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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타 노릇 힘드시죠?…크리스마스 완구 품절사(史)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요즘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의 최대 관심사는 ‘터닝메카드’다. 최고 인기 장난감인 터닝메카드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이기 때문이다.

터닝메카드를 구했다는 ‘인증샷’이 SNS에 올라오면 물건 구한 매장이 어디냐는 질문이 쇄도한다. 마트에 제품이 입고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조부모까지 동원돼 몇 시간씩 줄을 서는 것은 예사다.

‘12월 산타 노릇’을 마치고 나면 한 숨 돌릴 수 있을까? 누구보다 부모들이 잘 알 테다. 다음해 산타 노릇이 또 남았다는 것을.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인기 완구가 품절되는 사태는 지난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 때까지는 블록 완구의 대명사 ‘레고’가 매년 새로운 시리즈로 인기를 독차지했다.

2012년에는 레고의 ‘닌자고’가 산타들의 집중 공략 대상이었다. 그 해 어린이날에도 품절 사태를 불러일으켰던 닌자고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최고로 ‘귀하신 몸’이 됐다. 당시 이마트가 4일간의 행사 물량으로 준비한 6만6000개의 닌자고는 전량 판매됐다.

레고의 독주는 2013년을 즈음해 주춤해졌다. ‘키마’로 닌자고 이후 인기를 이어가던 레고는 크리스마스를 즈음해 국산 완구 ‘또봇’에 왕좌를 내줬다.

‘또봇’은 완구 전문 기업인 영실업이 제작한 변신 자동차 로봇. 2010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져 방영되면서 인기가 급증했다. 또봇 캐릭터 중 ‘쿼트란’ 등 인기 제품은 진작 ‘없어서 못사는 장난감’이 됐고, 2013년 크리스마스에는 이마트에서 8만여개가 판매를 개시한지 며칠만에 동났다.

지난해는 ‘파워레인저’의 ‘다이노포스’ 시리즈가 부모들을 줄세운 완구가 됐다. 


다이노포스는 일본에서 애니메이션이 인기를 먼저 얻고 국내에 알려지면서 일본과 한국과의 ‘시차’ 때문에 완구 구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일본에서는 이미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완구 제작을 중단했는데, 한국에서 뒤늦게 인기가 폭발했다.

대형마트 문을 열기도 전에 고객들이 줄을 서면서 대기 인원으로만 이미 행사 상품 판매가 끝나기도 했다. 이마트 영등포점에서는 준비한 물량보다 많은 인원이 줄을 서는 바람에 70여명이 개장 전부터 대기했음에도 불구하고 제품을 구하지 못하고 돌아섰다.

올해는 미니카가 변신하는 로봇 장난감 ‘터닝메카드’가 완구 품절사(史)를 이어가고 있다. 터닝메카드는 정가의 2~3배에 해당하는 가격으로 ‘웃돈 시세’가 형성될 정도다.


어린이날이나 크리스마스마다 인기 완구 품절 사태가 계속되자,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지속적인 장난감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 일부러 수량을 제한하는 것 같다는 ‘음모론’이 돌기도 한다. 장난감 매장을 방문할 때마다 구하려는 완구는 없고, 실망한 아이를 달래려면 다른 장난감이라도 쥐어줘야 한다. 때문에 초인기 완구가 탄생하면 다른 준인기 완구들까지 ‘반사이익’을 얻곤 한다.

유통업체 매출에서도 이 같은 반사이익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 롯데마트에서 가장 많이 팔린 완구는 ‘또봇 델타트론’이었다. 최고 인기 완구였던 ‘다이노포스 티라노킹’은 5위에 그쳤다. 다이노포스는 수량이 충분히 않다 보니 판매량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다이노포스를 노리고 왔던 산타들이 대용품을 구매하면서 또봇이나 헬로카봇 등 다른 완구의 판매량이 급증한 것이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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