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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질ㆍ인신매매 표적으로 전락한 난민…국경 넘으려면 최대 1000달러 필요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시리아를 떠나 터키로 가려던 움 살렘씨는 밀입국업자들에게 마지막으로 수중에 쥐고 있던 100달러(12만원)까지 내줬다. 그가 더이상 줄 돈이 없다고 말하자 밀입국업자들이 가족 7명을 방에 가둬두고 그를 마구 때렸기 때문이다. 이보다 더한 일도 일어날 수 있으리란 두려움에 살렘 씨는 마지막으로 가진 재산까지 건넸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살렘 씨와 같은 사례가 난민들 사이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22일 보도했다. 범죄조직들이 난민 밀입국부터 인신매매에까지 손을 뻗은 탓이다.

[사진=게티이미지]


FT에 따르면 일명 ‘코요테(coyete)’라 불리는 밀입국 조직도 난민들을 인질로 잡고 돈벌이를 하고 있다. 피노씨도 미국으로 가려다 이들에게 붙잡혔던 경험이 있다. 그는 코요테가 난민들을 가둬두고 가족들에게 이미 미국에 도착했다고 말하게 하면서 6000달러(약 707만원)를 요구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들보다 더한 운명을 맞이하는 이들도 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올해 태국과의 국경에서 160구가량의 시체를 발견한 바 있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를 포함해 타국으로 떠나려던 미얀마의 로힝야족의 시신이었다. 오랜 기간 인질로 붙잡혀 있다 목적지에는 당도하지도 못한 채 죽음을 맞이한 것이다.

FT는 점차 밀입국업자와 인신매매범의 경계도 모호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의 범죄는 추적하기도 쉽지 않다. 멕시코인 활동가 가브리엘라 코르테스씨는 “난민 납치와 같은 범죄는 수익성을 올리기도 더 좋고 마약과 같은 범죄보다 잘 노출되지도 않는다”면서 “가족들이 또 다른 타깃이 될까봐 피해자들이 자신의 일을 입 밖에 잘 내지도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국경 통제가 심해지면서 범죄 조직들이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FT는 분석했다. 국경 넘기가 한층 더 어려워지면서 지불해야 할 돈의 액수가 더 커지고, 난민들이 이를 충족시키기 어려워지면서 인질이나 인신매매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FT에 따르면 지난 7월에는 시리아와 터키 국경을 넘어가는 데 한 사람당 5달러면 됐지만 이제는 400달러~1000달러(약 47만원~118만원)이 필요하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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