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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획]‘타고난 기업가인가?, 교육을 통해 훈련된 기업가인가?’…백년대계의 창업교육생태계가 만들어낸 ‘값진산물’
[헤럴드 경제(대전)=이권형 기자] ‘기업가는 태어나는 것인가(nature), 교육 훈련 받으며 만들어 지는 것인가(nurture)’는 학술적으로나 정책적으로 논쟁이 계속돼 왔다. 대부분의 연구결과는 어느 한쪽으로 완전히 치우치지는 않지만, 만들어지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조금 더 높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저커버그의 사례는 두가지 주장이 모두 합리적이나, 교육 및 훈련을 통해 개인들이 지니고 있는 기업가적 자질(entrepreneurial attributes)이 기업가적 특성(entrepreneurial traits)과 역량(entrepreneurial capabilities)으로 강하고 빠르게 승화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저커버그는, 치과의사인 아버지와 정신과의사인 어머니 슬하에 1남 3녀 중 외아들로, 뉴욕시에서 북쪽으로 약 16km 떨어진 Dobbs Ferry 지역에서 성장했다.

공립학교인 Ardsley High School에서 수학을 하다가, 체계적 교육을 받기를 원하는 그의 부모의 뜻에 따라 뉴햄프셔주의 명문 사립고등학교인 Phillips Exeter Academy로 전학을 해 졸업을 했다.

그의 부모들은 저커버그가 자신들과 같이 의사가 되길 원했으나 그가 소프트웨어 분야에 재능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11세 부터 Atari BASIC Programming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개발자인 David Newman을 개인교사로 채용해 그의 학습을 도왔고 고등학교 재학 중 집 근처의 Mercy College에서 프로그래밍 관련 강좌와 창업과 비즈니스 관련 강좌들을 듣게했다.

이 과정에서 개발하고 축적한 실력을 기초로 아버지가 운영하는 치과의원의 운영체계와 관련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했고 이를 집이나 기타의 장소에서 원격 경영관리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그리고 그는 이를 ‘ZuckNet’으로 브랜딩 하기도 했다.

미국의 Entreptrneurship Education은 민간 영역의 활동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1919년에 설립된 Junior Achievement는 주로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경제와 사회 그리고 기업가정신 교육을 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자기주도적 삶(self-driven life)’을 살아 갈 수 있도록 기초 소양을 교육하는 것이다. 또한 1946년 설립된 DECA(Delta Epsilon Chi and Distributive Education Clubs of America)는 주로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기업가정신과 비즈니스를 교육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1987년 설립된 NFTE(The Network for Teaching Entrepreneurship)는 동부의 주요 대학 및 기업들과 연계해 체험형 창업교육을 중고등학생 및 대학생들이 경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사회적 약자 계층을 대상으로 한 교육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이러한 연유로 2010년도에는 DECA에서 진행하는 모의창업경진대회 프로그램의 최종결선 진출자들이 백악관으로 초대돼 오바바 대통령 앞에서 프리젠테이션을 하기도 했다.

저커버그가 수학한 초ㆍ중ㆍ고등학교 모두는 상기한 JA, DECA, NFTE의 프로그램 멤버 학교로써 자연스럽게 기업가정신 교육 환경을 누릴 수 있었고, 조기 직업 및 창업교육의 목적으로 고등학생에게도 수강을 개방하는 대학 시스템으로 대학과정까지 이미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저커버그는 이러한 활동들을 대학지원서에 기록해 대학 진학에 활용했고 하버드에 입학해서는 여러 가지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판매하는 활동을 벌였으며 하버드 대학이 지니고 있는 ‘창업 플랫폼’을 활용해 페이스북을 단순 아이디어에서 세상을 바꾸는 사회관계망 서비스로 진화시켰다.

1984년생 마크 저커버그는 우리나이로 만 31세다. 현재 약 30조원 이상의 자산가이면서, 2013년 한해에만 1조원 이상을 사회에 기부했고 워런 버핏이 행하는 자산 기부활동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그 기부의 목적은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기업가정신 교육(1조원 이상 기부), 에볼라 바이러스 백신 개발 등 우리 사회가 당면한 근본적 문제점들을 해결키 위한 영역으로 집중하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라는 기업가는 어느 날 갑자기 태어난 것이 아니라, 미국이라는 창업교육 환경과 창업 플랫폼을 통해서 배출 된 기업가의 전형적 사례다.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조스, 자포스의 창업자 토니 쉐이, 칸 아카데미의 창업자 살만 칸, 비지오의 창업자 윌리엄 왕 등 미국 경제와 사회에서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리우는 기업가들은 저커버그와 같은 전형적인 미국 주류 배경의 집안에서 태어난 사람들이 아니다.

미혼모의 자녀, 이민자의 자녀로 태어난 비주류 배경을 지니고 있었지만, 미국의 창업 플랫폼과 창업교육 생태계를 통해서 기업가적 삶에 대한 영감과 비전을 얻고 또 여러 제약 사항들을 극복할 수 있는 역량을 축적할 수 있었다. 타계한 애플의 스티브 잡스 또한 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부모의 경제력, 사업적 경험과 배경 등 창업이나 기업가의 삶에 대한 기초 배경이 없더라도 국가와 사회가 제공하는 창업교육을 기초로 자신의 기업가적 삶에 대한 방향을 설정하고 이에 필요한 역량 축적과 자원조달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것의 중요성을 시사하고 있는 것이다.

약 100년 전 설립된 JA를 포함해, DECA, NFTE 등 민간 영역의 활동과 정규교육 과정이 상호 협력을 하고, 정부의 리더십이 발현되면서 세계적인 기업가들을 끊임없이 배출하는 ‘창업교육 생태계’가 만들어 진 것이다. 약 100년의 시간동안 축적된 이 환경이 바로 저커버그, 제프 베조스 등 혁신적 기업가의 성공 스토리 뒤에 자리하고 있는 숨은 공로자다.

kwonh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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