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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동갑내기 아버지 둔 ‘닮은꼴 상속자들’, 김무성과 트럼프
- 외신 기자 반응 등으로 ‘비교대상’ 된 김무성ㆍ트럼프 심층비교
- 모두 1905년생 ‘사업가 부친’ 밑에서 태어나…방계기업 등에서 사회생활 첫발
- 개인재산 137억 vs 5.2조…과거에 비해 몇 배씩 뛰어
- 둘 다 정치권 내 높은 지지율 유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헤럴드경제 = 슈퍼리치팀 윤현종ㆍ민상식 기자] 지난 18일, 로이터 서울특파원 제임스피어슨이 자신의 트위터에 남긴 코멘트입니다. 이날 말 한마디로 논란이 된 김무성(64) 새누리당 대표 때문인데요. 김 대표는 서울 관악구 삼성동에서 연탄배달 봉사를 하던 중 같이 있던 나이지리아 출신 유학생에게 웃으며 “니는 연탄색깔하고 얼굴색깔이 똑같네”라고 말을 건넸습니다.

물론 김 대표는 이 발언 후인 18일 오후 2시36분 자신의 페이스북에 “변명의 여지가 없는 저의 불찰입니다. 마음깊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며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나흘이 지난 현재 김 대표 발언 소식은 세간에 계속 퍼지고 있습니다. 22일 오전 국내 주요 포털 2곳에 ‘김무성’을 검색하면 ‘김무성 연탄’ㆍ‘김무성 나이지리아 연탄’ 등이 연관검색어로 나옵니다. 

로이터 특파원 트위터

“트럼프 같아”라고 한 외신기자의 반응이 김 대표의 사과를 이끈 것인지 자세히 알 길은 없습니다. 다만 한국 집권여당 대표가 부동산 슈퍼리치이기도 한 미국 공화당 대통령 경선후보의 비교대상이 됐단 것은 부인하기 어려운 팩트가 됐습니다. 

과연 둘은 닮았을까요. 비슷하다면 얼마나 비슷할까요. 또 다른 점은 무엇일까요.

▶ 두 사람의 부친, 모두 ‘1905년 생’ =김무성 대표와 도널드 트럼프(69)의 아버지는 현재 모두 고인이 됐지만 출생연도가 같습니다. 1905년 생이죠.
유튜브 동영상 ‘海村(해촌)김용주 선생 탄생 100주년 기념영상기록’을 보면 김 대표 부친 고(故) 김용주는 1905년 8월 29일 경남 함양 출생입니다. 민족문제연구소 등 자료엔 같은 해‘7월 29일’로 적혀있습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부친 고 김용주(왼쪽)와 삼일상회 창립 관련 자료화면 캡처  [출처 = 유튜브 ‘해촌 김용주 선생 탄생 100주년 기념 영상기록’]

일제 강점기를 앞둔 시점에 태어난 김 씨는 젊은시절부터 사업에 뛰어듭니다. 관련자료에 따르면 김 씨는 1923년(18세) 조선식산은행에 취업해 경북 포항으로 부임합니다. 1926년(21세)엔 ‘삼일상회(三一商會)’를 세웁니다. 철도화물운송ㆍ수산물위탁 등을 맡은 회사였죠. 그는 생전 “자금 2000만원 미만을 들고 사업계로 뛰쳐나갔다”고 당시를 회고했습니다.

조선총독부 관보에도 김 씨 이름이 몇 차례 오르내립니다. 도 의원 당선자ㆍ소득조사위원ㆍ기업대표 명단에서 그의 경력을 확인했습니다. 1937년 5월 17일 공고한 경상북도의원 총선거 당선자 중 영일군 선거구서 뽑힌 인물이 ‘김용주(金龍周)’입니다. 주소가 영일군 포항읍입니다.
1942년 6월 1일 대구세무감독국장이 공고한 ‘소득조사위원이동’명단에도 그의 이름이 보입니다. 포항서(署) 소속인 그는 포항읍 거주자로 나옵니다. 이름은 창씨개명한 ‘김전용주(金田龍周)ㆍ가네다류슈)’입니다.

조선총독부 관보 1942년 7월 28일자 상업등기에 실린 고 김용주의 이름. 붉은 줄로 표시한 부분엔 포항무역주식회사 대표 취체역(이사) 김용주…(중략)…가네다(金田)라고 창씨(創氏)…영일군 포항읍 동빈초(町ㆍ정) 거주등으로 표기돼 있다. [출처 = 조선총독부 관보]

같은 해 7월 28일 상업등기엔 ‘포항무역주식회사’ 대표취체역(대표이사)로 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주소(영일군 포항읍)가 동일합니다.
과거 언론들이 김용주를 “포항 재계의 실력자”로 평한 이유입니다.

트럼프의 부친 고 프레드 트럼프(이하 프레드)의 ‘실력’도 상당했습니다. 현지 부동산업계에서 영향력을 키웠죠. 트럼프 가계도 및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그는 1905년 10월 뉴욕에서 태어났습니다. 22세가 되던 1927년 부동산 개발업계에 발을 디딘 그는 곧 ‘엘리자베스 트럼프 앤드 선(Elizabeth Trump & Son Co.)’이란 회사를 세웁니다.

프레드는 1920년대 말부터 중산층을 겨냥한 대규모 주택단지를 뉴욕 일대에 잇따라 세워 큰 돈을 벌었습니다. 그가 1968년 아들인 도널드 트럼프를 정식으로 사업에 끌어들이기 직전까지 분양한 주택만 최소 3만3500채입니다. 

도널드 트럼프의 부친 고 프레드 트럼프. 뒷배경은 그가 분양한 주택단지 사진이다. [출처 = 폴리티코]

프레드가 1999년 만 93세의 나이로 사망했을 당시 그의 개인자산은 2억5000만∼3억달러 정도였습니다. 현재 가치로 따져 3억5800만∼ 4억2900만달러(4200억∼5000억원)가량입니다.

▶ 아버지 기업에 들어가 사회생활 첫발 = 김 대표와 트럼프가 사회생활을 시작한 방식도 비슷합니다. 둘 다 아버지가 일군 회사에 들어가 일을 배웠죠.
중동고등학교와 한양대를 졸업한 김 대표가 1976년 사회에 진출하며 얻은 첫 직함은 동해제강 상무였습니다. 이 회사는 1975년 ‘전방(전남방직)그룹’이 세운 방계회사입니다. 당시 김용주 회장이 이 업체 대표를 맡습니다.

전방그룹 전신은 전남방직인데요. 1953년 김용주 씨가 일본 가네보방적을 승계받아 설립등기를 하며 출범한 업체입니다. 전남방직은 국내 섬유업계 주력회사로 성장해 1970년 전방㈜으로 사명을 바꿉니다. 이 때 매출은 연 40억원(현재 가치 1063억여원)이었습니다. 지금도 김 대표의 형인 김창성 명예회장을 비롯한 친인척들이 이 회사 개인 최대주주 및 2대주주로 이름을 올린 상태입니다.

김무성 대표 고등학교 졸업당시 사진(1971년 2월 64회 졸업식)과 김 대표 젊은시절 모습(왼쪽). [출처 = Designersparty (촬영자 미상), 김무성 대표 블로그]

한편 동해제강은 만 25세 젊은이를 1982년까지 6년 간 임원진으로 앉혔습니다. 그러나 당시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 회사는 1981년 4월부터 시장상황 악화와 경영부실 등으로 가동을 중단합니다. 1982년엔 결국 부도를 내고 도산합니다. “하루 하루 제조분만큼 손해를 보고 파산했다”고 매체들은 적고 있습니다.

트럼프도 22세가 되던 1968년 아버지가 운영하던 ‘트럼프 매니지먼트’란 부동산기업에 취업합니다. 펜실배니아 대 와튼(Wharton)스쿨 재학 중이었죠. 6년 뒤인 1974년엔 이 회사 회장직에 오릅니다.

그 또한 부친처럼 첫 사업을 중산층 임대주택건설로 시작합니다. 하지만 그는 주택 외 호텔ㆍ카지노ㆍ빌딩 등 상업시설로도 눈을 돌립니다. 특히 2001년 트럼프는 뉴욕에 72층짜리 대형빌딩을 세우는데요. 이름은 ‘트럼프월드타워’. 높이 262m에 달하는 이 건물은 2000∼2002년 당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상업용 빌딩이란 기록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젊은 시절 모습(왼쪽)과 그가 2001년 세운 트럼프월드타워.[출처=더데일리비스트]
결국 그는 아버지의 가업을 세계적인 부동산개발업체로 끌어올렸습니다. 미국 재계에서 트럼프의 성공은 이 한마디로 요약되기도 합니다.
“1970년대 중반 아버지가 내게 돈을 주며 부동산사업을 해보라고 하더군. 누군가의 아들이 된다는 것, 내게 그건 경쟁일 수도 있었어(가업을 키워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이렇게 말한 것 같습니다). 어쨌든 시간이 지나 난 맨해튼을 혼자서 독차지했지.”

재산, 137억 대 5조2700억 = 각자의 가업이 거둔 ‘성적표’ 때문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현재 김 대표와 트럼프의 개인재산 규모는 금액만 놓고 볼 때 차이가 있는 편입니다.
우선 김 대표입니다. 올해 국회공보에 따르면 그는 총137억5600만원(채무 제외)을 쥐고 있습니다. 한국 국회의원 가운데 6위수준입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개인재산액 등

그의 재산 대부분은 현금으로 구성됐습니다. 본인과 배우자가 보유한 예금액만 총 101억여원입니다. 73%이상을 차지하죠. 아울러 경기 고양시 덕양구 오금동 일대 토지 1만2312㎡(구 3730평)를 갖고있습니다. 이 땅의 현재가액은 23억9100만원정도입니다. 이 밖에 부산과 서울 등지에 역시 본인과 배우자 명의로 소유한 아파트ㆍ오피스텔 등이 있습니다. 22억2900만원으로 명기돼 있군요.

그의 재산은 22년 전과 비교하면 3.8배가량 뛰었습니다. 1993년 청와대 비서관시절 당시 김 대표는 전방그룹 주식 1만744주를 포함, 신고한 재산이 총 17억5000여만원입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이 계산한 현재 가치를 보니 35억4550만원 정도 됩니다.

도널드 트럼프 개인재산액 등

트럼프의 재산은 세계 억만장자클럽에 들어갈 정도인데요. 10월 현재 그는 5조2700억원(45억 달러)을 갖고 있습니다. 6162억원(5억3000만달러) 상당의 58층 규모 ‘트럼프타워’를 비롯, 뉴욕 시내에만 빌딩 10채를 갖고있죠.
그의 자산 중엔 미국ㆍ아일랜드ㆍ스코틀랜드 등에 소재한 골프클럽 15곳(4억4600만달러 규모) 및 호텔과 와이너리 등도 포함돼 있습니다.
16년 전 아버지가 남긴 재산을 10배 이상 불려놓은 셈입니다.

대중 지지율, 둘 다 ‘낮지 않다’ = 다음소프트가 지난 1개월 간 집계한 블로그ㆍ트위터 소셜분석 자료에 따르면 키워드 ‘김무성’과 ‘트럼프’모두 ‘막말’이란 단어가 상위 연관어로 따라붙습니다. 별도 해석은 자제하겠습니다.

김무성-트럼프 탐색어 여론 캡처 [출처=다음소프트]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의 지지율은 높은 편입니다.
21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집계한 ‘여야 차기대선지지도’(2015년 12월 3주차)에 따르면 김 대표 지지율은 20.3%입니다. 전주 대비 1.9%포인트 떨어지긴 했습니다만 비교대상이 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ㆍ안철수 의원ㆍ박원순 서울시장을 모두 앞섰습니다.

트럼프의 지지율도 잘 안 떨어지는 추세인데요. 지난 15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와 ABC 공동조사에 따르면 공화당 대선경선 후보 중 트럼프는 지지율 38%를 찍었습니다. 이는 11월 대비 6%포인트 오른 수치인데요. 현재 다른 경쟁자 4명 모두를 23∼33%포인트 가량 앞서고 있습니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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