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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민, 코리안드림 새역사③] ‘200일의 기적’ 미얀마 쿠 뚜씨 가족 “평범하게 살고 싶다”
- 한국 세계 29번째 재정착 난민제도 시행…첫 수혜자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지난 5월 태국 딱주(州)의 메라 난민캠프에서 생활하고 있던 미얀마인 쿠 뚜(43)씨는 유엔난민기구(UNHCR) 측으로부터 뜻밖의 소식을 들었다. 저 멀리 한국이라는 곳에서 재정착 난민을 받는다고 하니 신청하라는 것이었다.

평소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았던 쿠 뚜씨는 마지막 희망을 거는 심정으로 난민 신청을 했다. 법무부 면접 등 수백대 일의 경쟁률을 뚫고 8명의 가족들과 함께 23일 마침내 한국 땅을 밟게 됐다. 한국행을 결심한 지 200여일 만에 이뤄진 일이다. 

미얀마 난민 쿠 뚜(43ㆍ사진 가장 왼쪽)씨 가족 8명이 태국 메라 캠프에서 법무부 난민 심사팀 직원 등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법무부 제공]


쿠 뚜씨는 이날 오전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열린 기자단 인터뷰에서 “미얀마에서 너무 어렵게 살았다”면서 “한국에 오게 돼 너무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아이들을 위해서 한국을 선택했다”과 “한국 사람 얼굴도 비슷하고 피부색깔도 비슷하고 음식도 비슷하다”고 덧붙였다.

한국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 묻는 질문에는 “평범하게 살고 싶다. 한국 문화에 적응하게 되면 그 때 가서 뭘 하고 싶은지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쿠 뚜씨는 지난 1988년 미얀마 정부군을 피해 태국 국경을 넘었다. 1993년 지금의 아내(43)를 만났고, 3년 뒤 메라 난민캠프에 둥지를 틀었다. 이 캠프에서 큰딸(23)을 포함해 2남3녀 가족을 이뤘지만, 2006년 불의의 사고로 다리를 잃었다. 하지만 의족을 착용하고도 일을 계속해 딸을 태국 대학에 보내는 등 가족을 위해 평생을 살아왔다.

법무부는 지난 8월부터 현지 난민캠프를 찾아 서류심사ㆍ신원조회 등 엄격한 심사 절차를 거쳤다. 쿠 뚜씨 가족은 면접조사 당시 공통적으로 “한국에서 아이들 교육을 잘 시키고 싶다”며 높은 교육열을 보였다. 법무부 관계자는 “카렌족 가족문화는 한국과 비슷하다. 자녀를 위한 부모의 희생과 교육열이 높은 점도 닮았다”고 설명했다.

쿠 뚜씨 가족은 입국 후 난민인정자 지위를 부여받고 국내에서 거주자격(F-2) 비자로 체류하게 된다. 초기 6∼12개월 동안은 출입국ㆍ외국인지원센터에서 머물며 한국어, 기초 법질서, 취업 교육 등을 받을 예정이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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