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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 앱노멀시대③]‘물가상승률 제로시대’…가격파괴 땡처리 유행
올해 담뱃값 인상 없었다면 물가 상승률 사실상 제로


[헤럴드경제=정순식ㆍ황혜진 기자] 연초 담뱃값 인상 없었다면 올해 물가 상승률은 사실상 제로(0)%에 가깝다. 

세계적으로 저성장-저물가 시대가 고착화되고 있는 가운데, 가격파괴와 땡처리. 최근의 유통시장은 저물가 시대가 미래형이 아닌 현재형이라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백화점은 사실상 연중 세일 상태며, 대형마트 또한 매출 감소 속에서 소비자들을 유혹하기 위해 가격 인하의 카드를 내걸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의 대결이 격화하고 있는 온라인 쇼핑 시장 또한 ‘OO딜’ 등으로 대표되는 초특가 상품을 전면에 내걸로 고객을 유혹하고 있다.

최근 유행하는 1500원짜리 커피와 생과일주스, SPA(유통·제조 일괄) 의류 브랜드 등의 공통분모도 모두 저가다.

실제 외식사업가 백종원씨가 운영하는 ‘빽다방’의 1500원짜리 커피와 주스 전문점 ‘쥬씨’의 1500원짜리 생과일주스는 점심시간에는 줄을 설 만큼 인기가 높다.

또 수제버거 전문점 마미쿡과 리즈스테이크 갤러리도 기존 수제버거와 스테이크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다.

또 천원대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다이소’를 찾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

휴대전화 충전 케이블은 비싼 정품보다는 다이소에서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 몇몇 매장에서는 품귀 현상까지 빚어졌을 정도다.

이밖에 고속터미널과 부평역 등 서울과 수도권 지역 지하상가에는 5000원짜리 의류와 구두도 등장했다.

대형마트에서는 브랜드를 지우고 판매되는 PB상품의 종류가 대거 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저가 열풍’이 디플레이션 전조가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이러한 저가 열풍의 모습은 과거 일본이 장기 불황을 겪었던 때와 유사해 더욱 불안하다. 당시 100엔숍, 저렴한 덮밥이 크게 인기를 끌었고 유니클로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백화점도 본 매장에서는 매출이 저조하지만, 최대 80%씩 할인해 판매하는 대규모 외부 출장 세일에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이런 저물가 시대의 모습은 통계상으로도 확인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과 교보증권 등은 올해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연평균 기준)을 0.6%와 0.7%로 각각 관측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한국은행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7%로 예상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있는 1948년 이후 67년만에 사상 최저치다. 통계청이 집계한 자료를 보면 2015년도 월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월과 4월에 0.4%로 가장 낮았고, 지난달에는 0.9%로 전달 대비 0.3%포인트 올랐다.

다만, 연평균 기준으로는 0.6% 내외에 머물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특

히 올 들어 10월까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평균 0.6%였지만 담뱃값 인상이 없었다면 사실상 0%에 가깝다.

정부가 연초부터 갑당 2500원에서 4500원으로 올린 담뱃값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58%포인트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내년도 다르지 않다.

한국은행은 내년부터 3년간 적용될 한국은행의 중기 물가안정목표가 소비자물가 상승률 기준 2.0%로 정했다.

이에 따라 물가 허용범위는 현재의 2.5∼3.5%에서 2016∼2018년에는 2.0%로 낮아졌다.

과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948년 58.3%에서 1950년에 전쟁으로 167.5%까지 치솟았다.

이후 1979년 2차 석유파동에 따른 원유와 주요 원자재 가격의 상승으로 1980년에는 28.7%까지 급등하기도 했지만, 이는 이제 모두 과거 역사의 수치로 남게 됐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은 연구위원은 “한은이 물가 목표를 낮춘 데서 우리 경제 구조가 근본적으로 변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며 “잠재성장률과 물가목표가 낮아진 만큼 향후 3년간 경제성장률은 2%중반대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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