[사진=헤럴드경제DB]

23일 서울시교육청과 서울시의회가 내년 예산에서 유치원 누리과정 학비 전액을 삭감하면서 당장 서울시내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를 둔 부모들은 1인당 매월 지급되던 지원금(국공립 11만원, 사립 22만~29만원)이 당장 1월부터 끊어지게 됐다.

그동안 해오던 걱정이 현실화되자 유치원생을 자녀로 두거나 향후 보낼 예정인 학부모들은 부글부글 끓고 있다.

서울 강서구에 사는 아이 엄마라 밝힌 A(32ㆍ여) 씨는 “종일반도 아니고 반일반 보내는 상황에서도 월 50만~70만원을 유치원비로 내게 됐다”며 “그렇다고 당장 유치원을 안 보낼 수 없는 노릇인 상황에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내년에 아이를 유치원에 입학시킨다는 B(34ㆍ여) 씨는 “유치원 입학을 확정해놓고 날짜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웬 날벼락인지 모르겠다”며 “이대로면 계획했던 둘째는 포기해야 할 것 같다. 전국 아줌마들이 어디 가서 데모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매년 거듭되는 논란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학부모도 있었다. 서울 노원구에 사는 C(31ㆍ여) 씨는 “매년 반복되는 논란이 이젠 지겹기까지 하다”며 “저출산 대책이다 뭐다 이야기만 하지 정작 엄마들이 애를 낳기 힘들어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를 해결할 수 있는 (누리과정 예산 등) 방법에 대해서는 이처럼 정치놀음만 한다. 애를 낳으라는건지 말라는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사진=헤럴드경제DB]

서울 노원구에 살고 있는 D(33ㆍ여) 씨는 학부모와 유치원생들을 볼모로 삼고 매년 싸움을 벌이고 있는 정치권에 대해 일침을 놓았다. D 씨는 “주변에 유치원을 보내는 아이들이 있는 엄마들은 누리과정 예산에 대한 싸움을 이야기할때면 하나같이 우리가 무슨 봉이냐고 분통을 터뜨리는 것이 일상”이라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의 다툼이 도대체 국민들에게는 어떤점에서 이득인지 그 이유를 아무리 생각해도 찾을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유치원생 자녀를 둔 한 엄마는 “정치인 쪽지 예산을 아이에게 주면 되는 것 아니냐”면서 무능하고 잇속만 챙기는 정치권에 화살을 돌렸다.

이 같은 학부모와 유치원측의 반응에 대해 이순이 서울시교육청 유아교육과장은 “지금 상황이라면 오는 1월부터 당장 학부모들에게 매달 지급되는 22만~29만원의 지원금은 주지 못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며, 이들의 비용 부담이 더 커지게 된 상황에 대해 죄송하다는 생각뿐”이라며 “시의회에서도 재고해 (유치원 누리과정에 편성됐다 삭감된 2521억원 만큼은) 현실을 감안해 다시 예산안에 편성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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