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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가 폭락하는데, 원유 중개업체는 ‘돈방석’ 이유는?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국제 기름값이 연일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원유 중개 기업들은 오히려 높은 이익을 올려 그 배경이 주목된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300만 배럴 이상의 원유를 거래한 원유 중개 기업 트라피구라는 창사 22년만에 가장 높은 이윤인 17억 달러를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영국의 비톨 그룹이나 군보르(Gunvor)그룹, 머큐리아 에너지 그룹 등이 저유가 상황 속에서 미소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저유가 상황 속에서도 이익을 낼 수 있는 것은 원유의 경우 시장 변동폭이 크기 때문이다. 이들은 원유 중개로 돈을 버는 데 유가가 밋밋하게 움직인다면 이들이 돈을 벌 기회는 없다. 지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시장 상황은 대체적으로 그렇게 움직였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제유가가 요동을 치기 시작하면서 중개 업체들도 짭짤한 수익을 거두고 있다. 지난 14일만 하더라도 WTI와 브렌트유는 이날 장중 한때 4% 안팎으로 떨어지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 최저점까지 추락했다. WTI는 한때 34.80달러에서 거래되며 2009년 2월 19일 이후 최저치로 밀렸고, 브렌트유 역시 2008년 12월 26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배럴당 36.62달러까지 급락했다. 그러나 단기 급락에 대한 매수세가 형성된데다, 헤지펀드 등 투기세력이 숏커버에 나서면서 추가 하락을 제어할 수 있었다.

이처럼 가격 변동이 커지자 일각에서는 지난 2008년과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6년 만에 대목이 왔다는 평가마저 나오고 있다. 트라피구라의 CFO, 크리스토프 살몬은 “아직 기름값이 바닥에 닿았다고 생각지 않는다”며 “유가 변동은 계속될 것이고, 그게 우리 사업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트레이더에게는 콘탱고가 확대되고 있다는 것도 좋은 상황이다. 콘탱고는 원유 공급과잉 우려가 현물이나 만기가 가까운 선물 값에 즉각 반영되면서, 현물이나 근원물값 하락폭이 커지고 만기가 멀수록 가격이 오르는 상황을 뜻한다. 현재 현물이 선물값보다 큰 폭으로 저평가되며, 선물을 매도해 위험을 헤지(회피)한 뒤 저평가된 현물을 몇 달만 보관해두면 앉아서 큰돈을 벌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이러다보니 대형 트레이더 일부는 아예 유전이나 창고, 항만 운영권 등 현물자산을 매입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군보르는 정제시설 두 곳을 갖고 있고, 비톨도 정제공장에 관심을 표명한 상태다.

이밖에 각국의 중앙은행이 돈을 풀면서 시중에 유동성도 넘쳐나는 것도 중개업자들이 싼 이자로 돈 빌리기도 쉬워 원유에 재투자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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