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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콜롬비아엔 마약왕만?…맥주왕ㆍ은행왕도 있다 전해라
 
알레한드로 산토도밍고

[헤럴드경제 = 슈퍼리치팀 윤현종 기자ㆍ이연주 인턴기자] 인터넷 스트리밍 미디어 넷플릭스가 직접 제작해 지난 8월부터 방영한 드라마가 한 편 있습니다. 제목은 ‘나르코스(Narcos)’. 1980년대 남미 콜롬비아 출신 마약밀매조직 수장 파블로 에스코바르(Pablo Escobar)의 실화를 다뤘죠.

나르코스의 에스코바르 역 브라질 출신 바그네르 모라(Wagner Mouraㆍ왼쪽)와 실제 파블로 에스코바르(오른쪽).

마약왕 이야기의 배경은 30년 전이지만 콜롬비아는 지금도 유명한(?) 마약 생산국입니다. 올해 미국 국무부가 낸 보고서에 따르면 이 나라 코카인 경작지 면적은 2013년 기준 805㎢입니다. 서울 면적(605㎢)보다 넓은 땅에서 마약 원료 작물이 자라고 있는 셈이죠. 콜롬비아가 ‘마약생산과 밀매의 나라’로 인식되는 게 부자연스럽지만은 않은 이유입니다.

하지만 이 나라엔 불법행위로 돈을 번 이들만 있는 게 아닙니다. 죄 지은 부자를 억만장자 순위에서 배제하는 경제매체 포브스 등에도 간혹 거론되는 부호 2명이 있습니다.

바바리아 브루어리의 알레한드로 산토 도밍고 회장(위)과 콜롬비아 주요 맥주브랜드로 성장한  바바리아 브루어리 로고.

우선 콜롬비아판 ‘맥주왕’으로 불리는 알레한드로 산토 도밍고(38) 산토도밍고그룹 회장입니다.14일(현지시간) 현재 개인 순자산 160억달러(18조9040억원)로 현지 최대 부호 자리를 유지 중인 그는 1세기 넘도록 부(富)와 영향력을 이어 내려온 유복한 가정 출신입니다. 그의 할아버지는 1933년 현지 맥주 생산업체를 사들였는데요. 이는 콜롬비아 시장을 장악하다시피 한 맥주기업 ‘바바리아 브루어리’로 성장했습니다.

집안의 든든한(?) 지원으로 미국 하버드대를 졸업한 그는 2011년 아버지인 훌리오 마리오 산토도밍고 회장이 사망하며 가업을 물려받습니다. 바바리아 브루어리와 세계2위 맥주업체 영국 사브밀러(SABMiller) 지분 15%를 맞바꾼 지 6년이 흐른 시점이었죠.

산토도밍고는 ‘현명한’ 결정을 하고 돌아가신 아버지 덕을 보고 있습니다. 사브밀러의 중남미 지역 부회장, 그리고 바바리아 브루어리 회장을 겸하며 주식 자산도 대폭 불렸기 때문입니다. 지난 9월 세계 1위 맥주업체 안호이저 부시 인베브(AB인베브)가 사브밀러에 합병을 제안했단 소식이 알려지며 “산토도밍고의 지분가치는 정점을 찍었다”고 포브스는 전했습니다.

그 명성에 걸맞게 산토도밍고의 자산 85.6%(137억달러ㆍ16조1800억원)는 사브밀러 주식입니다. 배당금도 매년 15억달러씩 챙기고 있죠.‘맥주왕’이라고 부를 만합니다.

루이스 카를로스 사르미엔토 그루포아발 회장(위)과 콜롬비아 최대 금융기업 그루포아발 로고.

콜롬비아엔 합법적인 부자가 또 한 명 있는데요. 바로 루이스 카를로스 사르미엔토(82) 그루포아발(Grupo Aval) 회장입니다. 그는 수십년 간 키워 온 금융회사 2개와 은행 2개를 사들여 1998년 금융지주사 그루포 아발을 세웁니다. 14일 현재 그의 개인자산은 79억달러(9조3300억원)로 현지 2위 부호입니다. 

사르미엔토 회장이 그루포아발을 통해 굴리고 있는 자산규모만 860억달러. 우리 돈 101조5660억원에 달합니다. 콜롬비아 금융산업의 25%를 쥐락펴락 하는 인물이죠. 현재 그는 자신의 회사 보통주 96%와 의결권 없는 우선주 46%를 쥔 최대주주입니다. 현지 최대규모 신문사 또한 사르미엔토의 소유로 알려졌습니다.

이뿐 아닙니다. 그는 “콜롬비아 전체 소득세의 3%를 내 회사가 내고 있다”고 말해 유명세를 타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콜롬비아의 현실 속 ‘마약왕’은 이들 맥주왕ㆍ은행왕보다 더 유명했습니다.

생존 당시의 파블로에스코바르 모습. [출처=트래느모폴리스닷컴]

현지 농부 아들 출신인 그는 코카인 독점수출로 엄청난 돈을 벌었습니다. 재미있는 건 그가 콜롬비아 정부엔 골치아픈 범법자였지만 병원ㆍ학교ㆍ교회 신축 등 자선 사업을 펼치며 빈곤층의 환영을 받았단 사실입니다. 실제 그의 별명은 ‘로빈후드’였다고 하는데요.

그러나 로빈후드의 생애도 그리 오래가진 못했습니다. 미국 정부에 잡혀있다 탈옥을 감행한 에스코바르는 1993년 12월, 한 아파트 건물 옥상에서 사살당합니다. 이 때 그의 나이 44세였습니다.
사망 당시 자산은 300억달러(35조4300억원)였다고 합니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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