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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스쿠니 폭발음’ 자고나면 바뀌는 말말말… 진실은?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내가 설치했다.”

16일 일본 마이니치(每日)신문은 야스쿠니(靖國)신사 폭발음 사건 용의자로 일본 경찰에 구속된 한국인 전모(27) 씨가 이렇게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신문에 따르면 전씨가 사건 현장 화장실에서 발견된 디지털 타이머, 금속 파이프 묶음, 건전지 등을 자신이 설치했다고 진술했다고 합니다.

전씨는 지난 9일 일본 경찰에 체포된 직후 폭발물 설치를 인정했다가, 이튿날엔 진술을 번복하고 사건 관련성을 부인했다고 알려지면서 사건의 진실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게티이미지

사건 당시로 돌아가 볼까요. 지난달 23일 오전 10시께, 일본 도쿄도(東京都) 지요다(千代田)구 소재 야스쿠니신사에서 한 차례 폭발음이 들렸습니다. 남문 인근 화장실에서는 디지털 타이머를 비롯한 시한식 발화장치로 추정되는 물체가 발견됐지요.

일본 현지 경찰은 사건 직전 인근 CC(폐쇄회로)TV에 찍힌 전씨의 행적을 추적, 그가 21일부터 사건 당일인 23일까지 일본에 체류한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범행 후 바로 일본을 떠난 것이지요.

그러나 전씨는 이달 9일 재차 일본행 비행기에 오릅니다. 김포공항에서 도쿄 하네다(羽田) 공항으로 가는 항공기를 이용해 일본에 재입국하던 전씨는 곧바로 체포됐습니다.

전씨는 재입국 당시 검은 가루 등을 반입했다고 알려지고 있으며 일본 언론은 이것이 화약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김포공항 측은 폭발물흔적탐지기(ETD)까지 동원한 검사에서 화약 성분 반응이 전혀 나오지 않은 물질이라고 설명해 고개를 갸웃거리게 했죠.

그러나 전씨는 9일 체포된 직후 “야스쿠니신사에 대한 개인적 불만이 있어서 (11월 23일) 폭발물을 설치했다. 야스쿠니신사는 실패했기에 또 한 번 하려고 생각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일본 언론에 보도됐습니다.

이에 국내 인터넷 여론 가운데는 “잘했다”는 반응이 나오기까지 했지요. 외교나 경제 등 현실적 문제가 있지만 사실 우리를 자극하는 일본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갖기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어 다음 날인 10일 전씨가 진술을 번복하고 사건 관련성을 부인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지만 이번에는 일본 내 혐한(嫌韓) 정서가 움직였습니다. 12일 일본 요코하마에 위치한 한국 총영사관에 인분으로 추정되는 물건이 날아 들어온 것이지요. 일본의 대표적 혐한단체인 ‘재일(在日) 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 모임’(재특회) 명의로 ‘야스쿠니 폭파에 대한 보복’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습니다.

일본 경시청은 이달 14일 국제형사경찰기구(ICPO·인터폴)를 통해 한국에 이번 사건에 대한 수사 공조를 요청했습니다. 한국 경찰은 법규를 검토해 국제형사공조법에 따라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고요.

폭발물 설치나 인분 투척은 어찌됐든 범죄이자 테러입니다. 극단주의자들의 애국심이나 충정은 이해한다 하더라도 폭력은 결코 박수받을 행동이 아니란 걸 명심해야하는 이유입니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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