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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응팔과 2015] “내 새끼 좋은 대학에” 100일 불공은 그때나 지금이나
- 대학가기 힘든 건 매 한가지
- 자고일어나면 바뀐 입시
- 88년 대학응시 딱 2번 2015년 수십번
- 대입에 울고 웃는 입시 풍경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오는 24일 2016학년도 대학 정시 모집을 앞두고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마음을 졸이고 있다.


최근 인기리에 방송되는 ‘응답하라 1988(응팔)’에서도 쌍문동 아줌마 3인방 미란, 일화, 선영의 마음도 지금의 수험생 학부모와 같다. 고3이 되는 정환, 덕선, 선우의 대입 걱정에 용한 무당을 찾는 내용이 최근 전파를 타 화제를 모았다. 일화는 대입을 위해서 딸 덕선의 이름을 ‘수연’으로까지 바꿔가며 대학 입학을 기원했다. 미란도 6수 중인 큰 아들 정봉의 후기대 합격을 은근히 기대했지만 결국 낙방하며 7수로 접어드는 내용이 방송됐다.

요즈음 대입 풍경과 같은면서도 다른 점이 많다. 같은점은 온 가족이 대학입시에 에너지를 모두 쏟아붓는다는 것이다. ‘응팔’에서 점집을 찾아가거나 이름을 바꾸는가 하면 대학 합격ㆍ불합격에 수험생 본인은 물론 온 집안의 분위기가 달라진다.


실제로 ‘응팔’ 때나 지금이나 입시 때만 되면 하늘에서 신들의 전쟁이 벌어질 것 같은 분위기가 연출된다. 교회와 성당, 절 등에서 수많은 수험생 학부모들이 자신이 믿는 신에게 100일 전부터 합격을 기원하는 기도를 드린다.

경찰과 헌병대의 수험생 수송 작전은 예나 지금이나 매년 등장하는 단골 뉴스가 되고 있다.


다른 점은 대입제도가 ‘심플’에서 ‘복잡 다양’을 탈바꿈했다는 것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그동안 대학입시 제도가 16번이나 바뀌었다. 대학별 단독시험(1945~1953년), 국가고시 연합고사제(1954년), 대학별 단독시험 및 무시험 병행(1955~1961년), 대학입학자격 국가고사제(1962~1963년), 대학별 단독시험(1964~1968년), 예비고사와 본고사 병행(1969~1980년), 예비고사 및 고교 내신 병행(1981년), 학력고사 및 고교내신 병행(1982~1985년), 학력고사와 고교 내신 및 논술고사 병행(1986~1987년), 학력고사 및 고교 내신 병행(1988~1993년), 고교 내신과 수능시험 및 대학별 본고사 병행(1994~1996년)으로 바뀌었다.

‘응팔’에 나온 정봉은 학력고사 1세대 격이다. 정봉이 1989학년도 입시에서 6번 낙방한 것을 감안하면 대입제도가 학력고사 바뀐 세번째 해인 1983년 첫 시험을 본 것으로 보인다.


1981년 신군부가 들어선 후 7ㆍ30 교육개혁 조치 끝에 1981년부터 대학의 본고사를 없애고 ‘선시험 후지원’ 방식의 학력고사 체제를 출범시켰다. 1980년대 입시에서는 학력고사를 본 뒤 원서 마감 직전까지 치열하게 펼쳤던 눈치작전에 따라 합격이 좌우되는 사례도 많았다. 온 가족이 동원돼 마치 첩보전쟁을 치르듯 여러 대학의 경쟁률을 확인하기도 했다.

대학 지원도 전기대와 후기대로 두 번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한 번 시험으로 전기대를 떨어져도 후기대로 대학을 진학할 수 있었다. 1986년부터는 일부 대학들이 전ㆍ후기 분할로 학생들을 선발하기도 했다. 전ㆍ후기대 지원에도 치열한 눈치싸움 때문에 정원미달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처럼 눈치작전과 정원 미달 등으로 대학 간 서열화가 극심해진다는 지적에 따라 1988년부턴 ‘선지원 후시험’ 방식으로 전환됐다.


1994년 도입된 수능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지만 수능시험과 학교생활기록부, 논술, 추천서, 심층면접 병행(2009∼2015년) 등 다양한 전형 방법이 생겨났다. 한마디로 대학 주도냐 국가 주도냐를 놓고, 정부와 대학 간 ‘입시제도 샅바 싸움’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 대학들은 수시와 정시 모집에서 학생들을 선발하고 있으며 정원외 특별전형으로 농어촌학생, 기회균형선발, 특성화고교졸업자, 특수교육대상자전형 등 도입, 학생들을 뽑고 있다.


이런 이유로 자녀의 대입을 위해서는 시쳇말로 엄마의 정보력이 결정적인 요소가 된다고 한다. 수많은 대입 전형 방법은 고3 부모가 아니면 제대로 이해하기 힘들다. 공부하는 학생도 힘들지만 각종 정보를 취합해 입시전략을 짜야 하는 부모도 힘겨워지고 있는 것이다.

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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