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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금리인상 후폭풍] 신흥국 잇따라 금리 인상 러시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미국 금리 인상 이후 신흥국 위주로 잇따라 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달러 강세에 맞서 환율을 방어하고 자금 유출을 막기 위한 조치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바레인 등 중동의 3개국은 16일(현지시간) 자국의 기준금리를 미국 기준금리 인상폭과 동일한 0.25%포인트씩 올렸다. 사우디 중앙은행은 정책금리(역레포)를 0.50%로 올리고, 쿠웨이트 중앙은행은 재할인율금리를 2.25%로 인상했다. 바레인 역시 하루짜리 중앙은행 예치금리를 0.25%에서 0.50%로 조정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건물.[사진=게티이미지]

이들 3개국은 6개 나라가 모인 걸프협력회의(GCC) 소속이다. 나머지 회원국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오만, 카타르 등도 조만간 금리 인상 대열에 가세할 것으로 시장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홍콩 중앙은행 역시 17일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외신들은 이로 인해 천정부지로 치솟은 홍콩의 부동산 가격이 진정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일부 국가는 미국의 금리인상에 앞서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린 곳도 있다.

금리 인상의 최대 피해국 중 하나가 될 것으로 꼽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지난달 20일 이미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한 연 6.25%로 결정했다. 남아공은 주요 수출품인 광물 자원의 가격이 크게 떨어져 국가 경제가 침체함에 따라 랜드화 가치가 많이 떨어졌는데, 미국의 이번 금리인상으로 외국인 투자금이 빠져나갈 경우 랜드화의 추가 추락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환율을 방어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금리인상 조치를 내린 것이다.

다른 아프리카 대륙 국가인 잠비아와 가나, 모잠비크도 지난달에 잇따라 금리 인상을 단행했으며, 케냐도 조만간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남미의 페루 역시 이달 10일 기준 금리를 0.25% 포인트 높은 3.75%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같은 남미의 콜롬비아도 오는 18일 금융정책 결정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신흥국들이 금리를 올리는 것은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달러 강세가 가속화되면 자국 통화가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경계감에서 비롯됐다. 미국의 금리가 오르면 달러화 자산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그만큼 신흥국의 주식과 통화는 외면받을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이 때문에 금융시장에서는 앞으로 더 많은 신흥국들이 금리 인상 대열에 가담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금리인상이 자국 경제를 오히려 둔화시킬 수 있는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어쩔 수 없이 금리인상에 나선다지만 오히려 경제에 독(毒)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거액의 외화 조달이 필요한 국가와 달러 부채 수준이 높은 나라는 더욱 불안정하게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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